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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많은 처녀시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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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9
노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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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많은 처녀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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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되었건만 일기는 불순하고 연일 바람이 거세다. 불원(不遠)하여 할미꽃도 피고 개나리도 피겠지……. 그래 요사이 몸 편안하고 부모님도 안녕하시냐? 나는 학교에 여전히 잘 다니고 재미도 좋다. 그러나 나도 내년이면 전문학교를 나올터이니 공상도 많고 꿈도 많다. 다시 동경으로 갈까? 어디 취직을 할까? 밤이면 생각은 천갈래 만갈래로 흩어지고, 마음은 바다를 건너고 산을 넘으며 고운 신기루를 짓고 헐고한다. 너도 내 마음을 짐작하겠지……. 그러나 너는 보통학교를 졸업한 몸으로 시골에서 썩고 있으니 어찌 네 마음인들 편하겠니? 더구나 전일(前日) 네 편지에도 그런 말이 있더라만 부모님은 이해없는 사람에게 결혼을 강요한다니 너도 꽤 속이 산란할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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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희(順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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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옛날과 달라서 결혼이란 부모님의 마음데로만 할 것이 아니다. 네가 좋아하고 네가 이해하는 사람이 아니면 아니된다. 그러나 그렇다고 부모님의 의견을 전혀 무시해도 아니된다. 십칠 팔세의 여자란 꿈이많고 또는 너무 순정적이기 때문에 세상을 이해하기에는 너무도 무력하다. 그러니까 부모님의 의견을 많이 들어야 한다. 그리고 결혼이란 생의 중대사이니 신중히 그 사람의 성격, 건강, 재산, 전통등을 관찰한 후에 하지 않으면 생에 다시 갑지못할 대실패를 한다. 주의 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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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순희야? 네가 정말 결혼을 하기싫고 또는 시골에도 있기 싫으면 상경하려무나. 여기서 어떻게던지 공부할 수 있지 않겠니? 많이 생각하고 일을 가볍게 여기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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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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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옷 한벌 보내주고 속옷도 보내다오. 그리고 ‘여성’ 4월호를 보내니 받아 보아라. 네가 부탁한 핸드백은 조만간 사보내어 주마, 그럼 건강에 주의하고 부모님 말씀을 잘들어 마음 편하시게 하여라. 할말은 많으나 다음 기회로 미룬다. 이번 방학에는 저번 편지에도 말하였거니와 귀성하지 못하니 부모님께 그렇게 아뢰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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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春 植[춘식]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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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39년, 서간집 「나의 화환」에서
【원문】꿈많은 처녀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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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자영(盧子泳) [저자]
 
  1939년 [발표]
 
  수필(隨筆)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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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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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2년 11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