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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어빙 씨 스케치북의 립 밴 윙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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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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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어빙氏[씨] 〈스케치북〉의 「립 밴 윙클」
 
 
2
異境[이경]에 들어가서 세월이 어긋나는 투의 이야기는 서양에도 많이 있는 바니, 워싱턴 어어빙 씨의 〈스케치북〉으로 말미암아 널리 세인에게 알려진 허드슨 강변 립 밴 윙클의 이야기가 역시 그 일례입니다. 다만 서양에 있는 이런 이야기의 특색은 인간과의 세월 어긋남이 대개 잠자는 동안에 생겼다고 하는 점입니다. 이러한 이야기는 說話學上[설화학상]에 립 밴 윙클 투의 이야기라 부르고 어어빙 씨의 기록한 립 반 윙클은 북미 지방을 무대로 하였지마는, 이러한 이야기는 독일 지방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고, 그 어느 것은 립 밴 윙클 이야기와 똑같은 것도 있음으로써, 이 이야기의 근본은 구라파에 있는 것으로 학자들이 생각하는 터입니다. 우선 독일의 하르쯔 地方[지방]에 行[행]하는 一例[일례]를 들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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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르쯔 산 밑에 카알 카쓰라는 양 치는 사람이 있어, 날마다 양을 끌고 하르쯔 산상으로 올라가서 풀을 뜯기는데, 언덕의 한편에 옛날 성벽 나머지가 있고, 그 양 끝이 높은 언덕에 연접하고 그 속에 平正[평정]한 바닥이 있어, 그 속에 양을 집어넣어 두면 성벽에 가려서 양을 도둑맞을 걱정이 없으므로, 카쓰가 날이 늦어서 양을 몰고 집으로 내려오기가 거북하면 양을 성안으로 몰아넣고 성문을 단단히 잠가 두는 일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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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이렇게 하고 있는데, 제가 가장 사랑하는 염소 한 마리가 없어진 지라, 웬 일인가 하고 열심으로 찾아 보되 보이지 않더니, 이튿날 가서 보니 그 염소가 여전히 양의 떼에 들어 있었다. 이런 일이 가끔 있으므로 이상하게 생각하여, 하루는 염소가 없어졌을 때에 어디로 빠져나가는가 하고 자세히 살펴 본즉, 어느 귀퉁이에 좁은 暗門[암문]이 있고 그리고 빠져나가 보니 훤한 洞口[동구]가 있고, 거기 옥수수가 많이 떨어져 있었다. 더우기나 이상한 생각을 하고 있는데, 별안간 頭上[두상]에서 말의 울음소리가 나므로 놀라서 쳐다본즉, 바위 위에 말이 많이 매여 있으므로, 별일도 다 많다 할 참에 홀연 「카알 카쓰야」 하고 제 이름을 부르면서 洞口[동구] 안으로부터 사람이 나오는데, 본즉 조그맣게 생긴 꼬맹이 사람이 뾰족한 모자를 쓰고 새빨간 웃옷을 입고, 손을 쳐들어 「이리 오라」고 한다.
 
5
오라는 대로 그에게로 가서 이끄는 대로 따라간즉 한참 만에 石壁[석벽]에둘려 있는 넓은 바닥으로 이르는데, 거기는 옛날 그림에서나 보던 야릇한 복색을 한 기사 몇 사람이 「바늘 아홉」이라는 장난을 하다가 카쓰를 보고, 말은 없이 손짓으로만 바늘을 주워다 올리는 소임을 하라 하여 그대로 한참 하였다. 그러다가 그네들이 먹는 술을 얻어먹은즉 그 맛이 비상히 좋아서 형언할 말이 없으며 한참 만에 고달파서 시그러져 잤더니, 잠이 깨어 눈을 떠서 보니 자기는 처음 있던 옛 성터에 있고 양들은 간 곳이 없으며, 팔다리를 펴 보니 뻣뻣하여 장작개비와 같으며, 모자와 신을 본즉 본시는 새것이었는데 하룻밤 동안에 어느새 노닥노닥 썩어버렸다. 이것이 웬 일인고 하고 집으로 돌아와 본즉, 식구가 간 곳 없고, 자기를 알아보는 이가 없으며, 동리를 나가 보니 모든 광경이 일변하였는데, 늙수구레한 사람을 붙들고 내가 아무로라고 한즉 그제서야 여러 사람이 카쓰를 알아보았다. 그가 행방불명된 지가 그 동안 二○[이공]년이었다.
 
 
6
하는 것 같음이 있읍니다.
 
7
또 하나를 말씀하면,
 
 
8
보히미아에 브라니크라는 산이 있고 山下[산하]에 커다란 옛집이 있어 외벽은 죄다 수정으로 만들었는데, 이 집 안에 보히미아의 영웅 뷴체르왕이 그 기사들을 데리고 긴 잠을 자다가, 국가에 큰 患難[환난]이 있으면 곧 잠을 깨어 나와서 걱정을 펴 놓는다는 전설이 있다. 한번은 그 부근에 사는 대장장이 하나가 밭에 가서 일을 하고 있는데 서투른 사람이 하나 와서 나를 따라오라고 하거늘, 따라간즉 산중에 큰 집이 있고 허다한 기사들이 말머리에 그 고개들을 틀어박고 곤하게 잠들이 들었는데, 대장장이 불러간 사람이 다정히는 연장들을 가져다 놓고, 이것으로써 말들의 대갈을 갈되 절대적으로 기사들의 몸을 건드려서는 아니된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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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장이가 황송하게 명을 받들어 곱게 일을 하여 말의 대갈을 죄다 갈고, 맨 나중에 실수하여 한 기사의 몸을 건드리니 기사가 즉시 눈을 떠 보고 「때가 되었느냐」 하여 불러 가던 사람이 「아니오, 아직 못 되었소」 한즉 기사가 도로 잠이 들었다. 대장장이가 하직을 고하매 불러 가던 이가 酬勞(수로) 값이라 하여 헌 대갈을 말끔 내어주거늘 받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 보니, 그가 밭에서 종적을 감춘 지 벌써 二[이]년을 지냈으며, 헌 대갈을 집어내어 보매 그것이 죄다 순금으로 변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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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것 같은 이례에 속하는 것도 있읍니다.
【원문】어어빙 씨 스케치북의 립 밴 윙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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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2년 08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