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전문 보기 - 홍수(洪水) 뒤

◈ 홍수(洪水) 뒤 ◈
《카탈로그》 본문	1937.6.24 임화

1

홍수 뒤

2

하나도 아니었고,

3

둘도 아니었다.

4

활개를 젓고 건너가,

5

죽지를 늘이고 돌아온

6

이 항구의 추억은,

7

참말 열도 아니었다.

8

그러나 굳건하던

9

작고 큰 집들이

10

터문도 없이 휩쓸려간

11

홍수 뒤,

12

황무지의 밤바람은

13

너무도 맵고 거칠어.

14

언제인가 하루 아침,

15

맑은 희망의 나발이었던

16

고동소린 오늘밤,

17

청춘의 구슬픈 매장의 노래 같아야,

18

고향의 부두를 밟는

19

나의 무릎은 얼듯 차다.

20

긴 밤차가 닿는 곳,

21

나의 벗들을 사로잡은

22

차디찬 운명 속에서도,

23

청년의 자랑은

24

꺼지지 않는 등촉처럼 밝았으면……

25

아아 이 하나로 나는

26

평생의 보배를 삼으련다.

【원문】홍수(洪水)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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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 : 2022년 06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