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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 11. 29
박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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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상실의 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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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젊은이의 양지」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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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회상」을 발표함으로써 전후의 아메리카 영화감독으로 특이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조지 스티븐슨은 근 4년간의 시일을 두고 이 영화 제작에 그의 대부분의 정력을 경주하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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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1949년의 여름 그가 디어도어 드라이저의 명작소설 『아메리카의 비극』을 선정함에 있어 제1차 전후의 로스트 제너레이션의 비극과 제2차 대전 후의 세상에 공통되는 문제는 결코 다름이 없다는 것을 통감한 끝에 그 영화화를 결정하였다. 드라이저는 이미 누구나 다 아는 바와 같이 아메리카 문학의 역사에 있어서 종시일관하여 타협할 줄 모르는 자연주의의 투장(鬪將)이었으며 그는 이 세상에 있어서의 생존은 전연 의미와 이유를 가지지 않는 것이라고 확신하며 생활의 결정적인 힘은 물리, 화학적인 반동이라고 믿고 생의 영위는 인간이란 선인과 악인이 아니라 강자와 약자만이 구분되는 것이라고 결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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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으로써 물질적 자연주의가 구극적으로 도달한 것은 현대 아메리카에 있어서의 약자의 고립과 그 결말의 비극성이다. 가난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난 조지 이스트맨(원작은 클라이드 그리피스)은 남들과 같이 행복을 꿈꾸며 어떻게 하든지 출세하려고 한다. 그리하여 그는 도시에 나가 마침 커다란 회사의 사장인 그의 숙부의 힘으로 세속적인 출세의 제1보를 내디디는 것이다. 그 후 이스트맨은 사교계에서 그 지방의 명가의 딸 안젤라와 사랑하게 된다. 허나 그 전의 여자 앨리스의 존재는 그의 출세와 지금의 지위에 큰 장해를 초래할 우려가 있었으므로 살해할 것을 결심한다. 그러나 살인은 하지 않았는데 우연한 배의 침몰은 그로 하여금 모살의 판결을 받게 한다. 원작이나 영화나 그 스토리에는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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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슨은 현대에 있어서 적어도 가난한 자의 입장과 그가 살아 나가는데 형성되는 비극의 경우는 주동적인 것이나 그 반대의 것이라 할지라도 ‘참으로 알맞은 경우’라고 생각하고 있다. 전후에 있어서 젊은 세대는 자기를 발견할 만한 아무 체험도 조건도 구비되지 못했다. 그저 어떤 야욕과 주제 넘은 욕망 때문에 자기는…… 진실한 인간성은 점차 상실되어 가고 이는 하나의 불길한 공통된 세대로서 불리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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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이스트맨은 결코 한 사람이 아니라 물질의 지배와 그 환경 속에 사는 세계 어떤 나라에서도 손쉽게 찾을 수 있는 전형적인 청년이다. 그는 의식의 확립도 애정의 조정(調整)도 모르며 단지 현재에서 미래에 걸칠 출세와 사랑의 한 줄기 길을 택하면 인간은 즐거운 것이라고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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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그는 전기의자를 향하여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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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의 양지」는 좋은 원작을 얻고 훌륭한 제작 스태프의 손으로 전후의 가장 우수한 영화로서 우리들 앞에 나타났다. 1925년 즉 이 원작이 발표되던 해로부터 오늘날 근 20년이 흘렀다. 그러나 그때와 지금 현실의 냉혹과 정신의 상실은 동일하다. 몽고메리 클리프트는 조지 이스트맨이란 맡은 역에서 어떤 상징적인 불행한 현대의 청년으로 관객을 압도적으로 끌고 가고 있다. 감독 조지 스티븐슨은 드라이저 이상의 냉엄한 태도와 이 현대사회의 비극을 동정이나 감상도 없이 무서울 정도로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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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의 양지」는 현대 아메리카 영화의 앞으로의 진로에 큰 지표가 될 것이며 지금까지의 저속한 영화 문화의 향상을 말하는 것 같다. ‘자기 상실의 세대’의 좋은 관념은 영화에 있어서나 또는 우리들에게 처하여서나 항시 부단한 자기반성을 권유할 것이며 이것은 마치 조지 이스트맨이 살인은 결코 하지 않았으나 지금까지의 스스로의 경우가 살인한 것과 다름없었다…… ‘한 여자가 죽어갈 때 구출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여자만을 생각했다……’ 는 것을 통감하고 처음으로 참다운 인간으로 돌아가듯이 요즘에 와서의 아메리카 영화 제작의 의도는 「젊은이의 양지」를 계기로 좋은 길을 걷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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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1953. 11. 29)
【원문】자기 상실의 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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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인환(朴寅煥)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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