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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천(金南天) 씨의 장편 『사랑의 수족관』이 이번에 인문사(人文社) 판으로 상재(上梓)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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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찌기 이 『사랑의 수족관』이 모 신문지상에 연재되던 당시 나는 그를 정성스러이 읽은 독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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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천은 문제작으로 전작장편 『대하(大河)』가 있기는 했으나 신문소설로는 『사랑의 수족관』이 첫 집필이었었다. 그러했던만큼 솔직한 말이지 나는 일종의 노파심이라고 할까, 처음 그 예고가 나고 할 즈음엔 가벼운 불안을 느끼지 않지 못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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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막상 작품이 발표가 되는 첫회로부터 읽어가기 시작을 하느란즉 웬이나 그 솜씨의 노련하고 능란함이 족히 놀라와하고도 남을 바가 있었다. 그때에 나는 그의 『대하』적과 마찬가지로 남천은 역시 현 문단의 귀재(鬼才)요, 드디어 큰소리를 치는구나 하는 감탄을 하여 마지않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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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끝까지 남천은 『사랑의 수족관』의 일편을 조그마한 무리도 빈틈도 따라서 파탄도 없이 잘 끌고 나가다고 잘 끝을 맺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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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의 독자를 울리고 웃기고 했느니라…… 이런 부황스런 추앙은 나는 오히려 삼가고자 한다. 그러나 당시의 조선일보의 독자로서 『사랑의 수족관』을 읽지 않은 사람은 별로이 드물었다는 것과 동시에 진진한 재미로 더불이 깊은 감명 가운데 읽어가지 않지 못했으리라는 것을 보장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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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수족관』은 여러 가지 각도에서 작품의 우수성을 발견할 수 있는 소설이다. 그러한 중에서도 내가 따로이 제일 혹한 것은 작중의 남자 주인공 ‘김광호’의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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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왈 치기가 없다. 단편은 몰라도 조선문단의 허다한 장편들 가운데 『사랑의 수족관』의 김광호처럼 젊은 사람으로 치기가 없는 인물을 그려낸 작품은 아마도 전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항상 문제에 오르는 『무정(無情)』의 ‘형식(亨植)’이나 『고향(故鄕)』의 ‘김희준’은 『사랑의 수족관』의 김광호에 비하면 완연히 어린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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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호’의 사람 됨이 어떻게도 의젓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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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없는 말이지만 세상의 여자가 만일 ‘김광호’와 같은 사람을 애인 내지 남편으로 맞이한다면, 그 여인은 만년 반석 위에 올라앉은 듯 행복과 아울러 안전한 생애를 누릴 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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