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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小說)의 초창(初剏)은 당(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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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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小說[소설]의 初剏[초창]은 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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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奇談[기담]이라고 하는 것은 支那[지나]에서는 傳奇[전기], 일본에서는 物語[물어]라고 하는 종류의 소설을 가리킨 것입니다. 역시「이야기책」이나 古談[고담]의 중에 드는 것이지마는, 전에 말씀한 신화·전설·동화와 구별하기 위하여 아직 奇談[기담]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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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小說[소설]이라는 것이 시방 와서는 생활이나 사실을 전개적으로 묘사한 비교적 長篇[장편]의 작품을 의미하지마는, 옛날에는 그렇지 아니하여 소설이란 그 글자와 같이 작은 이야기를 가리키는 것이었읍니다. 동양으로 말하면〈漢書〉[한서] 藝文志[예문지]에 소설가를 해설하되「街談巷語[가담항어] 道聽塗說者之所造[도청도설자지소조]」라 하였으니, 곧 세상에 떠도는 소문을 기록하는 것, 말하자면 시방 신문지의 사회면 기사쯤 되는 것이요, 서양으로 말할지라도 Novella 라는 것은 이태리어로 역시 「小話[소화]」 ─ 작은 이야기를 의미하는 것으로, 옛날의 소설은 동서양 없이 토막 이야기에 不外[불외]하였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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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아무데서는 아낙네가 해산을 하였다든지, 아무개는 늙어서 죽었다든지 하는 보통 尋常[심상]의 일은 본디 이야기거리가 될 것 아니요, 필경은 사실 그것에 신기한 점, 놀라운 맛, 무엇이든지 듣는 이로 하여금 귀를 기울이게 하는 요소가 있어야, 입에서 입으로 옮아다니기도 하고 내지 筆之於書[필지어서]하여 멀리 또 오래 전하기도 할 것이니까, 옛날에라도 소설은 마찬가지 閭巷[여항]의 雜事[잡사]에서도 奇事[기사] 異聞[이문]의 성질을 가진 것에 한함은 진실로 자연한 약속이었읍니다. 해산을 했는데 雙胎[쌍태]는 새로에 三胎[삼태] 四胎[사태]를 했다든지, 옆구리나 배를 트고 나왔다든지, 아낙네가 아니라 사나이가 아이를 낳았다든지 하는, 좀 寄怪味[기괴미]를 가지는 것만이 소설의 자료일 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것을 支那[지나]의 실례로 말한진대〈搜神記[수신기]〉니〈拾遺記[습유기]〉니〈述異記[술이기]〉 〈齊諧記[재해기]〉니〈博物志[박물지]〉니 내지〈神仙傳[신선전]〉이니 〈西京雜記[서경잡기]〉니 하는 종류가 다 그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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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민중의 호기하는 마음이 자라는 동시에 소설의 奇異性[기이성]에 대한 요구도 차차 커지지 아니치 못하고, 다만 실제에 있는 사건에는 턱없는 놀라움을 느끼는 수 없으매, 이에 조그만 사실을 우쩍 잡아 늘이거나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거나 하여서, 민중의 이야기거리를 찾는 마음을 만족하게 하는 말이 생길 밖에 없읍니다. 민중의 구하는 바는 애초부터 들어서 재미있고 생각할수록 신기함에 있고, 결코 이야기의 사실인 여부를 묻고자 아니하는 것이기 때문도 되겠지요. 이 뜻을 맞추어서 假作[가작]하는 소설이 생기고, 또 그 내용과 형식이 복잡화해서 나갔읍니다. 支那[지나]로 말하면 이른바 六朝時代[육조시대]를 치르고 唐代[당대]에 들어와서 일반 문화, 특히 문학 방면의 약진적 발전을 따라서 소설의 위에도 획기적 진보가 나타났읍니다. 제법 一個[일개]의 인물을 중심으로 하여 武勇[무용] 혹 연애 사실을 전개적으로 묘사하는 體式[체식]의 소설이 唐[당] 으로부터 출현하였읍니다. 말하자면 後世[후세]의 의미에 가까운 소설은 지나에서는 唐[당]에 始[시]하였다고 할 것입니다. 물론 唐代[당대]의 소설은 아직 초창기에 있기도 하고 또 과도기에 있기도 하여서 사실의 구조가 오히려 단순하게 생기고, 또 사실보다 문장 詞藻[사조]를 중하게 알아서 거의 글치레 본위의 것이므로, 宋[송] 이후에 다시 一轉[일전]하여 생겨난 諢詞小說(원사소설) 곧 俗語小說[속어소설] ─〈水滸傳[수호전]〉〈演義三國志[연의삼국지]〉 같은 것으로 보면 소설의 本領上[본령상]으로는 심히 어설픈 嫌[혐]을 면할 수 없지마는, 그런 대로 수천 년 동안 이것저것 초목이 번성하던 支那[지나] 문학의 동산에 소설의 꽃이 비로소 요란히 개방한 것이 이것들이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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唐代[당대]의 소설을 그 특색으로부터 이름지어 傳奇[전기]라고 합니다. 대게 常情[상정] 常理[상리]에 초월하는 사건으로 내용을 짜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唐代[당대]의 傳奇小說[전기소설]은 대체로 보아서는 너덧 가지로 구별하여 볼 수가 있으니 ①은 別傳[별전] ─ 正史[정사] 이외의 별로이 다니는 전설 ─ 白樂天[백낙천]의 〈長恨歌[장한가]〉와 한데 붙어 다녀서 조선인에게도 골고루 알려졌다 할 만한 陳鴻[진홍]의 〈長恨歌傳[장한가전]〉 ─ 〈長恨歌[장한가]〉의 읊은 사실을 산문으로 기록한 것 같음이 이 別傳[별전]이란 종류의 一[일]입니다. ②는 劒俠[검협] ─ 신기한 劒術[검술] 혹 무력으로써 난세에 활동하여 抑强扶弱[억강부약]의 의협심을 발휘하는 내용의 것 ─ 隋[수] 말년에 천하의 영웅이 다투어 일어나서 제각기 中原[중원]의 사슴을 붙잡으려 할때에, 張三[장삼]이라 하는 名不知[명불지]의 한 영웅, 수염이 곱실곱실해서 虯髥客(규염객)이라고 부르게 된 한 야심가가 당 太宗[태종]을 보고는 眞天子[진천자]임을 알고 방향을 고쳐 동남 海中[해중]으로부터 海船[해선] 千艘[천소], 甲兵[갑병] 수십만을 몰아 가지고 북으로 夫餘國[부여국]을 들어가서 그 임금을 죽이고 대신 나라를 차지하였다는 사실을 적은 張說[장설]의〈虯髥客傳[규염객전]〉과 같음이 이 劒俠[검협]이란 종류의 一[일]입니다. ③은 艶情[염정] ─ 佳人[가인] 才子[재자]의 연애담 ─ 〈西廂記[서상기]〉의 대본이 된 元槇[원전]의〈會眞記[회진기]〉, 張文成[장문성]이란 자가 則天武后[측천무후]의 宮闈中[궁위중]에 들어가서 그 에로틱한 광경을 보고서 신선에 가탁하여 그 奇遇[기우]를 서술한 것이라는〈遊仙窟[유선굴]〉 (사실은 唐詩[당시]의 一才子[일재자]가 張文成[장문성]의 이름을 빌어 艶情戱事[염정희사]를 詩賦體[시부체]로 纖曲[섬곡]히 賦出[부출]한 것) 같음이 다 이에 속하는 것입니다. ④는 神奇[신기] ─ 神仙[신선]·僧尼[승니]·귀신·요괴의 설화 ─ 꿈에 仙境[선경]에 놀고 혼이 애인을 만나고 동식물의 精靈[정령]이 화하여 사람이 되어 種種[종종]의 풍파를 일으키는 괴담의 類[류] ─ 〈南柯記[남가기]〉니 〈枕中記[침중기]〉니 〈離魂記[이혼기]〉니 〈杜子春傳[두자춘전]〉이니 하는 종류가 그것입니다. 이것들은 대개 아름다운 문자와 훌륭한 고사를 엮어서 문장과 修辭[수사]로써 사람의 눈을 부시게 하기를 목적으로 한 점에서 공통한 특색을 가지고들 있읍니다.
【원문】소설(小說)의 초창(初剏)은 당(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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