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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자와 토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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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6. 11
고한승
《어린이》제4 권 제 10호 (1926. 11.)
1
사자와 토끼
 
 
2
옛날 어떤 산속에 몹시 기운이 세고 사나운 사자가 한 마리 있었습니다. 사자는 자기 기운 있는 것만 믿고 산속에 사는 짐승을 만나는 대로 잡아먹고 죽이고 하는고로 여러 짐승은 언제든지 기를 펴고 지내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하루는 여럿이 의논을 하고 사자를 찾아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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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이 서로 약속을 하고 오늘부터 매일 한 마리씩 당신께 가기로 하였으니 잡아 자십시오. 그러면 당신도 평안히 앉아서 배가 부르시고 우리도 안심하고 다닐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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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청하니까 사자도 그 말이 해롭지 아니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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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그렇게 하여라. 그러나 만약 하루에 한 마리씩 오지 않으면 나는 너희들을 모조리 잡아 죽일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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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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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 이튿날부터는 여러 짐승들이 차례차례 사자의 밥이 되려고 죽으러 가게 되고, 따라서 다른 짐승들은 마음 놓고 다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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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어느 날 작은 토끼 한 마리가 사자에게 잡혀 먹히러 가게 되었습니다. 여럿이 가라고 야단을 하니까 가기는 가야겠는데 너무 죽기가 억울하여 느릿느릿 가면서 어떻게 사자를 죽여볼 궁리를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길가에 깊은 우물이 있는 것을 보고 무심히 들여다보니까 우물에 자기의 그림자가 비쳤습니다. 이것을 보던 토끼가 갑자기 무슨 생각이 나서‘옳다. 되었다. 내 꾀로 사자를 죽여버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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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까짓 놈 한 놈 때문에 여럿이 자꾸 죽는 것보다 그놈 한 놈을 죽이는 것이 옳고 마땅한 일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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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기뻐서 춤을 추며 사자에게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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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가 오늘은 먹을 것이 다른 날보다 늦게 오는고로 조급증이 나서 주린 배를 안고 침을 흘리고 있는 판에 토끼가 톡一톡 뛰어오니까 소리를 벌컥 지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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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놈아,무엇을 하고 이제 온단 말이냐? 내가 배가 고파죽겠으니 너를 잡아먹고 내일은 다른 놈들까지 죄다 잡아먹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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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는 아주 공손한 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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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저 늦게 온 것은 저의 탓이 아니라 다른 짐승 때문에 그렇습니다. 용서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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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놈 때문에 늦었단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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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사자가 소리를 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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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말씀드리죠. 내가 여기를 오는데 중간에서 어떤 커-다란 사자가 한 마리 나오더니 어디를 가느냐고 그랬지요. 그래서 당신에게 잡혀 먹히기 위해서 간다고 하니까 그 사자가 하는 말이,이 산에서는 내가 임금인데 내 말을 안 듣고 어디를 가느냐 너를 잡아먹을 사자란 놈은 멀쩡한 도적놈이다. 만약 그놈이 이 산에 임금이라고 하거 든 나에게 오라고 그래라. 나와 싸움을 해서 내가 당장에 이겨놓겠다고 그러겠지요. 그래서 이렇게 늦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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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능청스럽게 이야기를 하니까 사자가 어떻게 분하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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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 있는 데를 가르쳐다오. 감히 날더러 도적놈이라니 그놈을 당장에 죽여놀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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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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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가르쳐드리기는 어렵지 않지만 그 사자는 깊은 성 속에서 살기 때문에 잡기 어려울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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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관없다. 어떻게 하든지 내가 그놈을 혼을 내어놓을 터이니 있는 데만 가르쳐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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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사자가 나섰습니다. 그러니까 토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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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가르쳐드리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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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앞서서 아까 그 우물 근처로 갔습니다.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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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그놈이 당신이 무서워서 깊이 성 속에 숨었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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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우물을 가르쳐주었습니다. 사자는 몹시 분한 김에 우물을 들여다보니까 물속에 자기의 그림자가 비친 것인 줄 모르고 과연 그 속에 사자가 한 마리 숨어 있는 것인 줄 알고 큰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러니까 소리가 우물물에 부딪쳐 다시 돌아 나오는 것을 성 속에 숨어 있는 사자의 소리인 줄로만 알고 분을 참지 못하여 어흥! 소리를 치면서 한숨에 잡아 죽일듯이 물속으로 뛰어 들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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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사자는 그 속에 빠져죽고 토끼는 여러 짐승들과 같이 기쁘게 뛰놀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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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제4 권 제 10호,1926. 11.
【원문】사자와 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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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자와 토끼 [제목]
 
  고한승(高漢承) [저자]
 
  어린이(-) [출처]
 
  1926년 [발표]
 
  동화(童話) [분류]
 
  아동 문학(兒童文學)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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