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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 스펜더 별견(瞥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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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1.
박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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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스펜더 별견(瞥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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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의 사회적 효용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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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문학인에게 금시초문의 가까운 영국의 시인 스펜더(Stephen Spender)에 관한 최근의 소식을 유네스코에 참석했던 오영진, 김말봉 양씨(兩氏)에 의하여 알게 되었다. 지극히 경하스러운 좋은 이야기라고 필자는 생각하는 바이다. 왜 그러하냐하면 나는 오래전부터 S. 스펜더 씨의 작품과 그 문예 비평 또한 그의 시인으로서의 사회적 참가에 크게 공명(共鳴)한 나머지 해외의 시인으로서는 그의 오랜 친우인 W. H. 오든과 아울러 가장 존경했고 건방진 표현이긴 하나 크게 영향을 받은 바 있다고 스스로 자부했기 때문에 그가 오늘날 유네스코 문학 분과 위원 회장으로 활약했다는 것은 웬일인지 필자의 자랑인 듯싶어서 즐겁기 한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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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스펜더는 1909년에 영국에 태어났다. 1933년에 런던에서 사화집 『뉴 컨트리』가 출간되었는데 이것은 제1차 세계 대전 중에 성장한 영국의 작가 급(及) 시인의 젊은 집단이었던 뉴 컨트리파의 최초의 앤솔러지이며 그중에서 C. D. 루이스, 크리스토퍼 이셔우드, W. H. 오든과 아울러 S. 스펜더가 주요 멤버(집필자)였다는 것은 오늘날 동(同) 앤솔러지로 하여금 현대 시 발전의 정신적 기반으로 자타가 인정하게 된 요인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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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 앤솔러지에 우리의 S. 스펜더는 「시와 혁명(Poetry and Revolution)」이란 에세이를 발표하고 있다. 이것은 그들의 젊은 세대가 대결하였던 제1차 대전 후의 과제와 사회주의 시인으로서 시를 쓰게 된 후 직면한 최초의 과제에 대한 해답이라고 볼 수 있으며 동시에 뉴 컨트리파 시인의 입장을 제시하는 대표적 마니페스트라고 할 수도 있었던 것이다. 여기서 S. 스펜더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의사를 표시했으며 이는 논리적 근저로써 결정되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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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쓴다는 행위가 순수한 개인의 그러고 개인의 순수도의 문제였던 시대는 떠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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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쓴다는 행위는 지주나 상인이나 자본가의 행위와 동일평면 이것이라고 고찰하며 이것이야말로 우리들의 전형적 형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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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으로써 S. 스펜더는 제1차 대전 후의 구라파에 발생한 수많은 시의 무브먼트가 거의 시의 기능과 수법에 관해서 노력을 경주했을 때 이와는 반대로 기능과 수법 이전의 문제인 ‘사회적 효용’이란 견지에서 재검토할 것을 주창하였다. 여기에서 S. 스펜더는 그들의 선배인 엘리엇이나 E. 파운드 등의 의견과 단절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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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스펜더의 이론적 우인(友人)이었고 또한 동 앤솔러지의 편집자인 M. 로버트는 뉴 컨트리 일파(一派)의 전체적 동향에 관해서 “우리들은 대전의 그늘 아래서 자라났으므로 우리들에게는 전전(戰前)의 번영과 안정되었던 유럽의 기억은 없다. 그전의 경기 좋은 이야기는 우리들에게 있어서는 역사 교과서의 자료에 불과하다. 오늘 우리들에게는 하등의 안정도 없다.”라고 말하였다. S. 스펜더는 W. H. 오든 등과 이러한 불안의 시대를 어떤 정신적인 배경으로 믿고 사회주의에 경사된 대개의 시인이 취한 명확한 선전(프로퍼갠더)적인 방향은 부정하면서 신사회주의적 시를 썼으나 그는 어디까지 재래의 프롤레타리아 예술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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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프롤레타리아의 예술은 오리지널리티가 없고 오직 관념주의적 선전성과 부르주아 예술의 형식을 차용하고 있다고 비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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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혁명적 시인 S. 스펜더는 1939의 독소(獨蘇) 불가침조약의 협정을 보고 “과거 10년간의 좌익적인 서적은 완전히 무의미하게 되었다.”고 외치며 그가 오랫동안 정치적으로 신봉할 수 있었던 공산주의적 이념에서 탈피하게 된 것은 지극히 그가 민주주의적인 사회주의자였다는 것을 반증할 수가 있다. (여기에 관하여 그는 The that failed(을유문화사 역)란 서책 속에서 자기가 1936~37까지 영국 공산당원이었다는 것을 말하고 또한 전향하게 된 동기를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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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시에 대한 스펜더의 혁명은 그로 하여금 1차 대전 후의 가장 위대하고 박력 있는 사회주의적 시인으로서 오랫동안 그의 지위를 확립하게 하였으며 T. S. 엘리엇에 의하여 발견된 「황무지」는 뉴 컨트리파의 시인들에 의하여 그 개발을 보게 된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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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펜더는 1933년에 그의 처녀시집 『비엔나』를 발간했으며 이는 전통적 부르주아 예술과 새로운 사회 혁명 사이에서 있었던 시인의 입장을 명시하고 있다. (김기림 씨의 장시 『기상도』는 스펜더의 『비엔나』에서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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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펜더는 시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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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혁명가가 강력히 반대하는 관념주의라는 지적 활동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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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에서 공산주의를 신봉하게 되었던 스펜더는 전기(前記)한 바와 같이 독소 협정 이후 영국 공산당을 탈퇴하였으나 그는 서반아 내란 당시는 W. H. 오든 등과 스페인에 의용군으로 진출하였다. 2차 대전 중 그는 오든, C. 어셔우드의 도미(渡美)에 따르지는 않고 그들의 대부분의 서적을 출판한 후에이버(F&F) 의 “작가가 기여할 수 있는 국민적 봉사는 글을 쓰는 것이다.”라는 뜻을 받들며 폭격하의 영국에서 거주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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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2차 대전은 “가장 특별한 혼란이다. 이런 속에서 각국 측은 자국의 통제를 상실하기 전에 상대국에 먼저 혼란을 초래시키기 위해서 싸우고 있다. ……나에게 무엇을 하라고 다른 사람들이 말하지는 않으나…… 나 자신을 저작에 아마는 나의 유작집(集)에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Time, Oct, 30, 1939)라고 비창한 결심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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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중심』, 『폐허와 비전』 등의 시집은 대전(大戰) 중에 발간되었으며 이에 수록된 시편 등은 감상주의와 개인주의에 타락(墮落)된 인간을 구제하고 순수한 개인적인 지방적인 전통적인 주제를 부정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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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신의 시(詩)』(1947) 다음에 출간된 『존재의 단(端)』(1949)이란 시집 속에서 스펜더는 외부의 피부를 두들기며 그 속에 아직도 정신이 있는지 없는지를 물어본다. 우울은 스며들고 우리들의 수단이 우리들의 목적이 된다라고 노래하면서 오늘의 세계에서 인간이 지니는 애절한 비극을 한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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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라파의 나치즘과 파시즘의 격렬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던 시절 이러한 불길한 정세에 직면한 시인들의 당연한 관심은 사상에 또는 정치 경제상의 문제에 경주했다. 더욱이 영국의 젊은 지식적인 시인이 택한 것은 공산주의에 가까웠던 급진적 사회주의의 입장이며 더욱이 이들의 공동의 집결체는 뉴 컨트리파였으며 그 중에서도 스티븐 스펜더는 어떠한 다른 시인보다 급진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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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그 문화적인 전반의 사고(思考)는 T. S. 엘리엇, E. 파운드 등에 영향되었으나 두 사람이 붕괴되어 가는 세계에 대하여 종교적인 구제 방법을 구한 데 반하여 이들은 정치적 또는 심리적인 것을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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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란 그 사회와 사람들을 계몽하여 인도하는 특별 임무를 지닌 책임있는 인간들이다.”라고 생각한 뉴 컨트리파의 시인들은 여러 가지 정세의 변동에 처해서는 언제나 실제 행동을 했다. 그 후 1938년의 뮌헨 회담, 1939년 12월의 스페인 프랑코총독의 취임, 스페인에 대한 영불(英佛)의 불간섭 정책 등 불순한 정치적 플레이를 목격한 이들은 시인이 생각하고 있는 것과 같이 정치는 단순하고 정직한 것이 못 된다고 반성하며 정치에서는 손을 떼고 각자의 갈 길을 택한 것인데 여기서 스펜더는 공산당을 탈퇴하고 오든은 아메리카로 출발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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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현대 시의 지배적 요소를 가진 T. S. 엘리엇의 영향 아래 자라난 뉴 컨트리파의 대표적 시인 S. 스펜더는 1930년대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영국에서 가장 문제 되는 시인일 뿐 아니라 그의 현대 문명에 대한 통렬한 비판적 시 작품은 전 세계에 공감을 주었다. 그리하여 이것이 일본에 있어서의 ‘신영토(新領土)’ 이후의 현대 시로 전개되었고 한국에 있어서는 김기림 이후의 새로운 시로써 그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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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대표적 모더니스트 시인 S. 스펜더가 지난 유네스코회의에 문학 분과 위원장으로 선출되었다는 것은 전 세계의 문학인이 얼마나 모더니스트의 시와 스펜더의 문학에 경의를 표하고 있는가를 입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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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보』, 1953. 1. 3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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