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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어(言語)의 현실성(現實性)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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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6.5
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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言語[언어]의 現實性[현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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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文學[문학]에 있어서의 言語[언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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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나 시인이 조선말의 모든 것을 풍부하게 알고 있다는 것은 필요한 일이나, 아무 말이나 함부로 줘어 섬긴다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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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 소설의 예술적 美[미]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언어라는 것은 이미 重言[중언]을 要[요]치 않는 것으로 이러한 언어란 곧 선택되고 精鍊[정련]된 언어가 아니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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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택이나 精鍊[정련]이란 문학의 소재로서의 자연적 대상이 창작과정 중에서 받는 것과 同程度[동정도]의 어떤 주관적인 제한을 받는 그것으로, 이것은 작가의 사회적 위치와 개인적 意向[의향]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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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하면 所與[소여]의 사회생활 가운데서 작가에게 부여된 객관적 위치와 다른 사람들과의 사이에 설정되는 일정한 사회적 관계로 말미암아 인도되는 그 사람의 의지의 방향에 따라 素材[소재]와 같이 언어는 여러가지 사회적 성질을 스스로 체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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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게 말하면 그의 생활의 환경과 체험의 범위 가운데서 소재가 골라지는 것과 같이 언어도 역시 이러한 일정한 조건 내에서 제한 된 것으로서 문학상에 사용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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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우리는 어느 작가의 형식상 개인적인 특징이라 볼 수 있는 것도 그의 작품의 내용상의 것과 일정한 관계 하에서 관찰하는 것이며, 실제로 文學史上[문학사상]의 특정한 形式上流派[형식상유파]라는 것이 외견상의 형식적 유사 뿐만이 아니라. 내용이 이르러서도 일정한 近似[근사]된 관련을 가지고 있었음을 볼 수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여러 사실은 곧 문학의 형식, 또 그 가장 외견적 부분인 언어의 특색이 반드시 내용이라고 불러지는 소재와 사상이 갖는 제약성의 한 개의 연장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며, 반대로는 언어상 또 형식적인 어떠한 특색의 면밀한 관찰이 그 작품의 의미하는 내용상 諸部分[제부분]에까지 투입할 가능성을 주는 것이라고 믿을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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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문학비평에 있어 항상 이 兩個[양개]의 部面[부면]을 동시의 관련된 한 개의 양면으로 관찰치 않을 수 없는 것이며, 창작에 있어서는 한층 이것들은 不可分離[불가분리]의 관계하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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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때문에 양자 가운데 어떤 하나에 대하여서도 批評[비평]은 부당히 편중되거나, 過少[과소]한 관심이 지불될 때 그것은 판단의 정확을 期[기]키 어렵게 되는 것이며, 창작상에 있어도 우리는 양자에 대한 적당한 관심을 잃어버릴 때 문학은 곧 그 결과를 명확하게 드러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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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에 대한 필요한 관심이 부족한 채로 形式[형식]에의 用意[용의]로 기울어질 때 어느 틈엔지 작품이 현저이 形式主義化[형식주의화]하는 결과를 맺는 것이오, 반대로 형식에의 필요한 관심을 用意[용의]함이 없이 내용상의 改變[개변], 擴充[확충]을 기할 때 그 작품은 곧 좋은 내용을 서투른 외형으로 담은 결과를 남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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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것이 다 한꺼번에 무엇에 의하여 달성되느냐 하는 것은 작가에게 있어서는 문학 이전의 상태에 의하여, 즉 관찰하고 생각하고 행위하는 인간으로서의 작가 자신의 실천이 최후의 해답을 與[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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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문학 가운데 형식이라고 부르는 것하고, 내용이라고 부르는 것이 萬里[만리]의 長城[장성]을 가지고 서로 분리된 것이냐 하면 그런 것도 아니오, 또 양자는 실천이란 것으로 말미아마 동시에 제공되는 평등한 어느 물건의 兩端[양단]이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이러한 견해는 形式論理的[형식논리적]이라고 부를 수 있는 하나의소박한 論理主義[논리주의]이고 틀린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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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담을 수 있는 그릇과 가루를 담을 수 있는 그릇과 기체를 담을 수 있는 그릇이 다르듯이 형식적인 것이란 그 내용에 의하여 각각 결과되는 물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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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루를 담는 그릇은 가루가 새이지 않게 된 것이므로 거기다가 물을 담으면 물은 새어 버린다. 또 물을 담는 그릇은 밑은 꼭 맥혔다 하더라도 우리는 앞만 뚫러도 상관 없을 뿐더러 오히려 편의상 위에 큰입이 뚫려야 하는 것이나, 기체를 담는 그릇은 위가 꼭 맥혀야 할뿐더러 밑도 물 담는 그릇보다는 훨씬 단단해야 한다. 이것은 그 내용에 대하여 형식, 용기가 꼭 합리적으로 제약되는 기물의 비근한 예로, 문학의 그것에 비할수 없다 할지 모르나 문학상의 사실도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내용에 의하여 하나의 합리적인 제약하에 있음은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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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이전의 생활과 실천의 諸經驗[제경험]이 문학에게 주는 첫째의 구속은 직접으로 내용이고 간접으로 형식이다. 아무리 형식적인 것이 성취된 후에 일체의 사상, 소재가 영위되더라도 그것은 하등이 사실을 부인하는 論據[논거]는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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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러냐 하면 제작되는 순서로서 창작의 道程[도정]이 실천과 맺는 관계를 설명코자 하는 견지는 마치 물을 옷뚝하고 동그랗게 세워 놓고 독을 만들지 않고 気体[기체]를 깎아 놓고 탱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고, 그 용기들이 담어질 물체의 제약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과 똑같은 愚論[우론]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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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이러한 견지는 또 하나 형식적인 것 가운데 가장 외적인 언어라는 것이 실제로는 표현의 대상인 소재나 사상과 전혀 분리하여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유력한 사실에 의하여 전혀 完膚[완부]없이 反駁[반박]된다. 언어는 단순한 아! 후! 하는 間投辭[간투사]로부터‘國家’[국가],‘政治’[정치]하는 복잡한 名詞[명사]에 이르도록 모두가 일정한 무엇을 의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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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하는 대상없이 언어는 없는 것이다. 개의‘멍! 멍!’짖는 소리나 소위‘엄매! 엄매?’하는 소리는 언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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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학에 있어 이러한 학설을 빈정거려서‘멍멍設[설]’이라 하고, ‘아! 하! 하!’로 言語起源[언어기원]을 삼는 것을 역시 놀려서‘앗하하 테오리(噫噫說[희희설])라고 하고 우슴꺼리를 남긴데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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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언어란 항상 의미하는 대상 그것의 반영이며, 인간은 이것없이 思惟[사유]할 수는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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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단순한 표현으로서의 한 개 한 개의 단어는 연결되어 文章論理[문장논리]가 되어 思惟[사유]하고 표현하는 수단이 되어 삼라만상을 묘사하고 생각한 바를 종합적으로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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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나는 밥을 먹겠다라는 데는 수 많은 말 가운데서‘네가’아니라 ‘나는’‘밥이’아니라‘밥을’‘먹었다’가 아니라‘먹겠다’등의 특정의 말이 선택된 것이며, 그것은 필요한 일정 방향으로 체계를 이루어 문장으로서 성립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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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이 말을 분해한다면 먹기 때문에‘똥’이 아니라‘밥’이 선택된 것이며, ‘밥을’버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소용되기 때문에‘먹겠다’란 말이 필요하였다. 또한 다른 사람이 배가 고프기 때문에 밥이 소용되는 것이 아니라, 내 배가 고픔으로 ‘네가’혹은‘아무개가’가 아니라‘나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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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短句[단구] 가운데 등장한 단어는 물론 각개의 내용하는 대상을 가장 명확히 의미하고 있을 뿐더러‘내가 밥을 먹겠다’는 말은‘내가 밥을 먹겠다’는 그 사실에 완전히 일치하여 文章化[문장화] 되어 이곳에는 나의 행위 가운데 있는 한 개 사실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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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때문에‘나는 밥을 먹겠다’가 아니라‘나는 밥을 먹었다’로, 즉‘겟’字[자]하나가‘엇’字[자]로 변하는 것으로도 미래가 과거로 변하고, 밥을 먹겠는가? 고 주인이 물을 경우에 前者[전자]에 있어서는 나는 밥을 먹을 것이고 後者[후자]에 있어서는 못먹게 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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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이 短句[단구] 가운데 몇가지 단어는 되는 대로 무엇이고 의미한 것이 아니고 꼭 필요한 것은 소재를 적절히 의미하고 있으며, 한 字[자]도 바꿀 수 없이 거의 절대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의 결과로 章句[장구]를 이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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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이 말은 완전한 현실성의 表象[표상]으로서 1분의 다른 여유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이 가운데는 一貫[일관]한 합리성이 지배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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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언어의 소박한 자연적 상태라고 지칭할 수 있는 것이나 우선 우리는 실제 이야기 되고 있는 언어, 즉 예술에 대하여 素材[소재]로서의 언어를 이런 것이라고 가정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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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물론 일상 회화에도 또 藝術的[예술적] 形象[형상] 중의 언어에도 언어의 다른 현상상태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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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이야기가 갖는 의미란 会話[회화]나 문학에서 여하한 精鍊[정련] 加工[가공]을 받든지, 언어가 언어인 이상 이 기본 성질의 제약하에서 있음을 한번 확인함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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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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