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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9.4
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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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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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에서 흘러오는 시냇물 소리가
3
유달리 맑게 또 크게 들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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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틈에 남은 눈도 흔적없이 다 녹아버리니
5
겨울동안 눈에 덮혔던 보리 이삭도
6
이제는 눈 이불(衾[금]) 활짝 차버리고 푸른 머리를 들었다.
7
온 들은 시퍼런 줄(縞[호]) 무늬(紋[문])가 박힌
8
여러 조각 비단 폭이다
 
9
금년 보리는 오래간만에 필만치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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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겨울 하늘이 맑은 덕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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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 마지기에 2원어치나 소금 비료 거름을 한 탓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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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정기를 한껏 마음대로 빨아 당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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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싹이 송곳같이 꼿꼿하고 쪽(藍[람])같이 검푸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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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만이 앞으로 잘해주기만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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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은 몇 해만에 처음 보리 흉년은 면하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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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로 우리 입에 들어가는 것은 이것뿐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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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쪼록 하늘서 잘 보살펴주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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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몇 해로 여름 가을철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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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 양식 때문에 지긋지긋하게 해매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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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복(壽福)아 고무래를 자주자주 들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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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저쪽 힘껏 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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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흙 기름이 골고루 한껏 보리를 덮게
23
아직도 한 배미가 잔뜩 남아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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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는 벌써 먹골 뒷산에 걸리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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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 논보리를 다 덮어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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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소징개들 밭보리에 똥오줌을 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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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름은 아무래도 똥오줌이 제일이니라
28
보리한테 갈비찜, 곰국 이상이다
 
29
그리고 여보! 어린애 어머니는
30
고무래질 그만두고 집으로 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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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애 젖먹이고 저녁밥이 지으라니까
32
어린것도 점두룩 굶어서 배고프겠지만
33
해산(解産) 때도 아직 못 벗은 당신이
34
종일 숨을 헐떡이며 고무래질하느라고
35
얼마나 몸이 괴롭고 고단하겠소
 
 
36
―《조선문학》(1939. 4)
【원문】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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