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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내가 잘못 알았는지는 모르겠으나 이때까지에 배운 바에 의하면 지성이란 지식의 환경(기존 사실)에 대한 긍정적 일면과 대립하여 그의 부정적 일면을 가리킴이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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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더 풀어서 말하면 지식은 이미 발견된 세계를 설명할 수 있는 동안은 그 틀(환경)을 긍정합니다. 소위 상식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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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환경은 항상 발전되는 것이라 그 발전된 환경 즉 새로 발견된 세계를 설명하지 못할 때에 지식은 자체를 부정함으로써 비로소 지성에로 지양(止揚)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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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볼 때에 지성이란 어떠한 ‘사실’이 아니고 한 개의 ‘방법’이라 하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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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하면 시방 우리에게는 지성의 옹호가 문제가 아니라 지성의 획득이 당면사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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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지성의 전통이 있었느냐 없었느냐 그것은 달리 연구를 해야만 알게 될 딴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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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현재 우리에게 지성이 없고 온통 상식투성이인 것만은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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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있지 아니한 것’은 빼앗기거나 짓밟힐 염려가 없는 것인즉 기우(杞憂)는 그만두고 어서 바삐 지성의 획득을 해놓고 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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