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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부인(天符印) 삼개(三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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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상
최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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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符印[천부인] 三個[삼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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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말씀한 〈古事記[고사기]〉에는 옛날 옛적에 신라의 어느 왕자인 天日槍[천일창]이란 어른이 바다를 건너 일본으로 옮아 오던 내력을 기록한 것이 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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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국에 阿具奴麻[아구노마]라는 늪이 있어 한 백성의 여인이 늪가에서 낮잠을 자더니 일광이 배 아래를 비춘지라, 한 남자가 그도 이상하다 하여 항상 그 뒤를 따라다닌즉, 그 여인이 그때로부터 이 아이를 배어서 마침내 빨간 구슬 하나를 낳거늘, 그 남자가 그 구슬을 애걸해 달래서 늘 허리에 차고 다녔다. 이 남자가 산골 안에 논을 둔지라, 하루는 일꾼들의 점심을 牛[우]에게 실려 가지고 산골로 들어가는데, 마침 왕자 天日槍[천일창]을 만나니, 왕자가 「네 어째서 소를 산골로 끌고 들어가느냐? 필시 그 소를 잡아먹을 작정이로구나」하고, 그 사람을 붙잡아서 옥중으로 넣으려 하거늘, 그 사람이 「그런 것이 아니라, 일꾼의 점심을 가지고 가는 길이었나이다」하고 아무리 변명을 하여도 일향 용서를 받지 못하므로, 허리에 찼던 구슬을 끌러서 왕자에게 바치고야 놓임을 얻었다. 왕자가 그 구슬을 가져다가 자리 곁에 두었더니 곧 예쁜 색시가 되거늘, 장가를 들어 嫡室[적실]을 삼으매 온갖 맛난 음식을 만들어 남편 공경이 극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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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다가 왕자의 마음에 갸기가 나서 한번은 그 아내를 꾸짖으매, 아내가 성을 내어 「나는 같이 살 수 없소」하고 작은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 일본의 難波[난파](시방 大阪地方[대판지방])로 달아나거늘, 天日槍[천일창] 왕자가 그 뒤를 따라서 難波[난파]로 이른대, 그 포구의 신령이 막고 들이지 아니하니, 왕자가 하는 수 없이 多遲摩國[다지마국] ── 우리 경상도 건너 일본 해변의 한 지방으로 가서 거기서 고쳐 장가를 들고 자손을 퍼뜨려 그 근처 인민의 조상이 되었다. 그리고, 그때 天日槍[천일창]이 가지고 간 神寶[신보]는 구슬 두 꾸러미와 칼 네 자루와 거울 두 장 합하여 八[팔]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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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것입니다. 이 여덟 가지 신물은 시방도 兵庫縣[병고현] 出石郡[출석군]의 天日槍[천일창]을 위한 出石神社[출석신사]에 神物[신물]로 모셔 있어서, 나도 연전에 일부러 구경을 가서 한 일이 있읍니다. 여덟 가지 중의 「구슬 두 꾸러미」란 것이 역시 「勾玉[구옥]」의 종류임은 무론입니다. 이 天日槍[천일창]의 이야기 중에는 구슬의 말이 두 번 나오는데, 먼저 나오는 구슬은 태양의 정기가 사람의 몸으로 들어가서 생겨난 것으로 뒤에 화하여 색시가 되었다 하는 것이니까 그 의미가 저절로 특별한 것이지마는, 여하간 농군이 얻어서 허리에 차고 다녔다 하는 점에서는 또한 옛날 사람이 구슬을 주물로 몸에 지니던 풍습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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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天日槍[천일창]이 일본 多遲摩[다지마]로 가지고 갔다는 신물은 가짓수는 여덟이로되, 물건 종류는 셋, 곧 天照大神[천조대신]께서 나온 일본의 三[삼]종 神器[신기]로 더불어 내용이 똑같고, 여기는 맨먼저 구슬을 말한 것이 우리의 주의를 끕니다. 이 전설이 고대 신라의 사실을 똑바로 전하는 것이라 하면 신라에도 三[삼]종 신기와 비슷한 것이 있고, 그 중에 구슬이 매우 소중한 위치를 가졌었음을 짐작할 수 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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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신라가 그렇다고 하면 여기서 우리가 한 가지 생각할 일이 있읍니다. 무엇이냐 하면, 조선의 개국 시조이신 壇君[단군]의 아버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으로 인간에 내려오신 桓雄天王[환웅천왕]이란 어른이신데 이 어른이 천국으로부터 인간으로 내려오실 때에는 하느님께서 天符印[천부인][삼]개 ── 다른 말로 하면 곧 三[삼]종의 신기를 주어 보내셨다 함입니다. 이 天符印[천부인][삼]개 ── 고대 조선의 三[삼]종 신기가 무엇무엇임은 시방 남아 있는 문헌에 낱낱이 열거하여 있지 아니하므로 꼭 집어 말할 수는 없으되, 조선 神道[신도]에서 거울 ── 「명도」라 하는 神鏡[신경]과 또 근래 무식한 사람이 靑龍刀[청룡도]라고 하는 신검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시방까지도 무당이 굿을 하는 데 이 두 가지가 없지 못할 제구가 됨은 누구나 아는 바와 같습니다. 그러면 桓雄天王[환웅천왕]의 天符印[천부인][삼]개 중에 鏡[경]·劒[검] 두 가지가 들었을 것은 대개 분명하다 할 만하며, 나머지 한 가지만이 문제인데, 이것을 古史[고사]신화에 나오는 사실과 후세 신도의 풍습으로써 생각할 것 같으면, 대개 방울·북·구슬 세 가지 중의 어느 것 하나가 될 것 같으면 거의 의심 없을 듯합니다. 그런데, 신라 왕자라는 天日槍[천일창]의 사실을 가지고 보면, 한 가지가 역시 구슬이 아니었던가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읍니다. 다만 맨 처음에 말씀한 바와 같이, 반도에서 구슬을 숭상함이 남방· 북방으로써 차이가 있다 하면, 三[삼]종 신기의 해석도 남방인 신라의 사실만으로써 우길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天符印[천부인][삼]개에 구슬이 들고 아니 들고 간에 구슬이 고대 조선에 있어서 신비한 의미를 가지는 한 주물이던 것만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원문】천부인(天符印) 삼개(三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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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1년 12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