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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7.3.18
김유정
1937년 3월 18일 오랜 벗인 안회남에게 쓴 편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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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승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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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승아. 나는 날로 몸이 꺼진다. 이제는 자리에서 일어나기조차 자유롭지가 못 하다. 밤에는 不眠症으로 하여 괴로운 時閒을 원망하고 누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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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猛熱이다. 아무리 생각하여도 딱한 일이다. 이러다는 안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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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 道理를 채리지 않으면 이 몸을 다시 일으키기 어렵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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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승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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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참말로 일어나고 싶다. 지금 나는 病魔와 최후 담판이다. 興敗가 이 고비에 달려 있음을 내가 잘 안다. 나에게는 돈이 時急히 必要하다. 그 돈 이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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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승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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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돈 百圓을 만들어 볼 작정이다.동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네가 좀 助力 하여 주기 바란다, 또다시 探偵小說을 번역하여 보고 싶다. 그 外에는 다른 길이 없는 것이다. 허니 네가 보던 中 아주 大衆化되고 흥미 있는 걸 로 한둬 卷보내 주기 바란다. 그러면 내 五十日 以內로 번역해서 너의 손으로 가게 하여 주마. 허거든 네가 極力周旋하여 돈으로 바꿔서 보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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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승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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勿論 이것이 無理임을 잘 안다. 無理 를 하면 病을 더친다. 그러나 그 病을 위하여 엎집어 無理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나의 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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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돈이 되면 우선 닭을 한 三十마리 고아 먹겠다. 그리고 땅군을 들여 , 살모사 구렁이를 十餘뭇 먹어 보겠다. 그래야 내가 다시 살아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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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궁둥이가 쏙쏙구리 돈을 잡아 먹는다. 돈, 돈, 슬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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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승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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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막다른 골목에 맞닥드렸다. 나로하여금 너의 팔에 依支하여 光明을 찾게 하여 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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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즘 가끔 울고 누워 있다. 모두가 답답한 사정이다. 반가운 소식 전해다우. 기다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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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月 十八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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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裕貞으로부터
【원문】필승전(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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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유정(金裕貞) [저자]
 
  1937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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