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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자원종기(三子願從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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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상
최남선
1848년(헌종 14)에 간행된 목판본 <삼설기(三說記)>에 실린 작품 중의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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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子願從記[삼자원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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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說記[삼설기]〉에 있는 三子願從記[삼자원종기]라는 유명한 이야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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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松都[송도] 서울 시절에 同年生[동년생] 세 아이가 스승 앞에서 공부를 하는데, 一○[일공] 년이 지난 어느 날에 선생이 셋을 불러 앉히고서 「공부들이 상당히 성취되었으니 각각 소원을 말하면 거기 따라 지도할 도리가 있으리라」한대, 한 아이가 가로되 「저는 少年登科[소년등과]하여 翰林[한림]·玉堂[옥당]을 다 지내고 吏曹佐郞[이조좌랑], 奎章閣直閣[규장각직각]을 거쳐 都承旨[도승지]로 陞品[승품]하여 安東府使[안동부사]를 거쳐 平安監司[평안감사]로 한 번 호강을 하겠읍니다」하고, 다음 아이는 가로되 「名山[명산] 勝地[승지]에 정가롭게 집을 짓고 松風蘿月(송풍나월)에 修養工夫[수양공부]를 쌓다가 불로초를 캐어 먹고 신선이 되고 싶습니다」하고, 또 한 아이는 가로되 「금은보화를 그득히 모아 세상을 흔들 만한 부자 노릇을 하고 싶습니다」고 하거늘, 선생이 듣기를 마치고 이르되, 「오냐, 너희 말이 다 그럴 듯하다. 이 길로 각각 집으로 돌아가서 뜻하는 바를 힘쓸진대 마침내 소원을 이루리라」하여, 책을 덮고 헤어져 가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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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뒤 여러 해에 세 아이가 서로 길이 달라서 별로 相面[상면]할 기회도 없이 지내다가, 벼슬 소원하던 아이가 大科及弟[대과급제]에까지 履歷[이력]을 치르고 四○之年[사공지년]에 平安監司[평안감사]를 하여 春三月[춘삼월] 好時節[호시절]에 威儀[위의]를 차려서 부임을 해 가더니, 한 곳에 다다르니 산수가 절승하고 골문으로 좇아 한 선비가 내려오되, 용모 풍채가 淸秀[청수]하여 티끌 기운이 없는데 점점 가까이 監司[감사]의 앞으로 나와서 揖(읍)하여 보이거늘, 監司[감사]가 괴이히 여기면서 얼른 답례를 하고 무망중 말하기를, 「어디 사시는 분이 무슨 원통한 請願[청원]을 하려시오」한즉, 그 사람이 웃어 가로되 「그대 벼슬에 골몰하여 눈이 어두웠다. 同門受學[동문수학]하던 아무를 몰라보는가」 監司[감사]가 그제야 자세히 보니 아이 때 모습이 완연한지라, 하도 반가와서 趨從[추종]들을 물리치고 손목을 잡고 서로 그리던 회포를 펼새, 그 선비 가로되 「내 집이 여기서 멀지 아니하니, 잠깐 올라가서 구경이나 하고 감이 어떠하뇨」하므로, 국가의 중임을 맡아 가는 사람이 私情[사정]으로써 중로 지체는 못할 것이나, 잠시 동안이야 관계하랴 하고 裨將[비장]과 하인들을 주막에 가서 쉬게 하고, 양인이 손을 잡고 한가지 산중으로 들어가니, 걸음걸음 景槪[경개]가 열리고 朱欄畵閣[주란화각]이 가운데 솟았는데, 사슴은 시내를 마시고 학은 공중에 울어 別有天地非人間[별유천지비인간]일시 분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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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에 올라 좌를 정하고 茶菓[다과]를 내온 후 주인이 가로되 「그대 오늘 다녀가면 다시 오기 쉽지 못하리니 내 집의 경치나 두루 구경하라」하고 인하여 東門[동문]을 열거늘 보니 日暖風和[일난풍화]한데 百花[백화]가 滿發[만발]하여 봄이 한창 무르녹았으며, 南門[남문]을 열거늘 보니 萬樹[만수]의 녹음이 불빛을 받아 照耀(조요)한데 눈에 보이는 광경이 모두 여름에 헐떡이는 꼴이요, 西門[서문]을 열고 보니 錦繡[금수] 같은 단풍이 산과 들을 장식하고 들에는 누런 구름이 덮여 추수가 바야흐로 벌어지려는 늦가을 모양이요, 北門[북문]을 열고 보니 雪滿長安鶴頂紅[설만장안학정홍]에 나무는 뼈만 남고 바람만 호기를 부리는 嚴冬時節[엄동시절]이거늘, 監司[감사] 怳忽難測[황홀난측]하여 놀라 가로되, 「그대 어찌 幻術[환술]로써 나를 속이느뇨」하고 이어 「전일에 신선을 원하더니 거의 가깝지 아니하냐. 그러나 우리 둘은 반가이 만났거니와 또 한 사람 아무를 못 보니 섭섭하도다」한즉, 선비의 말이 「미상불 나는 신선답지 않은 지위를 얻었거니와, 아무개로 말하면 멀지 않게 있으되 모양이 변하여 보면 놀라겠기로 오라 하지 못하노라」하거늘, 그 까닭을 물은대 가로되 「그 사람이 하도 탐심을 부리다가 上帝[상제]의 벌을 입어 金絲網[금사망]을 씌워서 산 밑에 두셨건마는, 改過遷善[개과천선]한 표가 없느니라」하는지라 굳이 데려다가 그물 벗겨 주기를 청하여 데려오는데, 보니 한 大蟒(대망)이거늘 監司[감사]가 깜짝 놀라서 급히 변통해 주라 하여 眞言[진언]으로 허물을 벗기고는 손을 잡고 「이 꼴이 무엇이냐, 아니 보니만 같지 못하도다」한즉, 그 사람은 다만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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仙官[선관]이 정색하고 그 사람더러 이르기를 「인간 화복이 제 마음 먹기에 있으면 그만하면 깨달았는가. 여하간 어려서 형제같이 지내는 우리 셋이 우연히 한자리에 모였으니, 그대로 무미히 헤어질 수 없은즉, 수고로우나 뒷동산에 가서 배나무에 열린 큰 배 셋을 따다가 서로 解渴[해갈]이나 함이 좋을까 하노라」한즉, 그 사람이 알지 못하여 동산으로 가보니, 배가 셋이 아니라 넷이 열렸거늘, 또 검은 마음이 나서 하나는 몰래 따 먹고 세 낱만 가지고 와서 하나씩 나누어 먹었는데, 仙官[선관]이 監司[감사]를 보고 그 사람을 가리키면서 가로되, 「저 사람의 行事[행사]가 점점 이러하도다. 그 나무에 배 넷이 있음을 알고, 그 心事[심사]를 시험하려 하여 따러 보냈더니, 한 개는 욕심으로 몰래 먹고 셋만 가지고 오니, 어쩌는 수 없노라」하고, 구렁이 허물을 씌워 보내는데, 監司[감사]도 어이가 없어 볼 따름이었다.
【원문】삼자원종기(三子願從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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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3년 01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