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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 두 말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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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9.1
방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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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두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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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새해! 기꺼운 새해가 왔습니다. 고생 많은 사람에게나 슬픔 많은 사람에게도 새해는 기꺼운 것이니 고생 없는 사람이 되려 하고, 슬픔없는 사람이 되려 하는 사람에게 그날이 한 해, 한 달 가까워오는 까닭으로 새해는 우리에게도 기꺼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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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퍼도 슬픈 대로 그냥 있고 고생되는 대로 그냥 지내려 하면, 더 잘 되어나가려 하는 마음이 없으면 새해라고 특별히 기꺼울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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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10만 독자들)는 나이는 어릴망정, 오늘 살림은 구차한 것이 많을망정, 다같이 한마음 같이 앞날의 희망을 가지고 지내 오거니 어찌 우리에게 새해가 기껍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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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한 해 굵어 가는 우리의 팔뚝을 볼 때에, 한 해 한 해 굳어지고 커지고 하는 우리의 정신을 생각할 때에 오오, 용맹히 활동할 날이 또 한 금 다가왔구나 하고 크게 크게 외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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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생각같이 환하게 우리의 기운같이 씩씩하게 솟아오르는 새해 첫날의 아침 해를 바라보고, 우리는 귀가 단번에 버쩍 늘어나도록 기운껏 외치고 또 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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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힘이 10만입니다. 우리의 팔뚝이 20만입니다. 이것이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뛰놀거니 어찌 기껍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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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무여! 우리 10만의 동무여! 집에서나 산에서나 또는 바다에서나, 1월 1일 아침 해를 바라보면서 크게 크게 소리치십시다. 그러면 그 때 그 시간에 일어나는 10만 동무의 소리가 한데 어우러져서 삼천리 온 조선의 하늘을 울릴 것입니다. 그리하는 것이 우리의 세상을 어떻게 행복하게 하는 것일지 모릅니다. 꼭 그리 하십시다. 다 같이 그렇게 하기로 하십시다. 이 기꺼운 새해를 당하여 여러분의 《어린이》는 한층 더 새로워 나갈 것을 선언합니다.
 
9
우리의 소년 운동이 처음 시작된 것이 아홉 해 전 봄이요, 어린이날을 처음 시작한 것이 여덟 해 전 봄이요, 《어린이》가 처음 생긴 것이 일곱 해 전 이른 봄이었는데, 그 때에 소년회에 다니고, 그 때에 《어린이》를 읽던 어린 동무들이, 지금은 많이 시집가고 장가를 갔고, 또 벌써 고등 학교를 졸업하게 되었고, 속한 이는 벌써 보통 학교 선생님 여선생님도 되었습니다. 그리고, 시집을 가서도 정든 《어린이》를 놓지 못하고, 학교 선생님이 되어서도 그리운 《어린이》와 떨어지지 못하고 정성스러이 읽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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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꿈 많은 어릴 때의 세월을 여기서 보냈고, 자칫하면 울기 쉬운 어린 넋 (혼) 을 여기서 키워 온 그이들과 우리는 영구히 영구히 늙은 후까지라도 《어린이》를 떠나지 못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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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잡지와 《어린이》기자인 우리도 여기서 꿈을 꾸면서 여기서 어린 넋을 길러간 그이들을 영구히 영구히 잊어버리지 못하고, 그의 가는 길이 행복되기를 바라고 있고, 또 따라가면서 밝은 빛을 비추어 드리고 싶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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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잡지에는 넋이 있어서 책장 속에 글자 속에 혼이 있고 따뜻한 피가 있어서 한번 거기 닿아 본 혼은 아무런 일이 있어도 얼른 떨어지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뒤에 새로이 커 오는 새 어린이 동무들을 어찌합니까? 그이들을 못 본 척할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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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는 7년 전에 사귀인 정든 동무들을 따라서 같이 크고 같이 자라온 까닭에 새로 따라오는 어린 동무에게는 좀 어려워졌습니다. 새로 따라오는 동무들이 지금 《어린이》를 따라오기에 너무 힘이 들어서 벅차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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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여러분! 우리는 될 수 있는 대로 뒤를 돌아보아 저 뒤에 새로 따라오는 동무들의 손목을 잡고 같이 나아갑시다! 저 뒤에 따라오는 어린 동무들도 《어린이》가 손잡고 나아가지 않으면 누가 돌보아 줄 이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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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에 쓰는 것을 더 재미있고 더 새롭고 더 유익하게 하면서, 훨씬 알기 쉽게, 아주 몹시 어린 동무라도 알고 읽을 수 있게 하여 가기로 하십시다. 그리하여 우리의 《어린이》로 하여금 더 한층 새로운 값이 있게 하고, 더 새로운 생명이 있게 하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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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7권 1호, 1929년 신년호, 방정환〉
【원문】새해 두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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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정환(方定煥) [저자]
 
  어린이(-) [출처]
 
  1929년 [발표]
 
  수필(隨筆)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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