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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체의 예술사회학과 그의 예술사의 과오가 어디 있는지는 이미 중지(衆知)하는 바이다. 그리고 그것은 하나가 구체적인 예술작품에서 떠나서 한 개의 전형적 예술을 가지고 전형적인 사회에 상응시키려고 한 곳에 있다는 것도 주지하는 바이다. 그런데 우리는 조선학계예서 ‘조선학’이라는 괴상한 ‘학’설을 제창하여 그의 비상한 재조를 세상에 떨쳤던 신남철 씨의 의하여 프리체의 태도가 악질의 극지에서 계승되고 있는 것을 보고 있는바 그는 조선신문학사에 있어서의 신경향파의 지위를 결정하는 논문에서 (『신동아』9월호) 변증법의 초보 공식을 가지고 역사를 재단하려고 하고 있다. 그에게 있어서는 구체적인 작품이 아니고 하늘에서 따온 형이상학 원리에 의하여 규제되는 예술사가 필요하였던 것이다. 이런 서생에게 걸리면 역사도 유물 변증법도 생명을 잃는다. 묻노니 씨가 항상 학적으로 의거한다는 맑스 학설의 어느 구석에 변증법의 초보 공식을 가지고 역사를 재단하라는 계시는 숨어 있는가? 다시 묻노니 이것이 이른바 지식인의 학적 양심의 소치인가? 그리고 또 다시 묻노니 이러한 망동은 지식인의 ‘체’병과는 어떻게 다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