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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 ◈
《카탈로그》 본문	1935.9. 함세덕

1

저 녁

2

뒷 산길 도가집 깜박이는 깔대기 불에

3

먼- 마을 개짖는 소리 처량히 황혼을 알립니다.

4

어머니 어서 부억으로 나오세요.

5

어댄지 뜸보는 솥뚜껑 소리 가마솥에 울리니

6

우리도 어서 저녁을 져야지 안켓습니까.

7

수수밭 건는 바람에 달그닥거리는

8

부억문의 박아지

9

벌써 저녁치고 대림질하는 소리

10

요란한대

11

어머니 끄내들고 어대로 가실랍니까.

12

뻔-한 저녁을 조르는 철부지 심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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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망됩니다.

14

고달픈 하로의 위로와 안식이 잇서야 할

15

저녁마다

16

빈- 상머리 긴- 한숨과 숨막히는

17

침묵만 흐르니

18

어머니 어둠속 법당의 향불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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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끼니엔

20

언제나 우슴이 터진답니까.

21

《동아일보》 1935. 9. 27.

【원문】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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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 : 2022년 09월 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