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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휘속고(震彙續攷)의 이술편(異術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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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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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震彙續攷[진휘속고]〉의 異術篇[이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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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종류의 이야기는 조선뿐 아니라 동서 고금을 물론하고 어느 지방 어느 인민의 사이에도 죄다 또 허다히 행하던 바로, 이런 것들을 한데 뭉쳐서 說話學上[설화학상]에 仙境逗留說話(선경두류설화)라는 이름이 있고, 또 그 선경과 인간의 세월에 장단이 있다는 점은 「시간의 舛錯(천착)(드나듦, 어긋남)이라는 문자로 부르는 한 설화 현상이 되어 있읍니다. 이러한 仙境逗留說話[선경두류설화]는 형식상 혹 내용상으로 각각 몇 가지 종류에 나눌 수가 있으니, 이를테면 선경에 들어가게 되는 동기로부터 보면, 혹은 探勝[탐승]하다가, 혹은 採藥[채약]하다가, 혹은 나무를 하다가, 혹은 사냥을 갔다가, 혹은 세상을 피해 들어갔다가, 혹은 난리에 쫓겨서, 혹은 신령의 무슨 필요로 불러들이는 통에, 혹은 동물에게 신세를 끼쳤더니 그 동물이 신세를 갚을 양으로 인도해 가서, 혹은 기르던 동물을 잃고 그것을 찾으려다가, 혹은 해외로 장사를 나갔다가 飄風[표풍]하여 가서 등의 여러 가지 모양이 있읍니다. 또 선경의 所在處[소재처]로부터 보면, 제일 많은 것이 산중, 그 다음이 해외, 또 동굴, 계곡 내지 지하 등의 여러 방면이 있읍니다. 또 선경에 들어가 만나는 사실에는 주로 世間的[세간적] 욕망이 만족해져서 생활고를 잊어버리나 고향이 못 잊혀서 무슨 선물을 받아 가지고 나옴, 인간과의 시간이 어긋나서 늙지를 아니함, 처음 들어갈 적에는 깊고 멀던 것도 나중에 나올 때에는 몇 발자국 밖이 곧 인간임의 몇 가지가 있읍니다. 〈三說記[삼설기]〉의 三子願從記[삼자원종기]가 역시 이 중의 몇 가지 조건에 상응함이 있음은 설명을 기다리지 아니할 바입니다. 三子願從記[삼자원종기]뿐 아니라 仙境逗留說話[선경두류설화]는 조선에도 여러 가지 형식이 행하는데, 또 한 가지 기괴한 구성 내용을 가진 실례를 보이기 위하여 〈震彙續攷[진휘속고]〉의 異術篇[이술편]에 있는 이야기 하나를 소개하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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仁祖朝[인조조]에 加平郡[가평군]에 一[일] 儒生[유생]이 있어, 아직 장가들기 전이요 공부는 제법 성취를 하였더니, 강원도 지방에 볼일이 있어 말을 타고 아이 종 하나를 데리고 가는데, 어느 山下[산하]에 이르러는 노상에서 비를 만나서 半日[반일]이나 몸을 적신 끝에, 데리고 가던 아이가 홀연 죽으므로 生[생]이 놀랍고 불쌍해서 어쩔 줄 모르다가, 할 수 없이 시체를 끌어다가 路傍[노방] 한 갓진 곳에 掩土(엄토)를 해 주고 혼자 말께 올라서 갈새, 또 數里[수리]를 가지 못하여 말이 마저 거꾸러지니, 서투른 길에 하인과 말이 다 없어지고 비는 그대로 퍼부어 오매, 進退維谷[진퇴유곡]이어서 그만 통곡을 하더니 홀연 一[일]노인이 지팡이를 짚고 오니, 기다란 눈썹과 커다란 귀에 狀貌[상모]가 奇偉[기위]한데 「왜 우느냐」고 묻거늘, 生[생]이 前後數語[전후수어]를 告[고]한대, 노인이 한참 嗟嘆[차탄]을 하다가 지팡이를 들어 가리켜 가로되 「저기 저 松林[송림] 밖에 큰 개울이 있고, 그 개울을 끼고 올라가면 웃녘에 人家[인가]가 있어, 거기 가서 드새고 갈 수가 있으리라」 하거늘, 生[생]이 그 말을 좇아서 개울을 따라 올라가매, 一里[일리]나 가서 과연 彩閣[채각] 三間[삼간]이 시내를 눌러 있고, 그 속에는 옥 같은 白石[백석] 平床[평상]이 길게 놓이고, 그 위에는〈周易[주역]〉 한 권이 놓이고, 石香爐[석향로]에서는 香烟[향연]이 솔솔 올라오고 있는데, 좌우를 둘러보니 날빛이 쨍쨍하여 비온 것 같지 않고, 고요하고 말쑥하여 티끌 생각이 다 사라졌다. 生[생]이 여기가 어딘가 하고 있을 참에, 한 노옹이 閣後[각후]에서 오는데, 形容[형용]이 淸高[청고]하고 衣冠[의관]이 瀟洒(소쇄)하여, 결코 人間世[인간세]의 사람이 아니라, 生[생]이 主翁[주옹]인 줄을 살피고 얼른 앞으로 나아가서 절을 한대, 노인이 흔연히 맞으며 가로되 「내가 그대를 기다린 지 오랬느니라」 하고 인도하여 들어 갈새, 山川[산천] 景槩[경개]가 들어갈수록 기이하여 여기 눈이 팔리는 동안에 문득 노인은 간 곳이 없어졌다. 차츰차츰 들어간대, 한곳에 이르러는 珠宮貝闕[주궁패궐]이 높다랗게 구름 속에 솟아 있고, 백옥으로 쌓은 성이 數里[수리]나 뻐쳤는데, 門外[문외]에 이르매 衣冠[의관]한 자가 대령하고 있다가 앞서서 인도하여 三[삼], 四[사] 殿閣[전각]을 지나서 한 큰 殿閣[전각]으로 끌고 들어가되 올려다보니 殿上[전상]에 노인이 按席[안석]에 비껴 앉았거늘, 生[생]이 황공하여 다시 쳐다보지 못한대, 노인이 거기 앉으라 하며 가로되,「여기는 이미 인간이 아니라 仙境[선경]인데, 너를 오라 할 일이 있기로 이리로 들어오게 함이니라」 하는데, 언뜻 곁눈으로 보니 아까 彩閣上[채각상]에서 보던 노인이었다. 노인이 좌우를 돌아보고 명하여 가로되 「이 사람이 아마 시장할 테니 먹을 것을 주되, 별안간 仙饌[선찬]을 먹지 못할 것인즉 우선 인간 음식을 주라」한즉, 금세 靑衣童子[청의동자]가 음식상 하나를 드리는데 饌果(찬과)가 다 인간에 있는 것인 채 훌륭하고 풍성하며, 다른 靑衣童子[청의동자]가 한 소반을 노인의 앞으로 드리는 것을 보매, 그릇에 담은 것이 퍼렇고 꾸덕꾸덕하여 아마 瓊漿玉液(경장옥액]의 類[류]인데, 노인이 그릇을 들어 쭉 들이마시고, 生[생]도 주린 판에 성찬을 만나 배불리 먹었다.
【원문】진휘속고(震彙續攷)의 이술편(異術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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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1년 12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