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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적(孤寂)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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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3.7
최서해
1
孤寂[고적]
 
 
2
불을 껐다. 어둠은 기다리고 있은 듯이 방안을 까맣게 흐렸다.
 
3
나는 목침을 베고 누웠다. 의복을 입은 채로 삿자리 위에 담요만 덥고 누웠다. 피곤한 사지는 저릿저릿하다. 나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입이 찢어지도록 벌리면서,
 
4
"아!"
 
5
하품을 하고 몸을 비비 틀었다. 아무 의미 없는 눈물이 힘없이 감은 내 눈가를 축축하게 적심을 나는 깨달았다.
 
6
사면은 고요하다. 검고 무거운 방안 공기를 미미히 울리는 濁溫[탁온]한 내호흡은 내 몸의 피로를 말하는 듯하다.
 
7
저 방에서 똑딱똑딱 하는 柱[주]시계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 점점 멀리멀리 ── 그러나 점점 크게 ── 가엾고 끝없는 으슥한 하늘 저편으로 가는 듯하다. 나의 마음도 그 소리를 따라 아무 의식도 없는 나라로 간다. 그리고 이 육체는 삿자리 틈으로 솔솔 새어서 알지 못할 곳으로 들어가는 줄 모르게 들어가서 황혼의 夕煙[석연]처럼 그만 사라지는 줄 모르게 사라지는 듯하다.
 
8
윙윙윙하는 끊임없는 적은 소리가 그러나 힘있게 귀에 들리자 마자 ‘으엉’ 한 나의 뇌를 아찔하게 울린다. 나는 눈을 번쩍 떴다. 그 소리는 그저 귓속에서 윙한다.
 
9
먹장 갈아 부은 듯 침침한 방, 으슥한 북창 윗머리에는 뒷집 전등빛이 바자 위를 지나 붉게 비취었다.
 
10
나는 심장이 팔딱팔딱 뛰노는 가슴에 고요히 놓았던 손을 불끈 쥐고 두팔을 부지지 펴면서 몸을 비비 틀었다. 암하고 하품을 하였다.
 
11
나는 다시 고요하였다. 사지는 피가 끓는 듯이 지르르하다.
 
12
시계는 여전히 똑딱똑딱…….
【원문】고적(孤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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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본
  # 고적 [제목]
 
  최서해(崔曙海) [저자]
 
  동아 일보(東亞日報) [출처]
 
  1923년 [발표]
 
  수필(隨筆)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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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2년 02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