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
동방(洞房)을 찾아드는 신부(新婦)의 발자취같이
4
해조(海潮)의 소리는 네모진 내 들창을 열다.
7
싸고 오는 소리! 고이한 침략자(侵略者)여!
8
내 보고(寶庫)를, 문을 흔드는 건 그 누군고
9
영주(領主)인 나의 한 마디 허락도 없이,
10
<코-가사스> 평원(平原)을 달리는 말굽 소리보다
11
한층 요란한 소리! 고이한 약탈자(略奪者)여!
12
내 정열(情熱)밖에 너들에 뺏길 게 무엇이료.
15
너들의 숨결이 밀수자(密輸者)같이 헐데느냐
16
오- 그것은 나에게 호소(呼訴)하는 말 못할 울분(鬱憤)인가
17
내 고성(古城)엔 밤이 무겁게 깊어가는데.
18
쇠줄에 끌려 걷는 수인(囚人)들의 무거운 발소리!
19
옛날의 기억(記憶)을 아롱지게 수(繡)놓는 고이한 소리!
20
해방(解放)을 약속(約束)하든 그날 밤의 음모(陰謀)를
22
검은 벨을 쓰고 오는 젊은 여승(女僧)들의 부르짖음
23
고이한 소리! 발밑을 지나며 흑흑 느끼는건
24
어느 사원(寺院)을 탈주(脫走)해 온 어여쁜 청춘(靑春)의 반역(反逆)인고
25
시들었던 내 항분(亢奮)도 해조(海潮)처럼 부풀어 오르는 이 밤에
26
이 밤에 날 부를 이 없거늘! 고이한 소리!
27
광야(廣野)를 울리는 불 맞은 사자(獅子)의 신음(呻吟)인가
28
오 소리는 장엄(莊嚴)한 네 생애(生涯)의 마지막 포호(咆哮)!
29
내 고도(孤島)의 매태 낀 성곽(城郭)을 깨뜨려 다오!
30
산실(産室)을 새어나는 분만(分娩)의 큰 괴로움!
32
소리! 고이한 소리! 지축(地軸)이 메지게 달려와
34
거인(巨人)의 탄생(誕生)을 축복(祝福)하는 노래의 합주(合奏)!
36
해조(海潮)는 가을을 불러 내 가슴을 어루만지며
37
잠드는 넋을 부르다. 오- 해조(海潮)! 해조(海潮)의 소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