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리씨는 그 몸 부쳐 잇난 집 윗방 냉골에셔 옷 입은 채로 이불 한 덥고 곤하게 잠이 드럿다. 「으흥! 아이구 아구……」하고 압흔 다리를 고 두 팔을 놉히 들어 기지개를 힘하며 도리켜 두러눈다 그의 이는 보드득々々々[보드득보드득]갈고 이를 암을어 「그놈, 으흥々々[으흥으흥]」하며 한숨을 이 져라하고 내쉰다 엽헤 누엇 든 사람이 놀나 도라다 보건대 그난 별노 잠이 워 보이지도 안코 무슨 철천의 한을 품어 부지불각 중에 나오난 소리 갓햇다
3
리씨는 본래 부자집 무남독녀로 태워낫셧다 하인과 유모의 손헤셔 추으면 더웁게 더울 면 셔늘하게 긋하고 고은 옷과 맛잇고 졍한 음식으로 쥐면 질가 불면 날가하게 애지중지 기러낫셧다 겸하야 인물이 어엽부고 태도가 아당스러움으로 부모의 사랑은 물론이오 지나가는 사람이라도 귀애하지 안는 이가 업셧다 이리하야 세월이 갈사록 한 살 두 살 느러가난 거시 부모의 오직 깃버하난 봉오리엿셧다 그러나 열 살이 넘어스니 새삼스럽게 이거시 아들이 엿더라면 하난 셥々[셥셥]한 생각이 나々[나나]리 더하여 가고 차々[차차] 남의 집으로 보낼 걱졍도 생겨낫다.
4
리판서와 죽마교의로 지내오난 김승지에게난 오직 아들 하나이잇셧다 어느 날 리판서집 사랑에서 두 사람 사이에 술잔을 난호면셔 두 사람의 친교를 후손지 젼하랴면 피차에 사돈을 삼난거시 조켓다난 우연한 말이 급기 열한 살 먹은 김랑철수와 열 다섯 살 먹은 리소져 사이에 백년언약을 맷게 되엿셧다.
5
리씨의 시집은 친졍에 못지 안은 부자집이오 가품조흔 집이엿셧다 그리하야 겸 며누리 겸 귀애하시난 시부모님 시하에셔 어려운 것 모르게 철 업시 사오 년을 지내난 중에 쳣 아들을 낫케 되엿셧다 외아들에셔 나온 쳣 손자라난 경사러옴은 시집 친졍의 친쳑되난 사람으로난 깃버 아니 하난 사람이 업셧다
6
철수는 아직도 철이 나랴면 멀엇셧다 마지 못하야 다니든 글방에도가지 아니하고 틈々[틈틈]이 년날니러 다니기, 돈 치러 다니난 거스로 종사를 삼엇다 그리하야 온다간단 말 업시 나가버리면 몃칠 만에 번 보이고 다시 나가 버렷다 그리한 뒤난 뒤라셔 술갑 기생갑 노름갑 몃 십원 몃 백원식 빗 밧으러 오난 거시엇셧다 김승지난 「사내자식이 난봉도 부려야지 심이 터지々[터지지]」하고 쳐음에 난 아모 말 업시 잘 무러주엇셧다 그러나 가산이 점々[점점] 기우러져 인졔난 추수도 겨오 일 년 계량이 될낙말낙하고 집안 살림이 군색해지니 졈々[졈졈] 증이 나기 시작되엿다 이금 아들을 불너다노코 타일너도 보앗다 그리다가 회차리로나 몽둥이로나 닥치난대로 듸렷다 분이 지에 나셔 곳 죽일드시 날엿다 철수는 압흐기도 하려니와 자긔의 잘못한거슬 피하기 위한 핑계로 「아이구々々々[아이구아이구]」 엄살을 해가며 엉々[엉엉] 울엇셧다 리씨의 마음은 이런 일을 당할 마다 한심스럽다난 것보다 무셥고 니엿다 거는 방에셔 우는 소리를 드르며 덜々[덜덜] 고 셧々[셧셧]다 그리고 왼심인지 모르난 눈물이「아이구々々々[아이구아이구]」하난 소래가 들닐 마다 쑥々[쑥쑥] 졋다 「인졔 그만 리셧스면」하난 마음지 낫셧다 가삼 속이 르々[르르] 할 도 잇셧다 그러나 남편에게 대하야 한번도 그러케 난봉 부리지 말나고 권고해 본 젹은 업셧다 간졀이 말여 볼 생각도 업지 안아 잇셧스나 날마다 셩화 가치 날시난 아버지의 말삼도 아니 듯난 사람이 자긔와 갓흔 녀자의 말을 드를가 십지 아니 하엿셧다 그 눈이 벌거케 상긔가 되고 들셔 씨근々々[씨근씨근]하난 양이 셩한 사람 갓지도 아니 햇다 엽헤 갓가이 가기도 셤억々々[셤억셤억]하고 무어시라지나 아니 할가 하야 눈치만 셜々[셜셜] 보엿셧다 주색방탕은 나々[나나]리 더하야갈 이오 회심할 아모 여망이 뵈이지 아니 하엿셧다 리씨가 시집올 례물 밧은 패물 둥속도 어느 틈에 내다가 잡혀먹어 업샛다 쌍々[쌍쌍]이 노혓든 화류의거리, 화류장, 비단금침은 모조리 두 번 집행에 다 겨버리고 방 구셕에 오직 상자 두어 개가 노여잇슬 이엿셧다 아해를 고 누어셔 방 울묵을 올여다 볼 면 넘어 쳐량스러워 하염업난 눈물이 옷깃을 젹시우게 되엿셧다 문득 속곱동모 중에 장씨가 부러워졋다 장씨의 살림은 겨오 사러가지만 그의 남편은 펵 착실한 사람이다 산애라도 알살이 살림사리를 잘 보살피고 부인을 위하고 아해들을 귀애해셔 집안이 늘 화평하다난 말을 자조자조 그 엽집 마누라에게 드러왓다 엇던 사람은 그러케 복을 잘 타고나셔 팔자가 그리 조흘고 하난 생각에 견댈 수 업셧다 리씨난 오직 남편의 나이가 어셔 속히 삼십이 훨신 넘어 오기를 바랏다 셜마 나히가 차면 셰음이 나지 아니 하랴하는 거시 리씨부인 스々[스스]로 위로를 밧난 한 희망거리엿셧다
7
어느 날 오졍 되엿슬 엿셧다 허수룩한 막버리군 하나가 안으로 툭 튀여 드러 오면서「여보십쇼 이 댁이 승지 댁이지요 져거시키 져 ― 이 댁 셔방님이 져々[져져]져々[져져]긔셔 긔졀을 하셧셔요. 그래셔 지금 야단법셕이람니다」하고 말을 채 암을々[암을을]새 업시 황급해한다. 이 마침 주인 마님은 아들이 어졔 져녁에 아버지에게 매를 맛고 밥도 먹지 안코 나간 생각을 하고 치마으로 눈물을 씻고 안졋든 이엿셧다. 밧게 일이라 넘어 놀나셔「으응, 그게 누군가 그게 무슨 소리야」하며 허둥지둥 마당지 여나려왓다. 리씨난 남편의 두루막이를 하고 안졋다가 놀낫다. 이러셜 수도 업시 압히 캉캄할 이엿셧다 김승지난 밧게 나갓다가 마침것 드러오며 왼셰음인 줄 몰라 눈이 둥글애졋다. 하인들은 모다 얼 진 사람들가치 기둥 하나식 붓들고셔々[붓들고셔셔] 덜々[덜덜] 고 잇셧다. 김승지난 즉시 머셤 마가와 엽집 김셔방을 분부하야 와셔 일너주든 자를 라가셔 데려오도록 명하엿셧다. 그러고 김승지도 뒤를 랏셧다. 어듸로 어듸로 이골목 져골목 지나가더니 조고마하고 한편으로 비스듬한 널판 대문 압헤 이르러셔 그 자난 안으로 드러시면서「여긔올시다」한다. 김승지난 드러가기를 주져하다가 문패를 본 즉 기둥 한 구셕에「정도홍」이라고 써잇난 거슬 보자 곳 드러셧々[드러셧셧]다 「이놈이 긔어히 기생년 무릅에셔 되졋군」하난 분한 마암이 치바쳐 올나왓셧다.
8
철수난 어둡컹컴한 방구셕에 다 바래진 자주 오복수 보료 우에 두 다리를 고 인사불셩으로 두러누어 잇셧다 기생 셔너슨 팔다리를 주무르고 잇다가 김승지 드려오넌 거슬 보고 인사 차려 이러시난 자도 잇고 일부러 질펀이 안져셔 공연히 여긔져긔 눌느고 잇스면셔 가장 걱졍스러은 빗이 보이난 자도 잇셧다. 김승지난 셔잇난 채로 내려다보며 아모 말이 업셧다 그러고「그럴 줄 알앗다」하난 모양 갓햇셧다 그난 마가를 불너셔 셔방님을 업어 뫼시라 하고 뒤골목으로 가라고 타일넛셧다.
9
철수의 병명은 주체이엿셧다 본래 동이 슬을 먹난 데다가 어졔 밤에 잇셔야만 할 돈 이십 원도 못 엇고 매만 죽도록 마진 거시 골이나셔 그 길노 도흥이 집으로 여가 외상 슬을 듸려다가 한참 먹든 즁이엿셧다 잔득 취해셔 잠간 씨러졋더니 별안간 입으로 게거품을 흘니고 외마듸 소리를 지르더니 눈을 하야케 뒤집어쓰고 입김이 싸늘해지며 사지가 々[]해졋셧다 지금지 즉자 사자허々[사자허허]대며 놀고 잇든 기생들의 간담을 셔늘허게 해주엇셧다.
10
깃부고 자미스러운 젹은 한 번 업셧고 슯흐고 걱졍되난 일만 당하난 자난 오직 리씨 이엿셧다. 사지가 번듯하엿든 그 남편이 왼 몸을 남의 손에 맥겨 이리져리 옴겨놋난 거슬 볼 굼창이 매여지난듯 기가 막혓셧다. 의사에게 진맥을 해 본즉 술에 중독이 되엇다고 하엿섯다 주사 몃대를 맛고 나셔는 숨결이 순해지고 응々[응응] 알는 소리를 하게 되엿셧다 이와 갓치 날듯々々[날듯날듯]하다가도 더해 지고 더햇다가도 틀여지난 도 잇셧다 왼집안식구의 마음은 간질々々[간질간질]하고 안타가웟셧다 그난 업시 하혈을 심히 하엿셧다 라셔 몸은 졈々[졈졈] 수쳑해지고 병색은 골수에 박혀져갓다 리씨난 소사오르난 졍셩으로 한결갓치 간호를 하엿셧다. 그러나 매몰하개도 만약이 효험이 업셧々[업셧셧]다 긴병은 삼년 간을 러 급기 십구 셰 되든 동지에 다온 쳥춘을 바리고 황쳔객이 되고 마랏셧다.
11
리씨의 나이난 스물 세 살이엿셧다 한참 피여잇난 이엿셧다 너플々々[너플너플] 피여잇난 모란 우에 아닌 셔리가 내렷셧다 리씨는 아직도 셔러운 거시 무어 신지를 몰낫셧다 다만 병드러 누어잇든 남편이 방에 누어잇난 듯십고 어느 면 자긔 방에 드러가기가 션션 하엿셧다. 그리고 남들이 모다 소복한 자긔 몸을 치어다 보난듯 십허 붓그러웟셧다 한가한 곰々[곰곰]이 젼사를 생각해 보면 남편이 그립다난 것보다 자긔 마음 고생하든거슬 생각하야 눈물이 々[] 러졋셧다 자긔를 보난 사람마다 불상하다 앗갑다하나 왼 영문인지 되물엇다 오직 머리를 어대다가 몹시 부듸치고 난 갓햇셧다.
12
휙々[휙휙] 지나가는 셰월은 어느듯 삼년상도 지나갓다. 리씨의 마음은 차々[차차] 젹막함을 늣기게 되엿셧다 비누질을 하다가도 휙 졔쳐노코 먼 산을 바라보기도 하엿셧다 시름 업시 군소리를 하다가 신셰를 생각하고 남 모르난 을음도 만히 우럿셧다. 김승지 내외는 무슨 못할 지시나 한 것 갓치 과부 며누리를 볼 낫이 업고 불상하기 이 업셧다 그리하야 리씨에 행동에난 별노 간셥지를 아니하고 일졀 자유롭게 내여버려 두엇셧다 이런 태도가 과부며느리를 위로하난대 상책인 줄 알엇슴이엿셧다. 리씨난 외로움에 못익일 마다 친졍에를 갓셧다 친졍에를 가도 별로 위로 밧을만한 일은 업셧다. 다만 친졍을 간다난거슨 한 핑개거리엿셧다. 대문을 나셔면 시원한 바람 쏘이난 것만 해도 살 듯 십헛셧다. 사람 구경만 해도 마음이 위로가 되난 듯 십혓셧다. 이와 갓치 한 두번 나가본 거시 인제난 집안에 조고마한 불평만 잇셔도 무슨 큰 부림갓치 흘젹 나와셔는 젼에 알지 못하든 먼 쳑일가지 차자셔 아주머니 형님하며 이말 져말노 해를 보내난 일이 만핫셧다. 그러나 아모도 리씨의 행동을 간셥할 사람은 업셧다.
13
김승지집 마즌편 집은 김승지와 친교가 잇난 박참판의 집이엿셧다. 박참판은 일즉이 여러 벼슬도 지냇거니와 자수셩가로 상당한 재산가이엿다 부호가중에 의례 잇는 일이라 별로 이상스러울 일은 아니지마는 그는 지금 나이가 김승지와 동갑년으로 오십사셰지마난 아직도 풍채가 늠々[늠늠]하고 어대인지 모르게 난 힘이 잇셧다 손녀버리나 되난 쳡을 둘식 치가를 해 노코도 젊은 녀자가 눈에만 우면 속이 씨려서 걸근々々[걸근걸근] 하난 자이엿다 어느 날 그난 둘재 쳡의 집을 가노라고 문을 나셔자 마즌편 김승지 집에셔 어느 소복한 젊은 부인이 나오난 거슬 보앗셧다 그 입부지도 밉지도 안은 숭글々々[숭글숭글]하고 빗갈 흰 얼골과 아름다운 태도가 눈에 이자 눈압히 황홀해졋셧다 리씨의 뒤로 슬근々々[슬근슬근]갈 에 가삼에셔난 맛방맹이질을 하고 불갓흔 욕심이 턱 밋지 쳐 을낫셧다. 만일 호젓한 길이엿든들 그 벌々[벌벌] 니난 두 손으로 리씨의 뒤를 반작 안아셔 두루맥 이 속에 폭 싸 가지고 가셔 자긔 욕심을 흥 채웟슬 거시다. 그러나 길 젼후 좌우에난 일 새 업시 인젹이 빈번하엿셧다. 멀니셔々[멀니셔셔] 리씨의 드러가는 집지 알고 도리스난 그의 가삼은 아직도 엿셧다. 다만 굼금한 거슨 그 부인이 김승지 집에 나듸리왓든 져집 부인々[부인인]가 혹은 김승지집 과부 며누리가 안인가 학실한 거슬 알길이 젼혀 업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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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어느 날 박참판은 자긔 마누라에게 우연한 말에 김승지집 과부 며누리난 아모리 보아도 소년 과부될 흠졈이 업슬만치 인물과 태도가 구비하다는 그 모습을 드를 속으로「그려면 그 녀인은 압집 과부 며누리로구나」하고 깃버하고 안심을 엇々[엇엇]셧다 그래도 미심하야 그난 업시 담배 대를 물고 밧겻 마당에셔 셔승거리면셔 압집 문을 주의하야 보고 잇셧다 그려든 중에 어느 날 과연 젼날과 갓흔 소복한 젊은 녀자가 그 집 대문으로 나왓다 그난 마음으로「올타 인제난 되엿다」그러고 유심이 리씨를 아래위로 휘내려 보앗셧다 이러케 직혀 보기를 이삼차 하엿셧다 리씨난 두 번 지 몰낫셧다 셰 번 난 하도 수상해셔 한 번 무심히 치어다 보앗셧다 그난 이거슬 조흔 긔회로 알고 이상스러운 눈우숨을 약간 쳐셔 무슨 야심을 표하엿셧다 리씨는 가삼이 굼하엿셧다 그러고 두군々々[두군두군] 하엿셧다 그후 몃칠을 두고 마음이 괴로웟셧다 임자 엄난 물건갓치 다 자긔를 업수히 녁이난 것 갓하야 심히 분하고 셔러웟셧다 그러나 공연히 그 눈우슴치든 거시 생각이 나고 생각이 나셔 자긔 마음을 짓고 욕해도 나고 나고 하엿다 인제난 밧게를 도모지 나가지 아니 하리라 하고 결심을 하엿다 그러나 어느 듯 발길이 대문에 나설 는 가삼이 두군々々[두군두군] 하고 먼져 압집 문압부터 보엿셧다 그날은 그곳에 그가 보이지 아니 하엿셧다 퍽 다행하게 생각하엿셧다 그러나 뒤에셔 짐실은 구루마군이「여보々々[여보여보]」소리를 지를 지 모로도록 속은 텅 비인 산송장의 거름을 졍쳐업시 것고 잇셧다.
15
그해 팔월 열나흔날 밤이엿셧다 자졍이 되도록 안방에셔 송편을 빗고 자긔 방으로 도라왓다 어린 것 하나난 쳔사와 갓치 쌕々[쌕쌕] 자고 잇스나 새삼스럽게 방이 쓸々[쓸쓸]하엿셧다 가을달은 유리갓치 말게 유난스럽게도 밝앗셧다 셔늘한 바람이 잇금 지나갈 마다 나무 입희 날니난 소리가 만물이 잠들어 고요한 밤을 헷치고 들녀 드러왓셧다 리씨난 수심에 싸혀셔 퉁명스럽게 불을 탁 고 쌀々[쌀쌀]한 방 구셕에 두러누엇스랴니 무졍하게도 달은 빗치어 심회를 도왓다 그대로 목을 노아 실컷 우러도 시원치 안을 듯 십헛셧다 그리하야 이리 뒤쳑 저리 뒤쳑 돌아누으며 이것져것 일새 업시 지내간 일을 생각하다가 보배로운 잠의 신은 리씨로 하여곰 깁흔 속에 々[] 느허주엇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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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씨난 인지 생시인지 모르게 누가 자긔 몸이 부셔져라 하고 여 안난거슬 희미하게 알앗셧다 리씨 자신도 몸을 소스라쳐 그 누인지 모르난 이에게 푹 욍켯셧다 그러고 몸을 부르르 럿셧다 그리하자 누구의 손이 자긔 가삼으로 올 비로소 완연히 이 아닌 거슬 리씨난 놀나 벌 이러 안졋셧다 그 압헤 어느 남자가 쳔연스럽게 안져잇난 거시 달빗에 완연히 보엿셧다 리씨난 부지불각중에「아 ─」하고 외마듸를 쳣다 그러나 그 목소리난 안방에 들닐만치 크지가 못하엿셧고 조심하난 소리갓흔 젹은소리이엿셧다 그자난 여젼히 태연하게 안져셔 눈우숨을 치면서 리씨를 살々[살살] 달내엿셧다 지금 그대가 악을 써셔 왼 집안에 알닌다 하더라도 그 누명은 별 수 없이 뒤집어 씰거시니 가만히 잇셔々[잇셔셔] 내 말을 드르라고 하며 자긔난 압집 사난 박참판인대 한 번 그대를 본 후로난 곳 미칠 듯하게 셩병이 되다시피하야 오날 밤에도 견대다 못해셔 월담을 해왓스니 나를 살여주지 안으면 너를 가만히 두지 안켓스니 그리 아러차리라 하고 위협을 하엿셧다 리씨난 아모 말도 못하고 그물 안에 새와 가치 한 편 구셕에 그리고 안져 벌々[벌벌] 엇다 과연 엇지 하면 조흘가 악을 쓰자니 하인 쇼슬에 남이 봇그러올 거시오 이 문을 열고 다라나자니 져자가 븟잡을 거시오 엇지할 줄 몰나 々[] 매엿셧다 그 자가 손목을 봇잡을 손목을 르치고 뎀벼드를 에 몸을 피할 이엿셧다 그 즁에도 누가 유리로 듸려다 볼가보아 흘김々々[흘김흘김] 유리편만 보이고 누구의 발자최가 잇난 듯 들니난듯 죠마々々[죠마죠마] 하엿셧다 그리하야 누구나 드를가보아 말한 마대 못하고 이리저리 몸만 피하고 손만 르치면 감히 자긔를 못 익여낼 줄만 알앗셧다 그러나 그자난 임의 사생을 불고하고 결심한 일이오 금수와 갓흔 욕심이 더 발하지 못할만치 달하엿셧다 간반 방에셔 요리조리 피하난 조고마한 녀자 하나를 졔 손에 느어 졔 맘대로 하기에난 넘으 익숙하엿고 넘으나 쉬운 일이엿셧다.
17
남은 밤을 눈으로 새고 아침에 일즉이 이러낫다 리씨의 눈에난 몬져 불게 오르는 아침 해볏이 무셥게 보엿셧다 그러고 사람들의 두 눈이 유달니 크고 밝어 보엿셧다 그 눈으로 모다 자긔의 몸을 유심히들 보난 것 갓햇셧다 무슨 큰 죄를 지은 죄인이 순검의 창검 쇼리를 드를 몸이 소스라칠 듯한 것과 일반이엿셧다 마치 속에셔 사난 것 갓고 헷몸만된 것 갓치 이상스러웟셧다 그리다가도 々々[] 놀나질 마다 자긔 몸에 무슨 큰 부스럼험질이나 생기난 듯하게 근질々々[근질근질]도 하고 더러운 몸을 가낼 수만 잇스면 가내고도 십헛셧다 그자를 무러고 느러져보고도 십헛셧다 이갓치 형々색々[형형색색]으로 오르난 가삼을 안고 몃칠 동안 조혀 지냇셧다 그런 중에 집안사람의 태도난 별노 변하여 보이지 안은 거슬 볼 큰 숨을 쉬어 안심하엿셧다 큰 짐이나 졋다가 내려놋난 것 갓햇셧다 그러나 리씨의 머리에난 이상하게도 그날 밤 인상을 이즐 수 업셧다 그 듯한 손 그 다졍한 눈 생각할사록 눈압헤 々[]히 나타나셔 보엿셧다 그러나「하라버지갓흔 사람허구……」하난 생각이 날 난 심한 모욕을 당한 것 갓하야 심히 분하고 스사로 붓그러웟셧다.
18
어느 날 져녁에 김승지난 저녁상을 물니고 바둑을 두러 박참판집으로 갓다 사랑에를 쑥 드러시자 셤에 녀자의 신 한 켜래가 노혀 잇난 거슬보앗다 이 집에난 무시로 동리기생들이 놀너오난 거슬 아는 김승지난 별노 이상히도 역이지 안코 무심히 사랑방 문을 열면셔 주인을 차잣셧다 한 발을 문지방 안에 듸려노차「악……」하고 고함을 질넛다 뒤로 멈칫하엿다 곳 도라셔 나왓다 세상에 이런 변이 어대 잇스랴! 이게 왼일랴 ─ 철셕갓치 밋고 알이도 불상히 녁이고 귀애하든 자긔 과부 며느리가 박참판의 무릅 우에 안졋다가 황급히 내려 안즈며 엇졀 줄을 몰나 々[] 매엿셧다 김승지는 그래도 자긔 눈을 의심하엿셧다 그 사실을 밋지 아니랴고 하엿셧다 인가 하야 눈을 부벼도 보고머리를 흔들어도 보앗셧다 곳 자긔 집으로 가셔「거는방 아가」하고 불넛다 마누라의 말이 져녁 먹고 졔 친졍에 간다고 나갓다고 하엿셧다 김승지는 다시 나와 멀니 셔々[셔셔] 거동을 살피고 잇셧다 한 삼십 분 되여셔 과연 박참판 집으로부터 소복한 녀자가 나오더니 압 뒤를 흘김々々[흘김흘김] 보며 자긔집으로 드러가난 거슬 보니 졍신이 앗하여졋다 아니 밋을나야 아니 밋을 수가 업시 되엿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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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지난 그날붓터 몸이 불편하다하고 사랑에 누어셔 미움만 먹고 일졀 안출입을 하지 아니하엿셧다 왼 닭인지를 아난 사람은 집안식구 중에 오직 한 사람이 잇슬 이엿셧다.
20
리씨난 그날 밤에 과연 친졍에 가랴고 나셧든 길이엿셧다 문을 나션즉 마침 대령이나 하고 셧든 것 갓치 박참판이 놀나 반가워하며 익숙하게 손목을 잡아 자긔 사랑에지 고 드러간 거시엿다 박참판이 한 밋쳐셔 사람오난 소리도 듯지 못할만치 날 에 쳔만의외에 김승지 눈압해 비밀이 탄노된 거시엿셧다 친구간에 그 며누리를 여낸 것 갓하야 실노 면목이 업셧다 그러나 일편으로 생각하면 하로라도 속히 탄노된 거시 오히려 다행하엿셧다 그리지 아니해도 리씨를 늘 엽헤 안쳐노코 보랴면 엇지하여야 할가 하난 궁리이엿셧다 그리하야 그 순々[순순]이 말을 듯지 안튼 리씨가 별안간 자긔 가삼에 앵키면셔「영감」하고 우슬 무한히 깃벗셧다「오냐 우지마라 오날붓터 가지 말고 나하고 잇스면 고만 아니냐」할 에 그 잔인한 셩품 중에난「그러면 그러치 너도 결국 내 거시 되고마는고나」하난 의긔양々[의긔양양]한 자존심이 올낫셧다 리씨가 도라갈냐고 할 에 긔어히 봇잡엇셧다 붓들다가 그난 붓들 필요가 업난 거슬 알앗다 인졔 졔가 갈 곳 업스니 내게밧게 올 가 어대 잇스랴 함이엿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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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지의 분한 생각으로 하면 박가를 유혹죄로 모라 큰 망신을 식히고 며누리를 곳 차버리고 십헛셧다 그러나 위션 자긔 행셰와 쳬면이 압흘 막고 양반의 집 가문도 생각 아니 할 수 업셧다 오직 々[]참고 다만 양미간에 수심이 날 가 업슬 름이엿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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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이 비밀만은 셰 사람만 알고 쥐도 몰을 줄 알앗스며 셰 사람 중에 한 사람도 입밧게 낸 일이 업셧다 그러나 이상하다 어느듯 한 입건너 두 입 건너 김승지 마누라가 알앗고 박참판 마누라가 알앗스며 두 집 하인들이 알게 되고 원동리에 이야기 거리가 되고 마러졋다 리씨난 인졔 김승지 집에 더 잇슬 염치가 업게 되엿셧다 더구나 친졍 부모난 죽인다고 날니 넓은 셰상에 발듸딀 곳이 업게 되엿셧다 자살도 복에 못닷난 모양갓햇셧다 그도 져도 못하고 헐수 할수 업시 아비업시 길느든 자식을 델치고 박참판 집으로 머리를 숙이고 드러가지 아닐 수 업게 되엿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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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씨는 박참판의 셋재쳡이 되엿다 그러나 기실 멧재나 될난지 몰낫셧다 엇재 일시난 졔일 총애를 밧난 첩으로 압흘 나지 못하게 하엿셧다 그러나 팔자 긔박한 리씨난 이 사랑이나마 오래동안 밧지 못할 운명에 잇섯다 밤낫 사랑에만 파뭇처잇든 박참판은 두 달이 다 못 되여서 출입이 심하여졋다 어느 날 리씨난 안으로 듸려보내고 양머리 한 녀학생 비슷한 거슬 데려다가 리씨와 갓치 압흘 나지안케 하엿다 그 녀자도 리씨와 갓치 이십 오 륙세 될낙말낙한 어엽분 녀자이엿섯다 리씨는 그 녀자가 자긔 자리에 드러안는 거슬 볼 분하고 질투하는 것보다 그 녀자가 불상히 보이고 그 녀자의 압길이 환하게 보이난 듯 가련하엿섯다 그러고 무슨 긔회만 잇스면 일너 주기라도 하고 십헛섯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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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씨는 큰마누라의 몸종과 갓치 되엿다 업시 풍병으로 쑤시난 다리 팔을 주물느기, 담베붓처다가 대령하기, 세수물 다 밧치기, 밤들도록 이야기책 보아들니기, 다듬이질하기, 바누질하기, 일시 반시도 놀니지 안코 알살이 부려 먹었다 리씨가 칠년 동안이나 시집사리를 해 왓서도 이러케 학대를 밧고 어려운 일 해보기난 쳐음이엿섯다. 그러나 누구를 원망하랴 다 내 잘못이다 하고 々[] 참아왓다 아모러케 해셔라도 박씨집 귀신이 되리라하고 결심하엿셧다 그러난 중에 가진 학대를 다 밧아왓다 더구나 조곰 잘못하면 큰 마누라가「이년 그럴냐거든 나가거라」하며 손을 드러리랴고 할 에난 곳 눈에셔 불이 날뜻 하엿섯다 사람으로셔는 참아 못 당할 모욕이엿섯다 악에 밧친 리씨난 잔 앙심을 먹엇섯다 그러고 결심을 하엿섯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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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씨는 일 년 만에 박참판 집을 나섯다 그 소슬대문에 침을 배앗텃다 욕을 하고 눈을 흘기고 주먹질을 하엿다 그래도 아모 시원할 거시 업섯다 져 지옥굴은 면하엿스나 장차 어대로 향할가 할 지금지 쓴 경험을 해 오든 즁에 업든 형용치 못할 셔름이 러올나와 금치 못할 눈물이 오륙월 소낙비 쏘다지 듯 하엿섯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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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반의 집 가문을 흐렷다는 리씨난 과연 용납할 곳이 업섯다 원통하게도 쳡의 누명을 쎳셧스나 손 매듸가 굴거졋슬 이고 알이도 간 몸 이엿섯다 아직도 삼십이 못된 녀자가 길을 헤매며 흙々[흙흙]늣겨 우럿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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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씨는 장변으로 오십원을 엇어 그거슬 미쳔삼아 장사를 시작하엿다 한광우리 쌀 팔고 한광우리 팟 팔고 한광우리 콩 팔아 포갬々々[포갬포갬] 포개언져 머리가 옴쳐지도록 뒤집어 이고 이 곳 져 곳셔 열니난 장을 차자다니며 일 젼 이젼의 리를 바라고 추은날 더운날 무릅쓰고「싸구려々々々[싸구려싸구려]」외치고 다닌다 오날도 왕복 륙십리 장에를 거러갓다 와셔 식은 밥 한슬 엇어먹고 울묵 냉골에셔 쓰린잠이 곤하게 드럿다「아이고々々々[아이고아이고] 다리야 다리야 으흥……그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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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朝鮮文壇(조선문단)』, 192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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