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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정(子正) 뒤의 괴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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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11
채만식
1
子正[자정] 뒤의 怪女子[괴여자]
 
 
2
자정이 지난 뒤.
 
3
손님을 작별하느라고 큰길로 통한 골목 어귀에 나서니 새촘한 바람이 오싹 살을 죈다. 오려는 겨울의 예고다.
 
4
자동차가 호기를 부리고 지나간 뒤로 으슴푸레한 가등(街燈)에 사람의 그림자가 다문다문 움직인다.
 
5
“잘 가게.”
 
6
“잘 가게.”
 
7
인사를 하고 돌아서려 하는데 짜박짜박 소리가 나며 선뜻 눈에 띄는 여자 하나가 획 옆을 지나쳐 앞을 서서 골목쟁이로 들어간다.
 
8
세번째 보는 여자다.
 
9
한번은 한강에서……
 
10
보트를 타다가 와서 옷을 입느라니까 어디선지 많이 본 듯한 여자인데…… 안경을 쓰고 머리를 지지고 얼굴이 둥글납작하고 표정이 엄숙하면서 변화가 있어 보이는.
 
11
같이 온 사나이는 귀인성없는 충청도 사투리를 쓰는 까스럽게 생긴 중년신사.
 
12
두 남녀는 부부간이 아니라고 할 아무런 꺼림새도 없이 맥주에 과일에 사이다에 담배에……를 사서 싣고 보트를 저어나갔다. 유쾌한 모던 부부라고 생각하였다.
 
13
두번째는 까페 뻬비 앞 어둠침침한 처마 밑에서.
 
14
번잡한 거리라 그러한지 여자는 비실비실하며 사동(寺洞)길로 올라가려 하고 남자는(한강에 같이 왔던 그 남자) 전동(典洞)길로 돌이키면서 무엇인지 미진한 것이 있는 듯이 안달은 소리로 “내일 와요” 한다.
 
15
여자는 던지는 말을 뒤꼭지로 받으며 “봐야 알아요” 해버린다. 부부인 줄 알았더니 아직 먼 모양이다.
 
16
세번째가 오늘 밤이다.
 
17
그렇지 아니하여도 풍더분한 육체에 푹 덮이는 외투를 입고 앞을 서서 가는 윤곽, 더구나 부절(不絶)히 동요되는 중반신은 유혹적이요 에로다.
 
18
그 남자는 어디 두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나며 뒤이어 대관절 어떤 여잘까? 하는 호기심이 바싹 난다.
 
19
그렇다고 쫓아가서 물어볼 수도 없고……앞으로도 여러 번 만나게 될 터인데 아주 꺼림칙하게 마음 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불가해의 존재다. 누구일까? 무엇을 하며 어디 사는가?
 
 
20
<別乾坤[별건곤] 1930년 11월호>
【원문】자정(子正) 뒤의 괴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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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정 뒤의 괴여자 [제목]
 
  채만식(蔡萬植) [저자]
 
  별건곤(別乾坤) [출처]
 
  1930년 [발표]
 
  수필(隨筆)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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