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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해사장(東海沙場)의 신비(神秘)한 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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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4년 8월
김상용
生活(생활)의 片想[편상]들 (生[생]과 無[무]의 幻影[환영]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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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海沙場[동해사장]의 神秘[신비]한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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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생]과 無[무]의 幻影[환영]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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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去年[거년] 東海邊[동해변]에서 천막생활 할 때에 지나본 하로ㅅ밤의 경험 그대로를 적어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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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다. 새로 두 시 깊을 대로 깊어진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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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 자정이 지낫스니 차라리 어제래야 올켓다 ― 아츰 ㅎ군을 보냇다. 종일 혼자서 헤염을 치다 잠을 자다 또 혹 책을 읽다 하엿다. 몹시 심심하엿다. 때때로 몰려드는 적막한 심사를 어떻게 할줄을 몰랐다. 적막한 때면 왜 날조차 길어지는지 모른다. 거의 질 때가 됏스려니 하고 서산을 바라보면 아즉도 해는 높다랏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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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엔 바람이 없어 몹시 고요하엿다. 상현달이 꿈같이 모래우를 비최든 것이다. 바다는 솔로 쓰러논 듯이 짝이 없이 평활하엿다. 그래도 어느구석에 동요가 잇는지 이런 때에 특유한 큰 물굽이가 사빈에 깨여지든 것이다. 나는 모래두욱에 두 다리를 뻣고 안저 물과 모래가 어우러진 곳에 깨어저 흣터지는 흰 물거품을 바라보앗섯다. 말없이 별다른 생각도 없이 바라 보앗섯다. 시름없이 안젓섯다 할까 하여튼 내모양이 무던히 호젓해 보엿슬 것이다. 혹 달빛을 따라 나온 한두 사람이 내앞을 지나기도 하엿다.그러나 그들도 내 고요함을 하마 깨칠사 조심조심 지나가든 것이다. 꽤 오래 안저 잇든 것 같다. 그러나 얼마를 안젓섯든지를 나는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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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안간 와-하고 한 떼바람이 지나갓다. 가라논 것 같은 바다우에 잔물결이 인다. 居無何[거무하]에 또 다른 한 떼물결은 더 자자진다. 水天[수천]이 連[연]한 히미한 저-가에 무슨 검은 덩어리가 이러나는 것 같다. 이러나서는 차차 자라는 것 같다. 분명한 비 실은 구름떼다. 샛팔함 비 파도 밤 내 마음은 밥밧다.달은 德望山[덕망산]뒤에 떨어지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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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천막줄을 고처 매고 문을 단단히 닷첫다. 책을 읽으랴 촛불을 켜노앗섯다. 그러나 4,5줄을 읽기 전에 책을 발치로 더지고 불을 껏다. 달은 그동안에 아조 저바려 불 끈 뒤의 천막속은 몹시 컴컴하엿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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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서없는 환영의 연쇄 5분 - 10분 - 연쇄의 단절,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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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랏처 깨니 밤 새로 두 시 깊을 때로 깊어진 밤이다. 나는 지금 내 천막에 덧는 비ㅅ방울 소리를 듯는다. 바로 내옆에 깨여지는 물결소리를 듯는다 그리고 와 와 달리는 . - 바람소리를 듯는다. 인적 끈허진 이곳 오즉 바다와 하늘과 비와 솔과 모래와 나와 내 천막이 잇는 이곳이다. 그리고 밤은 깊을대로 깊어진 새로 두 시다. 이때 나는 한간도 못되는 천막속에 누어 막 한겹 박게 이러나는 온갖 소동을 듯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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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의 暴注[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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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狂舞[광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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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결의 咆哮[포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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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소란의 포위속에 잇다. 고독은 내 심경의 전부다. 나는 어버이의 엄훈을 듯는 듯 경건한 공포에 떤다. 내마음을 채웟든 사특한 것 누직은한 것 비린 것이 모다 사라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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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내 영혼은 오즉 높고 오즉 맑고 오즉 깨끛…한 것 같다. 씿긴 조악돌같이 또 혹 갈아논 구슬같이 내 영혼의 빛나는 덩어리가 白砂[백사]우에 구러져 잇는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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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央[중앙], 1934년 8월 1일)
【원문】동해사장(東海沙場)의 신비(神秘)한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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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용(金尙鎔)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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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34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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