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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문 선생의 서거 10주기를 맞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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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5년
여운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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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문 선생의 서거 10주기를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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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일은 3월 12일, 즉 중화민국의 국부 손중산 선생이 북경에서 최후를 마친 날이다. 세월은 어느덧 빨리 그의 10주년 기일을 맞게 되니 그의 고결한 그림자가 다시금 추억되는 동시에 일편의 감상이 솟아오름을 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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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선생을 최후로 만나기는 1925년 1월 초였는데, 선생이 단기서의 초청을 받고 북경으로 향하던 도중 상해에 들렀을 때 부두에서 반가이 만났다. 자동차로 프랑스 조계 막애리로에 있는 그의 사저로 가서 한참 동안이나 이야기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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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선생을 최후로 대한 것일 줄 어찌 뜻하였으랴? 그때에 상대하여 각 방면에 긍한 담화로 수 시간이나 보냈는데, 그 중에 한 가지 심각한 인상을 나에게 준 일절(一節)이 있으니, 그것은 즉 그의 백발이 성성한 것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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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의 머리는 벌써 백발이 되었으나 선생의 혁명은 붉어졌소이다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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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즉, 그는 침착한 어조로 “인간의 머리털은 늙어지면 희어지고 혁명은 늙어지면 붉어지는 것이다”라고 명료한 음성으로 한 말이 아직까지도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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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40년 동안이나 꾸준히 중국 혁명을 위하여 건투한 사람이다. 처음에는 만주족에 대하여, 다음에는 군벌과 제국주의에 대하여, 시종일관 불요불굴의 정신으로 매진하였던 것이니 그의 앞에는 무수한 난관이 도사리고 있었고 실패도 비일비재하였다. 그러나 그럴수록 그의 의지는 더욱 공고해졌고, 그의 수완 더한층 연마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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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선생이 서거한지 불과 10년에 중산류(中山流)의 혁명은 말살되어 편영조차 없이 되었으니, 그는 제국주의와 싸워가면서 혁명토대를 사수하였던 것이나, 그의 사후에는 중산류의 혁명분자는 분열되어 자본주의 내지 제국주의와 합류되고 말았으니 만일 손중산 선생의 영이 있다고 가정한다면 그는 얼마나 한심해 할 것이며, 현하 상태에 얼마나 분격할 것인가? 그에게는 물론 결점도 없지 않을 것이나 그의 장점을 든다면 ① 항구불변 ② 대담무비 ③ 고결시종(高潔始終)이라고 할 수 있으니 첫째는 40년 동안이나 초지를 관철코자 불요불굴의 강철 같은 마음으로 매진한 것이며, 둘째 열강의 제국주의가 연합공격 할 때에도 추호도 동요됨이 없이 떡 버티고서 모든 일을 처리한 것이요, 셋째 그가 사후에 남긴 재산이라고는 주택 한 채와 동지들에게서 기부 받은 서적 만여 권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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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기를 위해서는 무한히 박하였던 것이다. 그 얼마나 고결 청정한 심경이랴! 그는 자기가 목적하던 사업을 이루지 못하고 마침내 60세를 일기로 화거(化去:사망)하였다. 그러나 그가 심어놓은 혁명적 뿌리는 결코 없어짐이 없이 전 중국에 만연되어 있으니 그의 위공(偉功:큰공)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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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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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양여운형전집》,1991)
【원문】손문 선생의 서거 10주기를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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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운형(呂運亨)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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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2년 01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