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七月[칠월] 마즈막 날 干[간] 베르스트 (露西亞里程[노서아리정]이니 一哩[일리]의 三分二[삼분이]라 합니다)나 둘린 이곳 이는 露西亞[노서아] 내 鄕土[향토]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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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 하나도 없는 푸른 빗 하늘에 넘치고 외롭ㅅ다 구름 한 조각 半[반]만 가는 듯 半[반]만 흐터지는 듯 떠잇네 잠잠하이 다스하이 그리고 空氣[공기]는 새로 젓과도 갓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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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달새 지저귀고 山[산]버들 기구하네 제비떼 소리도 없시 압뒤로 오고가고 말 둘 영각치다 풀 뜻다 하네 짓지도 안는 개란 놈들 일없시 꼬리만 젓고 섯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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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긔냄새 마른 풀냄새 若干[약간]의 철매냄새 그리고 若干[약간]의 가죽냄새 철當[당]한 삼밧 그 진한 香氣[향기] 뿌려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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깁고도 비스듬한 골(谷) 그 兩便[양편]에 버드나무 느러섯네 그 웃가지를 다북하고 그 밋둥들 여젓네 골을 흐르는 한줄기 내ㅅ믈 맑은 물 구비치니 물밋 적은 돌들 한들한들 하네 멀리 하늘과 따이 連[연]한 그곳 그곳에 피릿기한 줄기 큰 江[강]이 흐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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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한便[편]엔 아담한 헛간과 문닷친 고앙들이 잇고 또 한便[편]엔 板張[판장]집웅에 松材[송재]로 지은 五六[오륙] 채 오막집이 보이네 집웅마다 놉다란 비들기장 기둥이 솟고 드나드는 데에 쇠로 만든 갈기짜른 말이 노여잇네 틈한 琉璃窓鏡[유리창경]은 무지개빗으로 반작이고 문ㅅ작에는 꽃병 그림들이 그 ▣잇녜 문 앞마다 노인 단청한 걸상 언덕에는 고양이들이 맑앗케 비치는 귀를 뺏치고 해ㅅ벗헤 안저잇네 놉다란 문지방 저便[편]에는 서늘하고 침침한 밧갓 방들이 잇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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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펴논 말덕석을 깔고 골이 끗난 그릇에 안저 잇네 나를 두른 것은 마른 풀 그 香氣[향기]에 숨이 막힐 듯 하이 알들한 農夫[농부]들은 집아페 폴을 펴노아 햇벗헤 좀더 말려 가지고 헛간에 꺼드릴 생각일세 그 우에서 잠을 자면 무던이 조흘 것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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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덤이마다 곱슬머리 어린 대가리들이 내여 미네 면두 달린 암닭들 마른 풀속에서 파리와 적은 딱정별레 찻노라 분주하고 입술 흰 강아지란 놈 뒤얼킨 집북덕이속에서 데굴데굴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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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金]빗머리 깨긋한 웃옷에 허리띄나 죽매고 묵직한 구두 신은 젊은 사내들 馬具[마구]벗긴 馬車[마차] 넘어로 美談[미담] 주고 밧고 하네 그럴 때마다 그들의 희희 웃는 휜 이ㅅ발이 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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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골 둥근 젊은 女人[여인] 하나 물에 젖은 커다란 물통 우물에서 끄려내네 그 물통 흔들이어 긴 물줄기 번적이며 떠러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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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진 새 치마에 새 구두 신은 老婆[노파] 한 분 내아페 서 잇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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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감으찹찹하고 말른 목에 커다란 세 줄 속빈 염주를 둘럿네. 그리고 신머리에 붉은 點[점] 박인 노란빗 수건을 썻네. 그 수건 衰[쇠]해 가는 두 눈우에 흘러나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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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 늙은 눈에는 반가워하는 웃음이 잇네. 주름진 얼골 가득 웃음이 넘치네. 아마 七十[칠십]은 되엇슬 것 갓네. 그러나 젊엇슬 때 곱든 그 모습이 어듼지 숨어잇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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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해ㅅ벗헤 거른 올은 손 손ㅅ가락을 펴서 ‘크림’언즌 우유사발을 들고섯네. 땅광에서 새로 내온 서늘한 것일세. 사발ㅅ가예는 우유ㅅ방울이 흐르네. 마치 몃줄 眞珠[진주]를 거러논 것 같네. 그는 커다란 더운 떡덩이를 왼 손바닥에 들고 잇네. 마치 “지나시는 나그내 어서 오시오” 하는 것 갓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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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닭 한 놈 별안간 “” 하고 나래를 치네. 외양간에 매인 송아지의 “머 ─” 하는 느린 대답소리가 들려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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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 귀리야 장아기도 하다” 하는 馬車[마차] 모든 사람의 말을 나는 듯네. 오 ─ 露西亞[노서아] 골의 滿足[만족]함이어, 平穩[평온]함이어, 그리고 그 豊饒[풍요]함이어! 오 ─ 기피 모를 平和[평화]여, 幸福[행복]된 그 生活[생활]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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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생각을 문득 하네. 이곳 이사람들에게 ‘콘스탄티노 ─ 풀’ 聖[성] ‘쏘아’聖殿[성전] 둥근 집웅우 솟은 十字架[십자가]는 무엇하나. 그리고 都會[도회] 사는 우리들의 악쓰고 따르는 그 모든 것들은 다 무엇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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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亞日報[동아일보], 1932년 2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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