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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전선도 급속 통일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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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6. 1.
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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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전선도 급속 통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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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민족은 민족문제 기타로 지금 중대한 시기에 당면하고 있는 차제(此際) 한 개 부분 문제를 가지고 구일(苟日)히 설론(說論)할 필요는 없을런지 모른다. 그러나 이 부분이 역시 우리 민족 해방운동 전체의 한 부분의 귀추(歸趨)의 전체에 주는 영향이 적지 않을 뿐 아니라, 그 부분의 해결이 즉 전체 중의 한 획의 해결임을 알 때에 이 붓을 들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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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전선도 광범한 모든 전선(戰線) 중에 한 가닥의 담당전선(擔當戰線)이다. 그런데 가장 진보적 민주주의 진영에서 정당한 원칙, 우리 민족 통일전선 결성을 부르짖은 지가 이미 오래 전부터이다. 그래서 노동자, 농민, 청년, 부녀 등의 다른 전선들은 벌써 통일되고 정돈되었다. 그러나 오직 문화전선 ─ 예술부분만이 아직 완전 통일되지 못하고 가장 뒤떨어진 형태대로 남아있다. 그것을 지연하게 하는 어떠한 변해(辨解)할 수 있는 불가역의 이유가 있다 하더라도 그 책임은 결국 그 부문을 담당한 우린 문화인에 있다는 것은 더 말할 것 없다. 그래서 우리 문화인은 누구나 이 책임을 통분하고 하루바삐 통일전선이 완성되도록 최대의 노력과 성의를 지출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천만의외에도 통일을 위해 고견(高見)을 토로(吐露)해주어야 할 평론가의 한 분이 도리어 통일의 전도(前途)에 장애의 돌을 던지려함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다. 그것은 즉 최근 중앙신문 소재(所載)의 윤규섭씨의 「현 정세와 문화전선」이란 논문이다. 흔히들 과거의 카프 운동을 과소평가하고, 혹은 ‘참회(慙悔)’하는 이도 없지 않은데, 씨는 그것을 정당히 평가하고 또 자칫하면 소홀히 여기기 쉬운 문화의 계급성을 문화에 대한 정치의 우위성, 또 문화의 당파성을 고조(高調)함은 당연한 귀결(歸結)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전체에 있어서 또 중요한 주지에 있어서 이해하기 곤란한 점으로 일관됨은 더욱 유감이라 아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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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씨는 “금일과 같이 문화전선이 혼돈(混沌)한 원인은 전위당(前衛黨)의 확고한 구체적(具體的) 문예 내지 문화정책을 전면적으로 주도(主導)하지 못한 데 있다”하여 그 책임은 전위당에 전가(轉嫁)시켰다. 그러나 사실은 반대로 아직도 통일이 완성되지 않은 책임은 정당한 정책을 아직 이해하지 못한 일부 문화인 자신에 있는 것은 누구나 부인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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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현 단계에 있어서의 예술 문화운동에 대한 기본적 견해와 또는 좌익적 예술가와 민주주의 예술가와의 전선통일 문제이다. 우리 조선은 일본 제국주의 지배하에 있을 때나 해방된 후의 지금이나 마찬가지로 부르조아 혁명계단 에 있다 (階段) . 그러나 일제 지배로부터 해방된 전과 후의 투쟁대상은 동일하지 않다. 즉 일제 지배 시에는 거대하고 잔인한 일제의 착취대상이 있음으로 우리 예술운동은 필연적으로 피착취 계급적 예술운동으로서 발전되었다. 그러나 일제로부터 해방된 금일에는 그러한 주요대상이 없어졌다. 금일 우리 민족의 당면임무는 오직 일제 및 봉건제도의 잔재를 소거(掃去)하며 파쇼를 박멸하면서 민족통일 전선(진보적 원칙 위에서)을 결성하여 완전독립을 촉성(促成)함에 있다. 그리고 현 단계에 있어선 민족적 상공업과는 대립만 안 할 뿐 아니라 도리어 그를 조장할 것이며, 또 문화부분에 있어서도 가장 긴급한 임무가 무엇보다도 먼저 일제에게 유린(蹂躪) 약탈당하였던 민족문화를 하루바삐 환탈발양(還奪發揚)함에 있다. 따라서 우리 예술운동은 현 단계에 있어선 착취계급에 대립하는 피착취 계급적 예술이 고조될 수 없으며, 또 다른 전선에서와 마찬가지로 우리와 같은 노선을 향해 가는 모든 진보적 민주주의 예술가는 동일한 전선으로 통일하여 우리의 힘을 일층 강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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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는 부르조아의 기만성과 반동성을 강조하였지마는 그것은 적어도 현 단계의 진보적 민주주의자에 대하여는 부적당한 혹론(酷論)이며, 부르조아를 모두 반동으로 아는 극좌적 편향이라 할 수 있다. 그들도 우리들과 마찬가지의 투쟁목표를 향하여 싸우는 것이다. 적어도 이 순간에 있어선 또 진보적 민주주의자라면 기만과 반동에 대한 증오심, 적개심도 가졌으며, 또 그것을 소탕(掃蕩)하고 민족문화를 건설하려는 열의를 가졌는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을 정치에서와 마찬가지로 윤씨의 논(論)과 같이 적개시(敵愾視)하고 배격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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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전선의 통일은 결코 통일이 아니다. 덮어놓고 하는 통일은 더구나 아니다. 같은 투쟁목표를 향해 같은 노선을 향해 전진하는 예술진영의 통일이다. 힘의 강화이다. 사회주의 예술가에 있어서도 이것이 즉 사회주의 예술운동이다. 공산주의 예술운동이다. 이리함으로써 사회주의 예술운동을 중지하는 것도 포기(抛棄)하는 것도 아니다. 도리어 정당한 노선을 밟아 가는 사회주의 예술운동이다. 여기에는 결코 문화의 계급성 당파성이 윤씨의 기우(杞憂)와 같이 말살, 포기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이 계급에 있어서 부르조아 민주주의 혁명을 수행하는 과정이라고, 결코 정치의 계급성, 당파성을 포기하지 않는 정치운동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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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씨의 말과 같이 물론 이데올로기는 통일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기본적 이데올로기는 달라도 다행히 같은 노선 즉 같은 강령 밑에 같은 행동과 사업을 할 수 있으니, 전선의 강화를 위해 분리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이것은 결코 정강 정책이 각 다른 정당들이 어떠한 특수한 경우에 한하여 행동을 통일하는 성질과는 다를 것이다. 아직도 동지들 중에 문화 각선(各線)을 통일하지 말고 어떠한 행동만 수시 협력하는 것이 좋다는 윤씨와 같은 견해를 가진 이가 있는 듯하나, 그것은 우리들이 같은 강령 밑에서 같은 사업(事業)을 하고 있는 것을 망각(忘却)한 말이다. 문화전선의 통일은 결코 어느 한 편을 흡수하는 것도 아니다. 또 어느 한 편이 다른 한 편을 무리하게 끌고 가기 위해 이데올로기를 양보타협하며, 운동의 걸음을 답보(踏步)하는 것도 아니다. 각자 노선에 가는 분자들끼리 같은 통일하고, 합력(合力)하는 것이다. 물론 이 운동을 최후까지 추진하는 자들도 부르조아 혁명을 완수할 자가 누구인가는 여기서 갱론(更論)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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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리가 수유(須臾)라도 망각하지 않는 것은 우리 예술 운동의 주체적 대상은 인민의 절대다수를 점령한 노동자 농민이며, 또 우리는 금일의 사업을 수행하면서 명일(明日)의 준비도 잊지 아니하여, 노동자 농민과 기타 광범한 대중에게 전술(戰術)로서 사회주의 원칙의 계몽 사업도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사업과 기타 근로 대중 층 속에 직접 들어가서 수행한 모든 사업을 민주주의 예술가에게 담당시키는 것은 무리한 요구일 것이다. 그러나 진보적 민주주의자들인만치 그러한 사업을 배격(排擊)하지 않을 뿐 아니라 원하는 대로 협력할 것이다. 그리고 또 그들은 그들의 장소가 있지 않은가. 통일된 전선 속에 적재적소(適材適所) 각기 특장소능(特長所能)을 발휘하여 모든 사업을 협력 수행하는데서 우리 문화 운동은 일층 활발하게 진전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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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신문》(1946. 1. 9―11)
【원문】문화전선도 급속 통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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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46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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