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S 여러분! 반갑습니다.    [로그인]
키워드 :
한글 
◈ 일본(日本) 농민문학(農民文學)의 동향(動向) ◈
카탈로그   본문  
1940. 12
임화
목   차
[숨기기]
1
日本[일본] 農民文學[농민문학]의 動向[동향]
 
2
── 특히「土[토]의 文學[문학]」을 중심으로 ──
 
 
3
전날 나는 어떤 雜誌[잡지]의 요청으로 「農民[농민]과 文學[문학]」이란 조그만 글을 草[초]하면서 이 문제를 대략 다음과 같은 두가지로 나누어 생각한 일이 있다.
 
4
하나는 농민을 題材[제재]로 하여 쓰는 文學[문학]이요, 다른 하나는 농민에게 읽히기 위하여서 쓰는 문학이라는 의미로…….
 
5
그런데 지금 이 글을 다시 음미하면, 두가지 중 어느 경우를 물론하고 문학하는 사람의 입장이란 것을 어디까지든지 농민 이외에다 두고 생각하였다.
 
6
농민을 題材[제재]로 할 때 作家[작가]는 다만 그것을 題材[제재]로 하였을 따름이지, 작품의 완성은 농민을 떠난 곳에서 수행되는 것이며, 농민을 상대로 한, 즉 읽히기 위한 문학의 경우에도 물론 농민 속을 향하여 문학을 가지고 들어간다는 外來者[외래자]의 입장이란 것이 더욱 명백히 유지되어 있다.
 
7
그것은 문학이 농민적인 것과 도회적인 것으로 분류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은 하나의 精神文化[정신문화]인 점에서 국가의 것이요, 혹은 사회의 것이며 나아가서는 全人間[전인간]의 것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8
문학에 취급되는 素材[소재]의 分別[분별]이란든가, 題材[제재]의 성질이라든가 혹은 作者[작자]의 住居地別[주거지별]이라든가, 그 사람이 시골사람이나 도회사람이라든가 하여 문학은 특별한 冠辭[관사]를 붙일 만큼 다른 것이 아니다.
 
9
다시 말하면 소위 都會文學[도회문학]이란 것에 대립하여 農民文學[농민문학]이란 것이 생각되는 것은 아니다. 農民文學[농민문학]이란 것은 넓은 의미의 국민문학, 혹은 民族文學[민족문학] 내지는 一般[일반]의 하나임에 불과하나, 그것은 다른 文學[문학]이 題材[제재]의 지역별이나, 등장하는 人物群[인물군]의 지위나, 직업별로 분류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농민이란 것은 문학상에서 특별한 관심과 취급을 요청할 만한 특수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비로서 ‘農民文學[농민문학]’이란 특수 명칭으로 問題[문제]가 될 따름이다.
 
10
農民[농민]이란 첫째, 다른 어떠한 직업의 국민보다도 우리 東洋[동양] 諸地方[제지방]과 같은 농업국에서는 인구의 대부분을 점하고 있는 만큼, 그들의 존재를 떠나 나라 전체의 精神上[정신상]이나 현실상의 문제를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중대성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11
둘째는 농민이란 그 量[양]의 압도적 우세에 불구하고 도시 중심으로 한 諸層人間[제층인간]들과 같은 국민임에도 불구하고 그들보다 문화상으로나 현실상으로나 이익과 편의를 蒙[몽]함이 지극히 적고 뒤떨어저서 차이가 懸隔[현격]한 때문이다. 요컨대 문명적으로 아주 低度[저도]의 상태에 있다.
 
12
그러므로 국민이니 국가 전체의 이익이니 문화상의 平衡[평형]을 생각할제마다, 동양 더욱이 일본에서는 현실 문제로서나 문화문제로서나, 농민 문제란 것이 다른 어떠한 문제보다도 거대한 姿態[자태]를 가지고 나타나는 것이다.
 
13
따라서, 농민을 題材[제재]로 한다는 비농민적 입장이나, 농민을 상대로 한다는 外來者的[외래자적] 입장이나가 곧 도회인의 입장이 아니라, 그것은 비록 잘못된 경우일지라도 문학에 있어서 국가, 국민 혹은 사회 전체의 문학적 정신적 입장임을 의미한다.
 
14
그것은 어떠한 때냐 하면, 어떠한 형태로든 국민 전체라는 전체적인 意識[의식]이 문학 가운데서 自覺[자각]될 때이다.
 
15
이러한 때에 정치나 문학은 오래 잊어버렸던 고향을 생각하듯이 농촌이나 農民文學[농민문학]이란 것을 생각하게 된다.
 
16
이러한 때란 어떻게 보면 非常[비상]한 시기고, 또 어떻게 보면 정치나 문학이 舊態[구태]를 벗고 약진할려는 시기이기도 하다.
 
17
좌우간 정치나 문학이 부쩍 정신을 차리는 시기다.
 
 
 

2

 
19
일본에 있어 農民文學[농민문학]이란 것은 周知[주지]와 같이 ‘프로’문학의 ‘이데올로기’ 사상이 抬頭[대두]할 때까지 문제된 일이 없었다.
 
20
여기에 1939년版[판] 「土[토]의 文學作品年鑑[문학작품연감]」에 실린 新居格氏[신거격씨]의 재미있는 말이 있다. ‘나는 日本[일본] 文學史[문학사]에 대하여 충분한 지식이 없어 단언은 할 수 없으나, 나의 아는 범위에선 日本文學[일본문학]은 주로 都會文學[도회문학]이 아니었는가 한다. 奈良朝[내량조] 平安朝[평안조]의 문학도 대체가 그러하였고, 德川時代[덕천시대]의 문학은 江戶[강호]를 중심으로 한 江戶文學[강호문학], 大阪[대판]을 중심으로 한 上方文學[상방문학], 그리고 明治時代[명치시대]로부터 금일까지 문학의 중심지는 東京[동경]이었다. 명치 以降[이강] 현재까지의 문학작품을 조사해보면 農民文學[농민문학]이라고 부를것이 물론 있기는 하나 農耕者[농경자]가 전 인구 중의 최대다수를 점하고 있듯이, 農民文學[농민문학]이 문예작품의 최대다수를 점한 것과같은 퍼센테지는 일찍이 없었고 또 있을 수가 없었다.’
 
21
이런 현상이 무엇에 기인하였는지 新居氏[신거씨]가 설명하고 있지 않으므로 알바 없고, 또한 우리 자신이 中世[중세] 上代[상대]의 日本文學史[일본문학사]를 역시 상세히 알지 못하므로 容喙[용훼]할 바 되지 아니하나, 明治年代[명치연대]의 長塚節[장총절]의 「土[토]」를 위시로 12의 農民文學[농민문학]의 秀作[수작]이 産出[산출]된 것은 안다.
 
22
이것은 아마 明治年代[명치연대]가 어느 시대보다도 전체로서의 일본국가, 단일한 것으로서의 일본민족이란 것을 의식한 근대 시민국가의 成長[성장] 道程[도정]이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23
‘이데올로기’ 論[론]의 문학이 明治[명치] 이후 비로소 처음 農民文學[농민문학]이란 것을 생각하고, 그 ‘이데올로기’ 의 의도하에 農民小說[농민소설] 등을 제작한 것 역시 長塚[장총]의 「土[토]」가 씌어진 시대와는 다르나, 한 사회로서의 일본 전체라는 것을 생각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24
그러나 ‘이데올로깃슈’ 한 農民文學[농민문학]이라는 것은 그 ‘이데올로기’ 의 傳播[전파]를 위한 한 수단으로서 밖에 農民文學[농민문학]을 생각하지 못했고, 또 對象[대상], 題材[제재]로서 농민소설을 제작하는 데서 一步[일보]도 앞으로 나가지 못한채 그 ‘이데올로기’의 퇴조와 함께 소멸하여 버린 것이다.
 
25
이것을 현재 우리가 문제 삼고자 하는 바는 아니나, 그들이 농민문학을 생각한 것은 도회의 문학에 대립하여 생각한 것이 아니요, 그 이데올로기라는 것을 ‘인텔리겐차’나 도시 노동자의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일본 국민 전체의 이데올로기라 생각할려는 의도에서 비로소 農民文學[농민문학]이란 것이 큰 문제로서 등장했던 것이지마는, 農民文學[농민문학]이란 것이 언제나 국민적인 문학이 자각될 때만 문제화 된다는 것을 이해함에 한 참고가 될수 있다.
 
26
그러나 현재의 農民文學[농민문학]이란 것은 전연 다른 조건 하에서 勃興[발흥]하였다. 그것은 국가가 전 운명을 賭[도]하여 외적과 싸우기 시작하고, 국민이 모든 힘을 합하여 이 싸움에 당하고 있는 事變[사변] 뒤의 일이다.
 
27
다시 前記[전기] 新居格氏[신거격씨]의 논문 가운데 一節[일절]을 인용하면 대단히 흥미가 있다.
 
28
‘나는 農民作家[농민작가]도 아니요 일찍이 農民文學論[농민문학론]을 제창한 일도 없다. 오히려 도회적인 감각을 사랑하고, 도회적 색채와 情調[정조]를 다분히 가진 者[자]로서(그 良否[양부]는 별문제로 하고) 자기도 自認[자인]하고 있었다.
 
29
그러던 내가 무슨 까닭으로 土[토]와 文學[문학], 農民文學[농민문학]에 유의하기 시작했는가? 나는 戰爭文學[전쟁문학]과 더불어 銃後文學[총후문학]에 대하여 생각하였다. 이것은 전쟁과 더불어 銃後[총후]를 생각하는 그 思考方法[사고 방법]을 문학 위에다 移動[이동]시킨 것이다.’
 
30
이것은 아마 위로는 爲政當局[위정당국]으로부터, 아래로는 지식인에게까지 공통한 감상이 아닌가 한다.
 
31
그러면 銃後[총후]에 대한 관심이 어째서 농촌으로 향했는가?
 
32
현재 일본서 農民文學[농민문학]을 쓰고 또 論評[논평]하고 있는 여러 사람들의 견해 가운데서 비교적 성실하고 正酷[정혹]에 가까웁다고 생각되는 견해를 요약하면, (주로 新居氏[신거씨]의)
 
33
① 事變[사변]에 의하여 사람들이 성실해지고, 華美[화미]대신 堅實[견실]에 기우는 경향이 있었다.
 
34
② 事變[사변]의 影響[영향]으로 소비 절약이 요구되고, 생활의 簡易化[간이화]가 개시되면서 도시적 虛飾[허식] 대신에 농촌적 소박과 강건한 原始性[원시성]을 찾고, 일종 도시의 농촌화 현상이 일어났다.
 
35
③ 사변을 체험하면서 사람들은 도시적 요소를 削減[삭감]하고 농촌적 요소를 생활 기조로 하였다.
 
36
④ 국가의 총동원 체제는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전체적 시야에서 사물을 생각하는 습관을 일단 강화시켰다.
 
37
이것은 銃後[총후]에 대한 文學者[문학자]의 관심이라는 것보다 국민이 가지고 있는 銃後[총후]의 성실을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다섯가지가 모두 農民文學[농민문학]을 오늘날과 같이 급격하게 勃興[발흥]케 한 요소가 될 수 있는 점은, 역시 1939년년 「土[토]의 文學作品年鑑[문학작품년감]」의 편찬자인 農民文學懇話會[농민문학간화회]가 그 책에 붙인 後書[후서]를 보면 또한 다른 의미에서 수긍할 수가 있다.
 
38
‘農民文學[농민문학]에 있어 1940년은 擡頭[대두]의 시기로서 그 작품의 量[양]에 있어서나 質[질]에 있어서나, 그것을 중심으로 한 여러가지 동향에 있어서나, 일찍이 보지 못하던 정도의 화려한 것이 있었다. 이러한 農民文學[농민문학]의 勃興[발흥]은 하나의 文學的[문학적] 底流[저류]로서 장기간 발전 성장해 온 것이 결실의 때를 얻은 결과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그 배후에는 澎湃[팽배]한 농촌 현실의 昴騰[묘등]이 있고, 또한 금일의 日本[일본]이 농촌적인 것을 文化[문화]의 彼方[피방]에다 방치해 둘 수 없는 사정에 당면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39
1938년이라면 事變[사변]이 일어난 지 2년 뒤, 事變[사변]이 국내에 주는 영향이 점차 본격적으로 표현될 시기라, 도회의 농촌에 대한 관심이 당연히 勃興[발흥]할 것이다. 그러나 懇話會[간화회]의 의견은 도시가 농촌화 한다느니보다 농촌의 현실 자체가 여태까지 보다 새로운 자태로 머리를 들고 일어선다는 각도에서 문제를 생각했다. 그래서 문화에 있어(동시에 현실적으로도 그러리라) 농촌적인 것을 도저히 彼岸視[피안시]할 수 없이 일본의 현실은 긴장한 상태에 있게 됨을 강조하였다.
 
40
이것은 도시가 농촌화 하지 아니할 수 없는 것과 정비례 하여 농촌도 現狀[현상]을 유지해서는 아니될 만큼 전국이 새 각오를 필요로 하는 의미 깊은 시기에 들었음을 또한 암시하는 것이다.
 
41
이런 상태 가운데 중견의 일부와 신인들이 농촌으로 향하고, 또한 明治時代[명치시대]에 씌여저서 오랫동안 매몰되었던 歌人[가인] 長塚節[장총절]의 佳作小說[가작소설]「土[토]」가 急急[급급]히 陽光[양광]을 浴[욕]하고 他人[타인]의 주목을 끌게 되었다.
 
 
 

3

 
43
이러한 경로로 보아 우리는 현재 일본의 農民文學[농민문학]이 作家[작가]의 출신이나, 개성에 따라 여러 가지의 細細[세세]한 작품상의 특색을 볼 수 있는 반면에, 전체로는 대략 두가지 경향으로 분류해 볼 수 있는 가능성을 獲得[획득]할 수 있지 않은가 한다.
 
44
즉, 하나는 소위 도회의 농촌화 경향을 표현하는 作家[작가]와, 다른 하나는 농촌의 자주적 昻騰[앙등]의 경향을 呈[정]하고 있는 作家[작가]로…….
 
45
前者[전자]의 경향으로 우리의 염두에 오르는 것은 「生活[생활]의 探求[탐구]」의 作者[작자] 島木健作氏[도목건작씨]이다. 그 다음 森山啓[삼산계]라든가, 間宮茂輔[간궁무보], 橋本英吉氏[교본영길씨] 등.
 
46
이 경향은 島木氏[도목씨]의 小說[소설]「生活[생활]의 探究[탐구]」, 및 「續生活[속생활]의 探究[탐구]」두권을 통하여 가장 전형적으로 나타나 있는 것으로 主人公[주인공] 駿介[준개]가, 자기의 새 운명을 도회를 벗어나 농촌 가운데 沈潛[침잠]해 봄으로써 개척하자는 사실에서 역력히 볼 수가 있다. 요컨대 농촌을 청년의 시련의 장소로서 택한 것이다.
 
47
이것은 「生活[생활]의 探究[탐구]」를 貫通[관통]하는 근본 정신이 아닌가 한다.
 
48
그러나 이러한 태도는, 도회가 自肅的[자숙적]인 의미로서 농촌에다 관심하는 것과는 다르지 않느냐 할지는 몰라도 우리는 문학이 결코 수양의 講書[강서]가 아님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49
문학은 더구나 現代文學[현대문학]은 그러한 경향을 취급한다 할지라도 결코 농촌으로 돌아가라! 한다든가, 혹은 농민과 같이 儉朴[검박]하라든가 하는 類[류]의 설교를 베풀어서가 아니라, 인간 혹은 인간의 정신(文學者[문학자]는 항상 理想[이상]에 있어 그 인간과 그 인간의 정신을 국민과 국민정신으로 前提[전제]하는 습관이 있다)을 개조하고 再生産[재생산]한다는 과정을 통하여 도회와 농촌, 혹은 지식인과 농민의 결합이라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50
그러한 의미에 있어서 「生活[생활]의 探究[탐구]」는 비록 그것이 「土[토]」나 「沃土[옥토]」와 같은 성질의 農民文學[농민문학]이 아니라 할지라도 현대 日本農民文學[일본농민문학] 중 一方[일방]의 경향을 대표하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51
그러나 다른 하나의 경향인 농촌의 자주적 昻騰[앙등]의 潮流[조류]를 타고 나온 作家[작가]는 누구냐 하면 역시 현재 農民作家[농민작가]로서 한창 문제가 되는 和田[화전] 傳氏[전씨]와 伊藤永之介氏[이등영지개씨]일 것이다.
 
52
和田氏[화전씨]는 小說[소설] 「沃土[옥토]」에서 보듯이 누구보다 순수하다고 할 수 있는 농민 자신의 현실과 정신과 요구를 또한 가장 농민에 가까운 언어로 표현하는 작가다.
 
53
그러나 같은 경향에 속한다 하더라도 伊藤永之介氏[이등영지개씨]는 和田氏[화전씨]보다 더 많이 농촌 밑바닥에 급격히 해결을 요하는 긴박한 현실 사태를 주로 가지고, 무엇이 어찌 되었던 농촌은 좀더 숨을 돌릴 방도를 강구하여야 하겠다는 기분을 표현하고 있다. 이것은 농촌의 상태나 농민의 요구를 개개의 그것보다 사회적으로 반영해 보려는 방식을 취하고 있지 아니한가 한다. 短篇集[단편집] 「鶯[앵]」에 수록된 작품들, 또는 작품년감 중에 실린 「燕[연]」등이 다 농촌의 雜沓[잡답]한 현실을 마치 世態作家[세태작가]가 市井[시정]을 그려 世人[세인]의 얼굴을 찌프리게 하듯, 일종 그와 비슷한 감상을 독자에게 준다.
 
54
그러므로 나는 雜澁[잡삽]한 설화체로 씌어지는 이 作家[작가]의 소설을 일종 농촌 世態小說[세태소설]이라고 생각한 일까지 있다. 따라서 그 보는 방법이나 쓰는 태도에 있어 伊藤氏[이등씨]는 농민과 꼭 같지 아니한 점이 있다. 즉 농촌의 상태라는 것이나 농민의 운명이란 것은 농촌이나 농민의 입장에서 無[무] 自覺的[자각적]으로 보는 것보다 더 많이 그들의 입장과 조금 거리를 두어 의식적으로 혹은 객관적으로, 전체로서 국민생활과 국가 현실의 한 문제로 보는 특색이 있다.
 
55
소설 「燕[연]」가운데 應召兵[응소병]이 出征[출정]하는 날, 驛頭[역두]에서 일어나는 수십인의 남녀가 일으키는 수십의 사건은 실로 銃後[총후]의 큰 문제로서 농촌이란 것을 인식시키는 암시적인 작품이다.
 
56
여기에 비하면 和田氏[화전씨]는 더 많이 農村[농촌]을 농민 개개인에게서 보려하고, 또 하나 농민 개개인 입장에서 농촌 현실이란 것을 비교적 단순히 보는 특색이 있다.
 
57
그러므로 이 作家[작가]의 작품에서는 농촌이 현재 銃後[총후] 일본에 있어 실로 큰 문제의 대상으로 客觀化[객관화] 되어 나타나느니보다 더 많이 시골 사람 같은 田園[전원], 농경지 속에 생활은 어렵고 악착하고 있는 일종의 文學的[문학적] 繪畫회화]로서 농촌이란 것이 표현되는 때가 많다.
 
58
이 兩者[양자]는 물론 一長一短[일장일단]이 서로 다 있는 것으로 시비를 판단하게 되지 아니하나, 전자의 단점이 後者[후자]의 장점이 되고, 후자의 단점은 前者[전자]의 장점이 되며, 우리가 더 이상적인 農民文學[농민문학]이라는 것을 요구할 때는 양자의 종합을 생각할 만큼의 정도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59
이러한 부족감과 미흡한 점은 「文學[문학]의 新世代[신세대]」란 논문에서 森山啓[삼산계]씨도 披瀝[피력]한 일이 있는 바로 현대의 일본 農民文學[농민문학] 뿐만 아니라 현대문학 전체를 관망하는 者[자]로서 森山[삼산] 씨 말과 같이 적막함을 느끼게 하는 점이다.
 
60
그런데 현대 일본에서 農民文學[농민문학]을 특히 「土[토]」의 문학이란 이름으로 부르게 되었지 하는, 누구나 품울 수 있는 의문을 생각해 봄도 흥미 있지 않은가 한다.
 
61
더구나 森山[삼산]씨의 설명을 빌면, 현대 農民作家[농민작가]들이 어느 사람을 물론하고 자연 묘사를 무시, 혹은 경시하고 小說初頭[소설 초두]부터 인물과 사건의 묘사로 들어가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62
이것을 그냥 好事[호사]의 쩌날리스트나 출판업자의 광고술로 돌리면 문제가 없으나 「土[토]의 文學[문학]」叢書[총서]라든가, 내지는 년감에까지 「土[토]의 文學[문학]」이라고 쓴 데는 「土[토]」라는 것에 대한 현대인의 어떤 동경하는 심리가 들어 있지 않은가도 생각된다.
 
63
혹은 農民文學[농민문학]의 佳作[가작]이라고 하는 「長據節[장거절]」의 「土[토]」에서 오는 영향일지도 모르나 그보다도 중요한 것은 우리 局外者[국외자]가 볼 때, 농촌이나 농민에 대한 도회인적 심리가 하나의 이메지로서 「土[토]」라는 것을 농촌 전체를 대표하고 상징하는 말로 생각해 내지 않았는가 한다.
 
64
作家[작가]가 아니라 發案者[발안자]가 저널리스트나 출판업자라 하더라도 그들이 독자 가운데 있는 「土[토]」라는 것에 대한 도회인적인 동경 심리를 觸發[촉발]하기 위하여 고안해 내었을지도 모른다.
 
65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農民文學[농민문학]은 아직도 진정한 의미의 農民文學[농민문학], 즉 全民族[전민족], 全國民[전국민]의 문학의 하나로서 作家[작가]들이 생각하지 않는 증거가 아닌가 한다.
 
66
즉 농촌을 당당한 한 현실로서, 농민을 한 독립한 인간으로서 보고 생각는 것이 아니라, 특수 지대, 특수 인간으로 보는데 지나지 아니한 것이 아닌가?
 
67
그 경향이 가장 많은 作家[작가]가, 현재 農民作家[농민작가] 중 가장 농민적인 색채가 농후하다 할 수 있는 和田氏[화전씨]에게서 발견할 수 있음은 결코 故意[고의]의 파라독스가 아니다.
 
68
和田[화전]씨에 있어 농민의 本性[본성] 중 가장 일반적 意義[의의]를 갖는 토지에 대한 집착을 그린 「沃土[옥토]」에서도 作者[작자]는 그것을 현대에 있어 人間全體[인간전체]가 빠저 있는 상태의 정신의 하나로 표현될 수 있는 높이에까지 문제를 끌어 올리지 못하였다.
 
69
이 점이 역시 東京[동경]의 批評家[비평가]로 하여금 和田[화전]씨의 知的[지적] 부족을 지적케 하는 점이 아닌가 한다.
 
70
좌우간 이 知的[지적] 부족이란 것을 바꿔 말하면, 농촌이란 그저 소박하고 무지하고 특수하게만 보려는 소박한 도회인의 심리라 할 수 있다. 都會的[도회적]인 觀察[관찰], 都會的[도회적]인 感受型[감수형], 思考方法[사고방법]이라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바로 이 소박한 도회인의 심리, 즉 농촌과 도회를 기계적으로 구별하여 생각하는 그런 것을 이름이다.
 
71
이것을 초월하여 전체적인 입장에서 보는 태도와 정신만이 비로소 도회에 향할 때는 진정으로 도회적일 수가 있고, 농촌에 향하면 진정으로 농촌적일 수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72
이러한 정신의 준비가 없이 농촌을 어둡게 보면 그냥 암담만 하고, 밝게 보면 그냥 명랑만한 平板[평판]한 문학이 생긴다.
 
73
有馬農相[유마농상]이 農民文學[농민문학] 懇話會[간화회]에서 ‘밝은’ 農民文學[농민문학]을 요구하였을 때, 결코 이러한 平板[평판]한 문학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 더 높은 국민전체에의 무엇을 의미했음은 다음에 引[인]하는 農相[농상]의 祝辭[축사]에서 명백히 알 수가 있다. 즉,
 
74
‘農民文學[농민문학]은 기성의 國策[국책]에 沿[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금후 진실로 국책을 수립하는 그 원동력이 될 것을 要[요]한다’
 
75
이것을 위하여 예술적 양심이 許[허]하는 최대한으로 즐거히 모든 노력을 애끼지 말라는 것이다.
 
76
그것이 農相[농상]이 말하듯 ‘土[토]에 親[친]하는 따뜻한 愛[애]’ 일 수도 있는 것이요, 더 나아가서는 일본의 현실을 전체로 正視熟考[정시 숙고]하는 知的精神[지적 정신]일 수도 있는 것이다.
 
77
이것은 餘談[여담] 같으나 조선도 농민이 인구의 8할 이상이요, 따라서 농민문학 문제가 항상 큰 문제인 만큼, 平板[평판]한 ‘시골’적인 (또한 그런 의미로 俗[속]된 도회적인) 「土[토]」의 문학을 넘어서는데 금후의 농민문학이 농업국의 大文學[대문학]이 되는 길이 있지 않은가 한다.
 
78
역시 文學懇話會[문학간화회]의 1인인 和田研一氏[화전연일씨]가 「今後[금후]의 農民文學[농민문학]」이란 논문에서 「그것(農民文學[농민문학])을 時局[시국] 내지 時代[시대]와의 긴밀한 관련 가운데 개척해 나가야 하는데 금일의 농민문학의 새로운 또한 중대한 문제가 있다’함은 이러한 의미에서 일 것이다.
 
79
(1940. 12. 2)
【원문】일본(日本) 농민문학(農民文學)의 동향(動向)
▣ 커뮤니티 (참여∙의견)
내메모
여러분의 댓글이 지식지도를 만듭니다. 글쓰기
〔평론〕
▪ 분류 : 근/현대 수필
▪ 최근 3개월 조회수 : 2
- 전체 순위 : 7150 위 (5 등급)
- 분류 순위 : 1715 위 / 1821 작품
지식지도 보기
내서재 추천 : 0
▣ 함께 읽은 작품
(최근일주일간)
• (1) 저승길
• (1) 제비
• (1) 소낙비
• (1) 택리지
• (1) 한오백년
▣ 참조 지식지도
▣ 기본 정보
◈ 기본
 
  임화(林和) [저자]
 
  # 농민문학 [출처]
 
  1940년 [발표]
 
  평론(評論) [분류]
 
  # 문학평론 [분류]
 
◈ 참조
 
▣ 참조 정보 (쪽별)
백과 참조
목록 참조
외부 참조

  지식놀이터 :: 원문/전문 > 문학 > 한국문학 > 근/현대 수필 카탈로그   본문   한글 
◈ 일본(日本) 농민문학(農民文學)의 동향(動向) ◈
©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2년 10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