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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거문고 줄은 없고나 ◈
《카탈로그》 본문	1930.11.16 김상용

1

그러나 거문고 줄은 없고나

2

바다ㅅ가 여지는 물결

3

山[산]모루 설레는 바람

4

들로 나리는 물 다 함ㅅ긔

5

이 나라엔 노래하는 이 없느냐

6

잇거든 나오라 외치는고나.

7

幸[행]여 날다려 그림 아닐ㅅ가?

8

그래 나는 가슴을 뒤지고 잇네

9

그러나 아 ─ 거문고의 줄은 없고나.

10

물결은 뒤 너머 질을 치고

11

하날엔 노염만이 가득한 이

12

풀닙가튼 배ㅅ조각 잡고

13

‘죽엄’ ‘삶’ 에서 날는 ㅣ들

14

이곳엔 風浪[풍랑]재는 曲[곡]이 없느냐

15

잇거든 어서 타서 잠재라 한다.

16

아마 날다려 저림 아닐ㅅ가

17

그래 나는 가슴을 뒤지고 잇네

18

그러나 아 ─ 거문고의 줄은 없고나.

19

물 녹고 모래도 타는 이

20

븬 농의 인 안악네들이

21

강마른 우물ㅅ가 모혀

22

이곳엔 샘 자낼 曲[곡]이 없느냐

23

잇거든 어서 타서 자내라 한다.

24

혹시 나다려 타람 아닐ㅅ가

25

그래 나는 가슴을 뒤지고 잇네

26

그러나 아 ─ 거문고의 줄은 없고나.

27

말 못는 서른 앉고

28

이세상 헤매는 몸아

29

가엽슨 내 넉아!

30

이곳엔 네 恨[한]마칠 曲[곡]이 없느냐

31

잇스면 그 曲[곡]을 타리 누군고.

32

내 너 위해 그 曲[곡] 타랸다.

33

그래 나는 가슴을 뒤지고 잇네.

34

그러나 아 ─ 거문고의 줄은 없고나.

35

(⌈東亞日報[동아일보]⌋, 1930년 11월 16일)

【원문】그러나 거문고 줄은 없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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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 : 2022년 11월 0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