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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르게네프 - 마-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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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3. 9.
김상용
1
마 ― 샤
2
- 투르게네프
 
 
3
여러해 전 내가 패태르불그에 살 때, 혹 ‘씰매’를 불러 타게 되면 나는 의레이 그 ‘씰매ㅅ군’과 이야기를 하엿든 것일세.
 
4
그 中[중]에서도 특히 밤에 만나는 씰매ㅅ군과 이야기 하기를 좋아하엿엇네. 본시 시골 살든 가난한 농군으로 제 먹을 것과 땅세 물 것을 얻어 볼까하야 黄土色[황토색]의 적은 씰매와 말라빠진 말을 끌고 서울로 올라온 그들과 이야기하기를 좋아하엿든 것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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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나는 씰매 하나를 불럿엇네. 그 씰맷군이 눈이 푸르고 뺨이 붉고 키가 크고 외모가 반듯하야 二十時節[이십시절]의 훌륭한 사나이든 것일세. 비록 눈께까지 나려덮인 모자가 적고 깁고 하야 초라는 하나 그몬지 밑으로 적온 고리를 이룬 곱슬머리가 곱게 보이든 것일세. 그리고 적디 적은 그 낡은 저고리속에 어떠케 그 크나큰 두 어깨가 끼어젓는지 의심이 나는 것일세.
 
6
그러나 수염도 없는 아름다운 씰맷군의 얼골에는 슬픈 빛과 절망의 빛이 잇네.
 
7
나는 그와 이야기를 시작하엿엇네. 그의 音聲[음성]은 哀調[애조]를 띠엇든 것일세.
 
8
“여보게. 왜 그러나? 왜 유쾌해 보이지를 못하나? 무슨 不幸[불행]한 일이 잇나 보이 그려.” 하고 물어보앗엇네.
 
9
그는 잠시 대답이 없데. 그라다가 마침내 “녜 좀 不幸[불행]한 일이 잇습니다. 不幸[불행]한 일이라 해도, 제 不幸[불행]한 일보다 더 몹슬 不幸[불행]이 어디 잇겟습니까. 제 안해되는 사람이 죽은 것입니다.” 하데.
 
10
“그러면, 자네는 그분을 퍽 사랑하섯든 걸세 그려, 자네 부인되는 이 말슴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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씰맷군은 나를 돌아보지 아니하데. 그는 다만 잠깐 고개를 숙이데. “네, 사랑햇다 뿐입니까, 죽은 지가 여덜달이 되는데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죽어야 될, 왜 그런 팔자를 타고 납니까. 나이도 젊고, 몸도 든든햇엇는데……쥐통에 걸려 하로만에 죽어버렷드랍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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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이 퍽 착하게 굴엇든 모양이로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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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게 굴다 뿐입니까.” 하고 그는 긴 한숨을 쉬데. “정말, 둘이 幸福[행복]되게 지낫엇습지오. 그러든 것이 저도 없는 동안에 죽어 버렷습니다 그려. 제가 여기서 죽엇다는 소식을 듣기도 전에 묻어 버렷드랍니다. 소식이 오기가 무섭게 시골로 달려갓엇습니오. 제집으로 말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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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중이 지나서야 도착을 햇엇는데 집안에 들어가 방 한중간에 서서 나즉이 “마 ― 샤, 마 ― 샤” 하고 불러보지를 않앗겟습니까. 들리는 것이 그저 귀또리의 울음뿐입니다 그려. 그만 울음통이 터저서 마루바닥에 주저앉이 주먹으로 땅을 치며 “이 욕심쟁이 땅덩이야 네가 마 ― 샤를 삼켜버렷구나 ― 자 이왕이면 나까지 마자 삼켜다오 ― 아! ‘마 ― 샤’하고 우럿습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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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깔아지는 음성으로 별안간 “마 ― 샤” ㅅ소리를 또 한번 하데. 그러고는 말고삐를 놓지도 아니하고 소맷자락으로 눈물을 씻어 툭툭 떨어버리데. 그는 어깨를 추고 다시는 한마디 말이 없데.
 
16
나는 씰매를 나려 정한 삯우에 몇푼 동전을 던저 주엇엇네. 그는 두손으로 모자를 잡고 공손히 머리를 숙이데. 그러고는 初正月[초정월]의 싸늘한 色灰[색회]안개가 자욱이 끼인 人跡[인적]끊인 눈덮인 거리우으로 천천이 씰매를 몰아 가버리든 것일세.
 
 
17
(「東亞日報[동아일보]」, 1933년 9월 17일)
【원문】투르게네프 - 마-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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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용(金尙鎔) [저자]
 
  동아 일보(東亞日報) [출처]
 
  1933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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