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S 여러분! 반갑습니다.    [로그인]
키워드 :
한글 
◈ 심대(深大)한 불교(佛敎)의 자극(刺戟) ◈
카탈로그   본문  
최남선
1
深大[심대]한 佛敎[불교]의 刺戟[자극]
 
 
2
반도의 奇談文學[기담문학]을 고찰하자면, 우선 唐代[당대]의 傳奇小說[전기소설]에 관한 사실을 대강 짐작해 두어야 합니다. 왜 그러냐 하면, 반도 古代[고대]의 기담은 실상 唐[당] 소설의 一傍系[일방계], 分枝[분지]쯤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전부가 그런 것은 아니지마는, 대부분이 그러함은 가릴 수 없는 사실입니다. 반도에 문학다운 문학이 실상 이 기담으로부터 시초되고, 반도뿐 아니라 물 건너 일본의 고대문학 ── 物語文學[물어문학]이 반도 문학의 一分枝[일분지]임을 생각하면, 唐[당]의 소설은 결코 唐[당]만의 소설이 아니라, 실로 전동방 一時代[일시대] 문학의 모태로, 좀 더 우리의 주의를 끌어야 할 것입니다.
 
3
반도 문학의 생성과 발달에 대하여 또 하나 큰 거름이 된 것은 불교 입니다. 반도인의 생활에 사상을 주고 예술을 주어, 그의 문화에 무엇보다 큰 광채를 더한 불교는 문학, 특히 초기의 기담 소설에 대하여도 深大[심대]한 자극이 되고 풍부한 재료를 공급하여, 누구보다도 많은 공헌을 하였읍니다. 반도 古代[고대]의 정신 생활이 외래의 영향에 있어서 支那[지나]의 것을 받았느냐 인도의 것을 받았느냐 할 것 같으면, 우리는 도리어 인도의 영향 이 더 컸음을 지적하지 아니치 못합니다. 줄잡아도 불교가 들어온 이후에는 사회의 지식 계급도 불교인이요, 문화의 원동력도 불교이어서, 가장 신선한 문화 현상이 죄다 불교를 에둘러 존재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분위기의 중에서 胚胎[배태]되어 나오는 문학이 깊은 관계를 불교에 가짐은 당연한 일입니다. 더구나 사상의 나라인 인도는 동시에 설화의 나라요, 불교 敎理[교리]의 표현은 많이 문학적, 특히 戱曲的[희곡적] 기교를 빌인 것이어서, 이른바〈八萬大藏經[팔만대장경]〉이 一面[일면]으로는 기담 소설의 바다쯤 되어, 불교의 유행이 그냥 기담 소설의 전파를 의미하는 것이었읍니다. 〈삼국유사〉는 본래 불교인의 손에 時院間[시원간]의 재료를 주로 하여 저술된 것이며, 그 중에는 저절로 불교적 기담이 꽤 많이 수록되어 있읍니다. 본래 이 책은 불교의 선전과 國史[국사]의 보충을 위하여 저술된 것이요 문학적 목적을 가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당시에 행하던 기담의 전부 혹 大部[대부]를 여기서 보는 수는 없지마는, 그래도 순수한 설화도 있고 사실과 설화가 어울려 생긴 것도 있어, 꽤 다방면에 걸치는 당시 기담의 내용을 우리에게 보여 줍니다. 특히 불교적 기담으로 그러함은 무론입니다.
 
4
山岳[산악]의 개발에 관한 이야기 ── 조선에는 세계에 짝을 보지 못하는 가장 신성한 의미의 산악 숭배가 행하여서, 산악이 고유 종교에 있어서도 중요한 지위를 가졌었는데, 불교가 들어오매 이것을 차차 불교의 속으로 거두어들여서, 하나 하나씩 불교의 靈場[영장]을 만드는데, 거기 관하여 일일이 갸륵한 불보살의 영감을 나타내는 이야기와 고명한 중의 고심하는 이야기가 성립하여 있읍니다. 이를테면 義湘法師[의상법사]가 관세음보살이 東海邊[동해변] 菴窟[암굴]에 계심을 듣고 시방 襄場[양장] 洛山寺[낙산사]의 터를 잡게 된 이야기 ── 洛山[낙산]이란 것은 인도에서 관세음보살은 해변 補陀洛迦山[보타낙가산]에 거주하신다 하므로 補陀洛迦[보타낙가] (譯[역] 小白華[소백화])에서 洛字[낙자] 하나를 떼어 쓰는 것입니다. 관세음은 불보살 중 가장 보편히 신앙되시는 어른이요, 낙산사는 반도에 있는 관세음 신앙의 最高[최고] 靈場[영장]이므로, 낙산사에 관하여는 義湘[의상]의 開山說話[개산설화] 이외에도 元膮[원효]·梵日[범일] 등 유명한 祖師[조사]를 끄집어넣은 靈異談[영이담]이 二重[이중] 三重[삼중]으로 얽혀 있읍니다. 일찌기 말씀한 일이 있는 調信[조신]의 꿈 이야기도 이 관세음의 영검을 나타내는 이야기 끄덩이의 하나일 따름입니다.
 
5
江陵[강릉]의 五臺山[오대산]에는 慈藏法師[자장법사]의 신비한 開山說話[개산설화]가 있읍니다. 불교에서는 지혜를 대표하는 보살에 文殊[문수]라는 어른이 있어서, 이 어른은 淸涼山[청량산]에 거주하신다 하는 말이 있읍니다. 이 보살이 이미 이상적으로 생긴 어른이요, 보살의 國土[국토] ── 하나씩 가지고 계시는 세계란 것도 역시 이상적의 것이요, 또 그 淸凉[청량]이라는 것이 물론 이상의 대표쯤 되는 것이지마는, 사람의 신앙 생활에 있어서는 모든 것이 어디까지든지 實在[실재] ── 실제에 존재하는 것이라야 하고, 또 한 걸음 내켜서는 인도의 것으로 그러함보다 다 각기 저희 사는 나라 안에 그 어른을 모시고 싶어 짐이 또한 인정이라 할 것입니다. 위에 말한 관세음보살의 補陀洛迦山[보타낙가산]도 본디는 인도 南端[남단]의 해안 Malaya 山系[산계]에 있는 一山[일산]이라는 것이지마는, 支那[지나]에서는 浙江省[절강성] 會稽道[회계도] 定海縣[정해현] 에 속하는 舟山群島[주산군도] 中[중]의 一島[일도]를 普陀山[보타산]이라 하여 관음의 靈場[영장]으로 一世[일세]에 저명하고, 일본에서는 和歌山縣[화가산현] 紀伊國[기이국] 東牟婁郡[동모누군] 肋智村[륵지촌]의 해변을 補陀洛山[보타낙산]이라 하여 역시 관음의 靈場[영장]으로 역사상에 유명하고, 조선 반도에서는 그것을 襄陽[양양]의 해변에 설정한 것입니다.
 
6
이제 文殊菩薩[문수보살]의 청량산도 支那[지나]에서는 山西省[산서성]의 동북부(五臺縣[오대현]의 북방) 에 있는 五臺山[오대산]이 文殊菩薩[문수보살]의 계시는 곳이라 하여, 後漢[후한] 시절에 이미 사찰의 건립을 본 뒤로, 支那[지나] 三大靈物[삼대영물]의 一[일]로, 다만 支那人[지나인]뿐 아니라 塞外[새외]의 여러 민족과 조선·일본 등의 儒敎人[유교인]들도 많이 여기 순례 들어가서 文殊[문수]의 眞身[진신]을 뵈오려고 애썼읍니다. 그리하는 동시에 문수보살이 계시는 오대산을 역시 저희 國土[국토] 안에 두기를 생각하여, 일본에서는 土佐國[토좌국] 長岡郡[장강군](高知縣[고지현]의 동방, 시방 五臺山村[오대산촌])에 五臺山[오대산]을 만들고, 반도에서는 脊梁山脈[청량산맥]의 중에서 시방 강릉의 五臺山[오대산]이 문수보살의 계시는 곳이라고 숭상되었읍니다.
【원문】심대(深大)한 불교(佛敎)의 자극(刺戟)
▣ 커뮤니티 (참여∙의견)
내메모
여러분의 댓글이 지식지도를 만듭니다. 글쓰기
〔평론〕
▪ 분류 : 근/현대 수필
▪ 최근 3개월 조회수 : 9
- 전체 순위 : 4860 위 (4 등급)
- 분류 순위 : 1018 위 / 1835 작품
지식지도 보기
내서재 추천 : 0
▣ 함께 읽은 작품
(최근일주일간)
• (1) 꽃나무
▣ 참조 지식지도
▣ 기본 정보
◈ 기본
 
  최남선(崔南善) [저자]
 
  # 문학평론 [분류]
 
◈ 참조
  불교(-)
 
 
▣ 참조 정보 (쪽별)
백과 참조
목록 참조
외부 참조

  지식놀이터 :: 원문/전문 > 문학 > 한국문학 > 근/현대 수필 카탈로그   본문   한글 
◈ 심대(深大)한 불교(佛敎)의 자극(刺戟) ◈
©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2년 08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