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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홍명삼 | 만화가 김용환 | 작가 최인욱 | 시인 박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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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론가 유두연 | 카메라맨 박진식 | 속기 김종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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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회 「남성이 본 현대 여성」 여성의 결혼관이라든지 연애관 교양 에티켓 유행 등등 여러 가지 경제적 문제들과도 관련해서 여러 가지 각도로 예리한 비판과 그에 대한 견해를 말씀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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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6·25 전이나 그 후 오늘날 여성들이 많이 변했다고들 하는데 여성 자체가 변했다느니보다도 사회가 변하고 현실과 생활양식이 변했으며 자기 자신이 변한 것과 주위가 변한 것을 모르고 도리어 여자만이 변한 것같이 말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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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두연 남자가 변했다기보다도 여자들이 변한 것이 눈에 띄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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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회 어느 면으로 여성들이 변했다는 것이 눈에 뜨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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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두연 거리에서 보면 여자가 그전보다도 많이 눈에 띄는데 이것은 눈에 띄도록 그 사람들이 행동을 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보아서 그 사람들이 변했다고 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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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회 그것은 복장이라든지 화장이라든지 그런 면에서인가요, 또는 윤리 문제에서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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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두연 그런 것도 변했습니다. 이전과 요사이 눈에 띄는 여성들을 비교해 볼 때에 그 윤리관이라든지 연애관이라든지로 보아서 순전히 살기 위해서만이 아니고 전연 다른 면에서 한 개의 시대적인 풍조라 할까 그런 면으로 눈에 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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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욱 6·25를 기준으로 하는 것보다도 해방 후 민주주의가 들어옴에 있어서 여성들이 자연 사회 활동 등을 많이 하기 때문에 자연히 거리에 많이 나오게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6·25 당시 불행히 남편이 납치를 당했다든지 전쟁 미망인이 되었다든지 이런 사람들이 남자가 밖에서 하는 활동을 보충하려니까 여자 자신이 자연 자기 생로를 타개하기 위해서 거리에 나가지 않으면 안 될 형편이 되었다고 봅니다. 여기에서 한 가지 여성의 윤리라든지 이런 것을 가지고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나는 이렇게 봅니다. 정조 관념이라든지 그런 것이 적다고들 하는데 인텔리이고 각성한 분이면 현대 민주주의적인 행동을 하려니까 외국에도 많이 나가고 남성과도 자주 접촉을 하게 되는데 그렇다고 해서 정조 관념이 희박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교양이 낮을수록 풍기가 문란하고 좋지 못한 일을 많이 하는 것을 봅니다. 그러니까 교양이 낮으면서 옷치레만 잘하고 다니며 남자들과 접촉을 하는 것을 보고 이것이 전 여성들의 태도라고 보아서는 안 될 것입니다. 지식인이고 교양 있는 분들을 보면 그분이 남자들과 이야기도 하지만 그분들의 윤리는 한계라는 것이 있어 존경할 수 있는 깨끗한 분들을 많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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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두연 오늘 이 좌담회가 『여성계』에서 초대하여 저녁을 먹는 것이 아니라면 지극히 좋겠는데…….(웃음) 민주주의라고 하는 것을 한국 여성들이 잘못 착각해서 거리에 나가 다니는 것이 민주주의로 알고 남자와 서로 접촉하는 것이 민주주의로 알고 가정에서 해방되는 것이 한국 여성이 가졌던 미속양풍을 짓밟는 것이 해방이요 민주주의인 것으로 잘못 생각하고 있지 않느냐 생각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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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환 민주주의 실천을 의식적으로 하려고 나서는 것이 아니고 그런 필요를 느껴서 그렇게 나오게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직 민주주의 훈련의 과정에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착오가 있으리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지식인만이 여성들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고 무식한 층도 여성이니 그런 착오가 나타나게 되는 것으로 봅니다. 그러니 그 사람들을 나쁘다고 할 수는 없고 요컨대 민주주의 훈련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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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욱 그전과 생활양식이나 근본 사상이 뒤바뀌었으니 여자에게 항상 그전대로 옛날 법도대로만 진행하라고 강요는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여자들이 바람이 난다고 우리가 여자들을 바람이 났다고만 그러는 것보다도 그 반의 책임은 남자에게 돌려야 마땅할 것입니다. 행주치마만 두르고 부엌 구석에서 1년 내내 영화관 한 번도 가 보지 못하는 반면에 남자는 술도 마시고 극장에도 갑니다. 이럴 때 민주주의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행주치마만 두르고 다니다가 이 사람들이 한번 다른 사람의 생활 형태를 보게 될 적에 그들은 자기가 지금까지 맛보지 못했던 세상을 거기에 발견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럴 때 남자가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꾸 억압하려고 하면 그럴수록 ×것은 더 반발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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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환 민주주의 실행은 남자가 전 책임을 지고 지도하지 않으면 안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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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이런 것이 있습니다. 여자 자체가 변했다는 것보다도 여자 자기가 변했다는 것을 자의식으로 느끼고 있는 부류가 있습니다. 가령 내 친구가 여자하고 같이 다녔다 할 때 딴 여자들이 이것을 보고 같이 다니니까 무슨 관계나 있는 모양이다 이렇게 여자 자신이 도리어 생각하고 있는 것 이것들이 여자 자체가 변했다는 것을 말해 주지 않는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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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회 그러면 요사이 여성들 즉 현대 여성들이 지향하고 있는 결혼관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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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식 현대 여성의 결혼관은 여성들이 아는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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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두연 현대 여성들의 결혼관에 대한 주의 주장 즉 희망을 말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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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요사이 여성들은 결혼을 너무 쉽게 합니다. 내 경험으로 보더라도 연애를 7, 8개월 하고 약혼을 한 뒤에도 5, 6개월이 지나 결혼을 했는데 지금은 전연 상대편에 대해 알 시간도 가지지 않고 하루나 이틀 동안 교제를 하고 나서도 자기 자신을 맡기는데, 나는 그런데 대해서 고려하여야 될 줄 압니다. 돈을 잘 쓴다든지 매끈한 양복을 입었다든지 이런 것으로 결혼하려 드는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 것은 우리 주변에서 많이 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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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환 요사이 여자가 결혼할 때에 자기 마음대로 교제해서 자유로이 결혼하는 것과 부모가 정해서 주선해 주는 결혼을 하는 분과 어떤 것이 많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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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두연 부모가 결정해 주지 않더라도 부모의 축복을 받는 결혼, 자기의 친구들이 축복해 주는 결혼 이것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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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식 우리나라의 결혼은 역시 신분이나 환경이 같은 즉 신랑 집과 신부 집이 평등치 않다든지 집안이 양반 쌍놈으로 다르다든지 하지 않아야 완전하고 오래가는 결혼이 되리라고 생각되는군요. 그런데 요사이 보면 그렇지 못한 결혼은 대개 오래가지 못합니다. 양반집에 쌍놈의 며느리가 들어가게 된다고 하면 시어머니나 이런 사람들이 쌍놈의 며느리가 들어왔다고 구박을 하고 그런 것이 있으니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곤란한 점이 많습니다. 그렇게 되면 나중에는 며느리도 자기 자신은 남편이 좋지만 분위기가 그렇게 되니 어떤 때에는 실망도 하게 되고 남편과의 사이도 나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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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욱 우리가 봉건제도를 쓰는 것같이 양반 쌍놈을 가리는 것은 아닙니다만 가령 민주주의가 제일 발달된 영국과 같은 나라에서 민주주의를 한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결혼이 된다고는 보지 않아요. 민주주의가 발달된 영국에서는 자기 계급에 맞는 것을 찾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함부로 결혼한다는 것은 깊이 고려하여야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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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두연 전통하고 생활양식하고 같지 못한 데서 나오는 모순, 영국 같은 데서는 전통과 생활양식이 같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자연스럽게 되는데 우리나라의 생활양식은 우리가 수천 년 동안 진행하여 오던 전통이라는 것이 이것이 모순이 많습니다. 그러나 이런 데에서 문제가 생기지 않는가 느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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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욱 요즘 전쟁 미망인 통계 어느 정도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전쟁 미망인이라고 하는 것보다 과부라고 할 것이 좋겠습니다. 과부가 재혼하는 문제입니다. 나는 이것이 망발이 될는지 무어가 될는지 모르지만 과거에 우리 정조 관념이란 것이 처녀라야 한다, 처녀가 한번 결혼을 하게 되면 그것은 정조 관념이 없어지는 것이다 그렇게 보았는데 나는 그렇게 보고 싶지 않아요. 어떤 사람이 어떤 남자와 결혼을 하였다가 나중에 부득이 이혼을 하였다든지 남편이 사망하였다든지 그럴 때 그 사람이 그 과부가 다시 결혼을 할 때에는 그 사람의 정조 관념은 그대로 사는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만일 유부녀가 다른 남편하고 관계를 맺는다고 할 것 같으면 그것은 정조의 파괴이지만 한 과부가 다시 결혼을 하게 될 때에는 그것을 정조의 파괴라고 할 수는 없을 과부라고 해서 처녀보다도 급이 낮다든지 하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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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정조라는 것은 하나의 개념의 문제라고 보는 것입니다. 우리가 남자와 여자의 평등을 항상 주장한다고 합시다. 그런데 여자의 입장으로서 자기가 결혼은 하였지만 딴 사람과 만일에 있어서 정조 같은 것을 서로 교환하였다고 할 적에 그 여자가 진정으로 사랑함으로 인해서 자기 몸을 다시 한 번 주었다는 것은 정조를 파괴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자기가 마음으로 진정으로 사랑하였다고 할 적에 나는 여기에서 정조를 버렸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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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두연 결혼과 연애 정조 이런 것에 대해서는 따로 한번 이야기가 되어야 되겠구만요. 그런데 과부 재혼하는 문제에 대한 정조관은 최 선생의 의견과 동감입니다. 특히 한국과 같은 현실에 거기에서 벗어나려면 희망을 발전하려면 과거에 가졌던 정조관은 최 선생의 말씀과 같이 되어야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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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회 그러나 엄격한 의미의 정조라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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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욱 물론 이것은 가톨리시즘 같은 데에서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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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정조라는 것은 개념인데 남편에게서 이혼은 당했지만 그 이혼이 부모의 책임이고 또 이에 억압을 당했기 때문에 자기는 남편과 살고 싶고 사랑하고 있지만 이혼을 당했을 때 진실하게 자기가 마음으로 사랑하는 남편에게 정조를 다시 주었다는 것은 정조를 파괴하였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에밀 졸라에 테레즈 라캉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자기 남편의 친구하고 비교할 때 자기 남편은 항상 저녁때마다 술 먹고 들어오고 사랑은 하나도 없으며 학대만 하고 그리하여 나중에는 자기 남편의 친구하고 같이 살게 되는데 이것은 19세기의 이야기입니다만 우리 한국 사람은 이런 문제를 생각하지 않고 살기 때문에 사회에서 비난이 있는 것 같습니다. 진정으로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몸을 주었다는 것은 정조의 파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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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회 정조 관념이 없는 여자가 요사이 얼마나 많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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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식 전에 있었다는 대학 교수 부부의 얘기인데 하루는 남편이 집에 돌아와서 부인이 드러누워 있는 것을 보고 밖에서 한번 강간식으로 해보자 하고 담을 넘어 들어와서 교제를 했는데 부인도 잠결에 별말을 못했답니다. 그러고 나서 남편은 다시 밖으로 나가 초인종을 누르고 자기가 돌아온 것을 알리자 여자는 갑자기 자기가 강간을 당한 줄만 알고 당신이 들어오기 전에 욕을 보았으니 나는 이것으로 죽습니다 하고 고만 죽어버렸다고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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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두연 연애는 우리가 사는 데 있어서 기가 막히게 아름다운 보배와 같은 것인데 여기에 대해서는 우리가 보배대로 있게 해 주어야 될 것입니다. 연애관에서 연애라는 것은 깨끗하게 닦아 주고 윤이 더 나게 이렇게 해서 연애라는 것을 보호하여야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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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연애에 대해서 딴 사람의 연애를 수호해 주려 하지 않고 도리어 이것을 파괴하려고 하는 그런 음악한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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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두연 깨끗하고 기막힌 그런 연애를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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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회 연애 보호법 같은 것을 만들었으면 좋겠군요. 경범죄 처벌법에 해당치 않을까요? (일동 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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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남의 연애를 방해하는 사람은 경범죄 처벌법에 걸리지 않느냐 그러시는데 그것은 참 좋습니다. 남의 연애를 성취시켜 주려는 사람은 거의 없고 남의 행복을 짓밟으려는 사람이 더 많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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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두연 그런데 여기에는 연애냐 매춘이냐 이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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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남자가 있을 경우에는 그것은 연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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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식 영하 40도로 춥지 않고 달밤에 같이 다니는 것도 좋습니다. 그러나 이것을 일단 내 아내로 삼겠다고 생각했을 때 아내로 삼기에는 너무나 애인은 아깝습니다. 이 깨끗한 것을 그냥 그대로 두고 싶습니다. 그러나 그러다가 딴 사람한테 뺏겨버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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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두연 사실 연애를 했을 때에는 영하 40도의 추위도 문제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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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회 요즘 유행에 대해서 가령 검은 장갑이라든지 모자 심지어는 검은 벨벳 양복이라든지 이런 유행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들 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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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환 한국 여자들은 모자를 쓰지 않는데 왜 그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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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모자만 써도 사실 멋없어요. 전체적인 밸런스가 맞아야 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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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두연 내가 본 가두 풍경은 전부 영 점 이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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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식 화장은 요새 좀 나아진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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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자기 몸에 맞도록 의복을 맡기는 것이 없고 대개는 기성품을 사 입는데 윗옷은 좋은 것을 입었는데 스커트는 그냥 형편없는 것을 입고 게다가 겉은 장갑을 끼고 와니(악어) 가방을 둘러메고 다니는데 더러는 또 일본에서 만드는 무슨 가죽 껍질 같은 것으로 만든 것을 들고 다니는 것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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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두연 귀걸이는 구라파에서는 평상시는 하지 않습니다. 무슨 파티라든지 특수한 행사가 있을 때만 하는 것이며 직장에서나 평소에는 하는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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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유리로 만든 목걸이는 아주 틀렸습니다. 그리고 하이힐 이것은 자기의 몸과 비해 볼 때 밸런스가 맞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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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두연 유행은 한국 사람이 양복을 입게 된 때부터 시작되었고 또 전쟁 후 ‘빵빵걸’의 풍속이 그대로 상류 풍속인 줄 알고 잘못 수입했는데 이것을 시정했으면 좋겠지만 어려울 것입니다. 단지 희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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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욱 유행에 있어서 누가 벨벳을 입었다고 하면 무조건 벨벳, 나일론이라고 하면 전부가 나일론, 그래서 자기의 개성 문제는 하나도 살리지 못하고 누구 하나가 한다고 하면 전부 따라서 합니다. 이것이 무슨 유행입니까? 자기의 개성을 살리지 못하고 조화를 이루지 못한 것이 무슨 유행이겠습니까? 사실 영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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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식 예를 들면 잠바를 입었다 하면 어느 정도 활동성이 있는 것으로 보아서 좋은데 외국 사람들은 흔히 에리(옷깃)를 세우고 다닙니다. 외국 사람들은 목이 길기 때문에 에리를 세우고 다녀도 괜찮은데 우리 한국인은 목이 짧고 키도 작은 데다가 에리를 세우고 다니면 마치 꼽추 같기도 하고 좋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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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내 친구가 자기 사랑하는 여자에게 선물을 하나 했는데 와니 가방을 보냈답니다. 그 후 그 여자와 만났을 때 그 와니 가방을 들고 오지 않았길래 그 이유를 들었더니 집에 두고 왔다고 그러더랍니다. 그런데 그 친구가 양품점에 가니깐 그 주인이 당신이 사 갔던 와니 가방은 얼마 전에 우리 집에 팔러 왔더라고 하더랍니다. 이것은 우스운 문제인 것 같지만 슬픈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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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식 나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없는 살림이니까 핸드백도 좋고 검은 장갑도 좋고 한데, 없는 살림에 돈이 좀 생기면 사기를 원하던 것 좋은 것을 하나라도 사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전연 조화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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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환 외국 불란서 같은데 유행이 오게 되는데 우리는 이것을 보지도 않고 이만큼 양장을 하고 조화시키는 것은 특히 가칭할 만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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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두연 우리가 여성들에게서 환멸을 느끼는 것은 눈에 띄지 않는 핸드백 속의 콤팩트라든지 스커트가 바람에 나부낄 때에 속 슈미즈가 형편없는 것이 있습니다.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잘 주의해 주시기 바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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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환 1주일분의 드로어즈를 가지고 매일 하나씩 갈아입을 정도가 되면 자연히 그렇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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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두연 우리 옛날의 품위 있는 가정의 여자는 속으로 들어갈수록 점점 더 좋은 것을 입었다는데 이것이 우리 여성들이 가져야 할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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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목욕을 자주 갔으면 좋겠어요. 우리 여편네만 보아도 한 달에 두서 번밖에 가지 않습니다. 여름 같은 때에는 매일 갔으면 좋겠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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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회 여대학생들이나 회사 같은데 다니는 여자가 에로 잡지를 표지를 딴 것으로 살짝 갈아 가지고 자기 직장에도 가지고 다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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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두연 여자 대학생들이 학교에서 지정된 것을 지키지 않고 ‘빵빵걸’들이 입는 것을 입고 화장 방법도 ‘빵빵걸’같이 하는 화장을 하는 것 같은데 그것이 여자 대학생들이 ‘빵빵걸’을 겸했다는 이야기와는 다를 터인데 대단히 좋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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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두연 학교 당국의 교육 방침이 나쁜 탓도 있습니다. 저는 유행도 풍속미와 합치된 미(美) 이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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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회 나일론 저고리나 치마에서는 여성미 즉 선에 의한 미가 나타나지 않는 것 같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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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한국 여성들은 질겨서 나일론이지 모양을 내기 위해서 나일론은 아닌데 나일론을 무슨 모양을 내기 위한 것으로 알고들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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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환 그러나 요즘의 여자는 대체로 퍽 조화되었습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기는 합니다만 해방 후 우리가 양복을 많이 입었는데 거기에 비하면 비교적 배운 것도 없는데 괜치않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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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우리나라 여성들이 현재 입는 것은 외국에서는 가정에서 입고 있는 것 정도밖에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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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욱 우리나라 여성들이 이브닝 가운 같은 것을 거리에서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것은 구역질이 나서 보지 못할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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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식 또 상의의 뒤에 단추가 달린 것을 입고 다니는 여성들이 있는데 외국에서는 처녀는 이것을 입지 않는 모양입니다. 처녀들은 입을 수가 없고 자기 남편이 이것을 입혀 준다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처녀나 대학생들도 이것을 입고 다닙니다. 이것은 난센스입니다만 외국 군인들은 이것을 볼 적에 부인인 줄 알고 히야카시를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일동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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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환 양복을 잘 입고 다니는 것은 양갈보라고 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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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이외에도 양복을 잘 입고 다니는 것은 양갈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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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식 또 머리 뒤에 꼬불꼬불하게 짧게 만드는 것은 외국에서는 아프리카 같은 데 있는 ‘빵빵걸’들이 하는 머리라고 해요. 왜냐하면 머리 뒤를 구불구불하게 하면 누웠다 일어났다 할 때에 편리하고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기 때문에 (웃음) 보기는 시원하게 보이지만…… 그리고 구치베니 같은 것도 자기 입이 큰 사람이 생긴 대로 바르고 있는데…… (웃음) 자기의 입 생김에 적당히 맞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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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나는 여자들 눈이라든지 입이라든지 하나하나 떼어서 본 일이 없습니다. 그것은 하나의 인상이고 그 윤곽이 좋으면 미가 있는 것으로 입 하나가 잘생겼다든지 코가 잘생겨서 송미령의 코라든지 하는 것은 문제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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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환 복장은 한복이 좋다고 생각하는데 이 한복을 입었을 때의 화장하고 양복을 입었을 때의 화장은 달라야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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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두연 이 한복만은 우리 한국 감(服地[복지])으로 만드는 것이 좋겠습니다. 특히 요즘에 흔한 나일론보다도 여름 계절에 맞는 옥양목 같은 것을 좋은 하늘색으로 물들여서 해 입으면 좋으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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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한복을 입을 때는 여름이면 모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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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두연 여름철에 모시는 남자가 느끼는 최고의 매력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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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식 것도 좋기는 한데 그러면 어디 가서 앉을 수가 있어야지요. 한 번 앉았다 일어서면 형편없이 쭈글쭈글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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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두연 매력은 매력대로 인정하여야지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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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여자가 다방에 가면 의례히 남자가 찻값을 내주려니 하고 바라고 있는 것 이것은 남녀평등을 주장하면서 경제에 있어서는 평등이 아닙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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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두연 외국에서는 음식점 같은데 가도 매춘부가 아니면 여자가 그 값을 치른다고 그럽니다. 매춘부라면 남자 편에서 다 낸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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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욱 최근 우리나라 여자들은 자기의 선생인데도 불구하고 남자가 먼저 인사를 하여야만 여자는 그 인사를 받는 것인 줄만 알고 있는 것 같은데 그것은 도리어 여자로서 평등이 아니라 여자의 자기 자신의 수치가 아닌가 생각하는 것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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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두연 매춘부만이 공중 앞에서 화장하는 것으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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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식 여자의 화장은 불과 세 시간이 가지 못하는데 아침에 화장하고 나서면 저녁때에는 다 꺼집니다. 그럴 적에 화장이 꺼지려고 하면 잠깐 가까운 다방의 변소라든지에 들어가서 고치는 것도 좋고 다방도 좋고 하니, 공중 앞에서는 하지 않는 것이 좋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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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두연 에티켓 문제가 나왔는데 벨벳 치마를 입는 경우 공중 앞에서 치마를 들고 엉덩이를 까고 앉는데 이런 것은(웃음) 주의하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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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그 속치마가 더러울 때 더욱 말씀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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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식 남들이 한참 명랑하게 웃을 때에 입을 벌리고 있는 여성들이 있는데 이 입을 벌리는 습관은 보기 싫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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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모 다방의 마담인데 이 문화인들이 많이 모이는 데서 남자들의 앞에 와 앉아서 남자의 호주머니에서 남자의 담배를 자기가 꺼내어 피는 것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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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환 한국의 여성들은 애교가 없다고 그러는데 우리 여성들은 좀 더 여성다운 친절미를 가져야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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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환 어떤 친구의 집에 가서 부인에게 인사를 하려고 그러면 숨어 버리는 분이 있는데 이것은 옛날의 풍속이지만 그런 것을 고려하여야 할 줄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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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욱 유부녀들이 다방 같은 데에서 초대권이 두 장이 있으니 극장엘 갑시다 하면 여자가 따라가는데 나는 그 여자가 초대권을 받게 되었다 할지라도 자기가 돈 2백환을 내고 표를 한 장 사서 들어가야 좋으리라고 생각하며 또 그런 때에는 자기 친구라든지를 데리고 남자와 셋이서 다니는 것이 옳지, 될 수 있는 대로 다른 남자와 단 둘이서 극장에 간다 거리를 다닌다 하는 것은 자성하여야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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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두연 그런 것은 벌써 상대방에 무슨 약속이라도 준 것을 표시하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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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극장에를 딴 남자와 다닌다는 것은 여자들의 에티켓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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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욱 내가 전에 초대권이 두 장이 있어서 어떤 친구의 부인하고 극장엘 가려고 차를 같이 타고 갔었는데 갑자기 을지로 입구에서 부인이 나를 치면서 저기 자기 남편이 온다고 그러면서 그냥 지나갑시다, 그러는 것입니다. 나는 여기서 환멸을 느꼈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민주주의를 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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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회 요사이 여성은 어디에 취미를 두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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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영화 구경이 많고 그리고 사교 댄스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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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두연 치안국의 통계에 의하면 유부녀가 사교 댄스에 나오는 수가 가장 많다는데요. 붙들려 가면 자기 남편이 와서 내가 우리 여편네가 건강이 좋지 않아서 추라고 했다고 그런답니다. 물론 집에 가서는 치도곤이겠지요만…….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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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사교춤은 취미로써 하나의 엔조이입니다. 나는 이 엔조이라는 말을 향락이라고 번역하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분명히 하나의 엔조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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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두연 마음대로 사교춤을 추기 위해서 자기의 아이들이나 남편을 속이고까지 가서는 안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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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그러면 정비석 씨의 『자유 부인』이라는 소설에서 나오는 이야기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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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식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문제에 거짓말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아직까지도 초창기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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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여자나 남자나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 자유가 아니라 자기가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하지 않는 것이 자유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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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회 여자들의 다방 출입은 어떻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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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두연 이런 것은 혹 어떤 스캔들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가지지 않을까 하는 이런 희망을 가지고 가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 눈에 보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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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식 다방에서 보면 혼자서 여자들이 나와 여기저기 앉아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진작 알았으면 같이 앉아서 차라도 한 잔 먹었으면 하게 그렇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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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두연 가정에 있을 만한 부인이 혼자서 다방에 나와 있다는 것은 특히 한국 가정 부인은 그럴 시간을 가질 수 없을 터인데 이것은 취미가 아니고 타락이 되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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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욱 이것은 남자가 여자를 민주주의적으로 잘 지도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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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두연 오늘은 될 수 있는 대로 남자를 옹호하고 여자를 규탄하는 입장에서야 될 것입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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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욱 가정 여자를 혼자서 다방에 나가게 한다는 것은 여자를 딴 남자에게 빼앗겨도 좋다는 것일 겁입니다. 남자가 여자를 컨트롤하지 못하고 그러는 것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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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두연 자기 아내한테 생활을 의탁하는 것이 무력한 남자의 취미로 되는 것이 있습니다. 이런 것은 남자의 취미로 끝냈으면 좋겠는데 이것이 취미가 아니라 남자의 생활 태도로 되면 큰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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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환 어떤 유명한 사람인데 그 내외간이 퍽 쓸쓸했던 모양입니다. 남자가 애정을 보이지 않아서 그랬는데……. 이 부인이 그러자 돈벌이를 시작했다나요. 무역도 하고 자동차도 사고 큰 집도 마련하고 그러자 남편의 태도가 좀 달라져 갔답니다. 그래 자기한테 친절히도 해주고 전차 같은 것을 타도 먼저 태워 주고 그러더라면서 그 여자가 하는 말이 좌우간 여자도 돈을 가져야 된다. 그러면 애정도 도로 회복할 수 있다고 하는 이야기를 전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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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회 돈 이야기가 나왔으니 여기에서 돈과 여성에 대하여 더 구체적으로 파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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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돈은 여자도 좋아하고 남자도 좋아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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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두연 요사이 여자는 남자보다도 더 돈에 팔리는 모양입니다. 메릴린 먼로가 주연을 한 「신사는 금발이 좋다」라는 영화를 보면 남자의 얼굴이 돈이나 보석이나 그런 것으로 보이는 것이 있는 것 같은데 이것이 아마 현대 여성들의 상징인 것같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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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사회적인 지위나 그 사람의 인품이나 이런 것보다도 저놈이 돈이 있나 없나 이런 경향이 6·25를 통하여 특히 현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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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두연 그러기 때문에 여자들이 사람보다도 돈을 먼저 찾게 되니까 이것을 만들기 위하며 모든 죄는 이 돈을 만들기 위하여 남자들이 짓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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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사회 질서의 문란은 여자들이 돈을 존귀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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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두연 돈과 사랑과 인간과의 투쟁이라는 것은 인간이 생길 때부터 오늘날까지 계속 되고 또 영구히 계속될 것입니다. 여기에서 여자가 농락한다는 데 비극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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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전에는 정신문명이 있는데 해방 후 미국 사람들이 들어오고 따라서 물질문명이 그대로 수입되었습니다. 그런데 물질은 여자들이 전부 돈인 줄만 알고 있습니다. 물질문명의 극치는 돈이니깐 돈이면 다 해결이 되는가보다 그런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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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식 요사이 여자들이 남자를 테스트할 때에 돈을 표준으로 삼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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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회 고맙습니다. 오늘은 이만 끝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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