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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1. 9. 7

이효석

비상의 추(秋)와 나의 독서

6주일 동안이나 입원하고 있으면서 간간이 미열이 있는 까닭에 월간잡지를 들척거린 것이 기껏 단행본으로는 모라의 『불란서 패전기』와 만의 『마산(魔山)』 제5장까지를 읽은 것이 소득이라고 할까.

미열이 삐지 않은 것은 이 지리한 『마산』의 탓이었던 듯하다. 『마산』의 주인공도 평지에서 든든하던 사람이 이 고산의 요양소를 찾은 날부터 미열을 내면서 드디어 병을 가지게 되었다. 이웃 병실이 모두 발열의 환자들인 까닭에 내 열도 전염되고 암시를 받았던 것인 듯하다. 퇴원 후 까딱 열이 없는 것을 보면 『마산』은 아무에게나 권하기 어려운 마서(魔書)일 듯 싶다.

❋ 매일신보 1941. 9. 7

【원문】비상의 추(秋)와 나의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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