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의식이 있는 나그네 있어 이름이 동봉이라
13
흰 머리 헝크러져 추한 모습만 남았구나.
15
사람 품 욕되게 만드니 초라한 선비 꼴이라.
17
급하게 이끄는 물결에 누구와 함께 따르나 ?
19
앞길 멀어 아득한 이 운명을 다만 알지 못하네.
29
가지에 가시 많은 높은 즐률나무 禪杖[지팡이]
30
곁에 쥐고 밟고 건너며 사방을 유람하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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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히 구석진 곳에 시름겨운 마음을 묻으리라.
33
나아가는 길에 해는 저물고 내 갈길은 멀어
34
어찌하면 매우 많은 꾀꼬리 모아 도움 받아 오를까 ?
35
아 ! 두번째 노래하니 노래를 올리고 내리니
47
내가 돌지나 글읽은 그 소리를 기뻐하셨네.
49
일곱자 글을 지으니 문체는 매우 아름다웠네.
50
영묘(세종)께서 듣고 붉은 마루에 부르심에
51
제 붓을 한번 휘두르니 용과 교룡이 날았다네.
52
아 ! 세번째를 노래하니 곡은 정말 느리어
53
원하는 뜻 이루지 못하고 신세만 어긋났오.
63
아가씨도 많고 어머니도 많지만 맹씨 어머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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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지중지 사랑으로 길러 집을 세번 옮기셨지요.
65
나로하여금 일찍 문선왕(공자)을 배우라하고
66
장차 글과 재주로 당우를 돌이키길 바라셨지요.
67
어찌 알리오 선비의 이름이 서로 반대로 그릇되어
68
십년동안 고향의 산에서 고달프게 분주하였네.
69
아 ! 네째 노래여 노래는 우울하고 답답하여
70
까마귀 어미 반포하듯 산 골짜기에 우는구려.
80
푸른 하늘을 쓸어 낸듯 두르던 구름 없어지고
81
센 바람 쓸쓸하게 일어 메마른 잡초에 부는구려.
82
궁한 근심에 우두커니 서서 푸른 하늘 바라보니
83
나는 벼의 움같은 운명을 늙어서야 받아드리네.
84
나의 생은 어찌하여 괴로히 홀로 피하듯 숨어서
85
뭇 사람과 더불어 사이좋게 한 곳에서 지내지 못하나.
86
아 ! 다섯째 노래여 노래에 애가 끊어지니
87
넋이여 ! 사방에 관계없이 돌아 오소서 !
88
稊[제] : 돌피(볏과의 피), 움(베어낸 자리에 나는 싹). 원본에는 米 + 弟인데 못 찾겠씀.
100
긴 칼을 쥐고서 무덤의 여우를 치려하니
101
백호가 산의 모퉁이를 다스리며 맡고있네.
102
손에 쥐고 펼수 없으니 비할데 없이 슬프고 슬퍼
103
문득 길게 휘파람 불어도 응대하는 사람이 없구려.
104
아 ! 여섯 째 노래여 노래로써 탄식하니
105
크게 품은 뜻 꺽이니 쓸데없이 수염만 비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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梅月堂詩集卷之十四[매월당시집 권지14] 詩○溟州日錄 1583년 간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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