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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龍)의 신변위맹(神變威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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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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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 神變威猛[신변위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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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인간에 나와 사는 용녀가 그 본형을 잘 보이려고 하지 않는 형식의 이야기는 동방 민족의 사이에 보편히 행하던 바인 양하여, 고대 신화 중에 이 유례가 많이 발견됩니다. 아까 말씀한 神武天皇[신무천황]의 조부 되는 彥火火田見尊[언화화전견존]이 해신의 따님 豐玉毘賣命[풍옥비매명]을 장가들어 지내다가 마님이 아기를 배어 해산할 때가 이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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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에 따라 산실을 짓고 마님이 산실로 들어가면서 남편께 말씀하기를, 「우리 異國人[이국인]은 해산을 하려면 본국의 형상을 하고 낳은 법이니 행여 들여다보지 마시오」 하였더니, 남편이 하도 야릇하여 그 아기 낳는 모양을 엿본즉, 기다란 용의 몸을 하고 꿈틀꿈틀하거늘, 깜짝 놀라 도망가버렸다. 마님이 남편의 엿본 것을 알고 부끄럽게 생각하여, 아이를 낳아 놓고 「나는 본래 언제까지라도 해중의 본국에서 이 나라로 무상출입할 생각이러니, 이제 내 형상이 드러났으니 부끄러워 다닐 수 없소」 하고 그만 해중과 인간과의 통로를 막고 본국으로 들어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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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이야기도 고려 王[왕]씨 선조의 이야기와 대개 같은 套式[투식]입니다. 또 일본의 고대 民譚[민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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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느 해변에 浦島太郞[포도태랑]이라는 어부가 살더니, 하루는 노상에서 여러 아이가 남생이 한 마리를 못살게 굶을 보고 그것을 사서 살려 보내었다. 며칠 뒤에 남생이 한 마리가 나와서, 전일의 치사를 하고, 용궁성을 구경시켜 드리리다 하므로, 그 등을 타고 해중으로 들어가니 거기는 평생에 보지 못하던 훌륭한 세계가 있고, 대궐은 금 ․ 은 ․ 산호로 꾸며서 눈이 부실 지경이었다. 용왕님 따님의 사랑을 받아서 三[삼]년간을 지내더니 홀연 고향 생각이 간절하므로 하직을 고한즉, 용녀가 情表[정표]로 손그릇 하나를 주면서 이것을 가지고만 있고 열어 보지는 말라고 당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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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으로 나와 보니 용궁의 三[삼]년이 인간에서는 몇백 년을 지난지라, 저의 집과 부모가 다 간 곳이 없고, 전에 알던 사람이 하나도 없으므로 대단히 感悵[감창]하여 용녀에게서 받은 그릇을 열어 본즉, 그 속에서 하얀 연기가 소르르 솟아 올라가더니만, 금세 젊던 浦島[포도]가 그만 백발노인이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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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이야기의 용녀의 약속을 어기다가 낭패를 보는 대문은 역시 동일한 套式[투식]에 속하는 것입니다. 이 여러 이야기의 說話學的[설화학적] 의미는 무엇이든지, 여기서는 해중에 용궁이 있다는 관념이 동방 고대에 널리 행한 사실을 붙잡으면 그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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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支那[지나] 고대 사상에도 임금을 용에 비하는 일이 없지 아니하지마는, 신라 시절에는 이 관념이 유난하여 심지어 대궐을 속어에 용궁이라고 하였음이 옛날 기록에 실려 있으며, 일변 신라 시절에는 조정과 용궁과의 사이에 친밀한 교통이 행하였다는 전설이 많아서, 三國統一[삼국통일]을 완성한 文武王[문무왕]은 돌아간 뒤에 동해의 용이 되어서 나라를 지켰다 하고, 그 아드님인 神文王[신문왕] 시절에는 동해 용왕이 神竹[신죽]을 바쳐 유명한 萬波息笛[만파식적]을 만들어 나라를 다스리는 上[상]에 神靈[신령]한 효험이 있게 하였다 하고, 憲康王[헌강왕] 시절에는 동해 용이 七子[칠자]를 데리고 왕의 앞에 나타나서 경축하는 가무를 올리고, 한 아들 處容[처용]이란 이를 머물러서 나라일을 보게 하였다는 말이 당당히 국사에 올라 있는 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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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모든 사실로써 미루어 보건대, 인도 계통의 용궁 관념이 수입되기 이전에도 해중에 神物[신물]의 왕국이 있다는 신앙은 동방 고대의 모든 민족 간에 꽤 뿌리 깊이 고유 자존한 것이 의심 없읍니다. 다만 용의 세계를 구체적으로 엄청스럽게 형용하는 風[풍]만은 불교의 경전에 배우고 또 본뜬 결과임도 또한 명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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支那[지나]에서도 고대로부터 용을 神變威猛[신변위맹]한 것으로 생각하고, 泉池[천지], 河海[하해] 어디든지 이것이 존재함을 믿었지마는, 이른바 水府[수부] 용궁의 구체적 광경은 별로 말한 이가 없더니, 六朝[육조] 이후의 소설에 이르러서 차차 용궁의 내부를 말하는 風[풍]이 일어났음은, 역시 불교를 통하여 인도에 배움일 것입니다. 支那[지나]에서 水府[수부]를 무대로 한 소설의 오랜 것으로는 唐[당]나라 李朝威[이조위]의〈柳毅傳[유의전]〉(唐人[당인] 說郛[설부]에 들었다) 같은 것이 재미도 있고 비교적 장편이며, 또 水府[수부]에 편지를 통할 때에 水邊[수변]의 어느 나무를 불뚝 두드리면 수중의 婢僕[비복]이 나온다는 一節[일절]은 위에 말씀한〈酉陽雜爼[유양잡조]〉 廣異記[광이기]의 전설로부터 똑같은 套式[투식]으로 생겼음이 흥미있기도 하지마는, 번거로우매 여기는 들어 말씀하지 말기로 하고, 훨씬 내려와서〈聊齋志異(요재지이)〉(卷六)[권육]에 「羅刹海市[나찰해시]」란 제목으로 기술한 한 전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것은 지나 고래의 용궁 교통 설화의 모든 요소를 죄다 몰아 가져서, 支那人[지나인]의 용궁 관념을 엿보기에 거의 전형적 가치가 있다고 할 것입니다.
【원문】용(龍)의 신변위맹(神變威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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