1801년 2월부터 10월까지 경상도 장기(長鬐)에서 귀양살이를 할 때 지은 시들 가운데 하나다.

1

打麥行 (타맥행)

2

- 보리타작

3

新篘濁酒如潼白 (신추탁주여동백)

4

大碗麥飯高一尺 (대완맥반고일척)

5

飯罷取耞登場立 (반파취가등장립)

6

雙肩漆澤蒜日赤 (쌍견칠택번일적)

7

새로 거른 막걸리 젖빛처럼 뿌옇고

8

큰 사발에 보리밥, 높이가 한 자로세.

9

밥 먹자 도리깨 잡고 마당에 나서니

10

검게 탄 두 어깨 햇볕 받아 번쩍이네

11

呼邪作聲擧趾齊 (호사작성거지제)

12

須臾麥穗都狼藉 (수유맥수도랑자)

13

雜歌互答聲轉高 (잡가호답성전고)

14

但見屋角紛飛麥 (단견옥각분비맥)

15

옹헤야 소리 내며 발맞추어 두드리니

16

삽시간에 보리 낟알 온 마당에 가득하네

17

주고받는 노랫가락 점점 높아지는데

18

보이느니 지붕 위에 보리티끌뿐이로다

19

觀其氣色樂莫樂 (관기기색락막락)

20

了不以心爲形役 (요불이심위형역)

21

樂園樂郊不遠有 (낙원락교불원유)

22

何苦去作風塵客 (하고거작풍진객)

23

그 기색 살펴보니 즐겁기 짝이 없어

24

마음이 몸의 노예 되지 않았네.

25

낙원이 먼 곳에 있는 게 아닌데

26

무엇하러 벼슬길에 헤매고 있으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