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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하는 아내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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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9
노자영
1
사랑하는 아내에게
 
 
2
당신을 떠나 있다는것이 얼마나 괴로운 일이겠소. 가시밭을 넘고 어름산을 지난다해도 이보다 더 괴롭지는 않을 듯 합니다.
 
3
아! 내 마음의 동산에 곱게우는 작은 꾀꼬리여! 당신과 함께 있으면 그렇게 편안하고 즐겁던것이 이곳에 온 후부터는 늘 사막길을 걷는듯이 쓸쓸하고 괴롭구려. 마음만은 언제나 당신의 그 보드라운 방옆에 있답니다. 포근하고 아담한 당신 옆에서 나는 영원히 길들인 하나의 새랍니다. 한 남자가 한 여자를 위하여 일생을 바치고 이상도 사업도 없이 그저 처의 사랑속에서도 취한다면, 못된 바보놈이라고 욕하고 흉보는 사람이 많겠지만 나는 그 못난 바보가 되고 싶습니다. 이러니 저러니 하여도 가장 일생을 행복스럽게 살다가면 그만이 아니겠읍니까? 나는 도리어 남이 부러워할 이상을 가지고 결혼하자마자 이곳 강호(江戸)에 와서, 그날 그날 애궂게 책과 씨름만 하고 있는 내 신세가 그리 좋다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4
아내여!
 
5
할 수만 있다면 밤마다 꿈이라도 되어 당신곁에 있고싶소. 그러나 꿈도없고 꿈이되어 당신을 찾아가도, 당신도 꿈이되어 나를 찾아오는지 만날길 조차 없구려. 아, 보고싶은 당신의 환형. 그러나 남자가 한번 뜻을 정하고 이곳에 온 이상 꾸준히 공부를 하고 있읍니다. 아무리 행복만 찾는다 하여도 너무 감정의 포로가 되는것은 경계 할 일이 아닐까 생각하지요. 그래서 설레는 가슴을 늘 꾹누르고 지낸답니다. 하나의 여자를 이렇게도 잊지 못하고 헤매는 남자가 있다는것을 알아 주시오. 당신은 내마음의 부처요 내 마음의 우주입니다.
 
6
아내여!
 
7
나는 좋은 꽃을 보아도 당신을 생각하고 좋은 풍경을 보아도 당신을 생각한답니다. 어제는 집창(鏶倉)을 구경하고 해변의 모래알을 헤이며 물결속에 당신의 얼굴을 천번이나 만번이나 그려 보았답니다. 그러나 잊었는지 어찌 됐는지 당신의 아름다운 얼굴이 생각나지않아 한참이나 애를 썼다오. 저녁이 되어 물결위에 둥둥 떠가는 별들을 보고 비로소 그 고운 눈동자를 생각했지요. 아, 숙희! 당신의 눈은 지금 무엇을 지키고 있읍니까? 당신의 마음은 지금 무엇을 생각하고 있읍니까?
 
8
숙희!
 
9
나없는 동안에 공부 많이하고 또는 부모님들께 극진히 봉양하고 ─ 나대신 더욱 착한 주부가 되어 주시요. 오는 여름에는 여비를 보낼터이니 구경겸 꼭 좀 오시요. 나는 그날을 지금부터 즐겁게 기다리고 있읍니다. 그럼 이 편지 받아 보시는데로 곧 좀 회신 주시요. 나의 유일한 행복은 당신의 편지를 보는것 밖에 없읍니다. 그만
 
10
4월 7일 仁[인] 周[주] 드림
 
 
11
─ 1939년, 서간집 「나의 화환」에서
【원문】사랑하는 아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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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자영(盧子泳) [저자]
 
  1939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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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필(隨筆)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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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1년 12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