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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9
노자영
1939년 서간집 '나의 화환' 에 실린 작품
1
송전(松田) 해안에서
 
 
2
서울을 떠난지도 오래됐고 은주와 이별한지도 오래 됐읍니다. 세월이 빠르다 할까. 인생이 무상하다 할까?
 
 
3
흘러가는 잔 물결 버들잎 입 맞추고
4
그 다음 모두 다 잊어버린 듯이
5
거품이 되어서 사라진 후에
6
버들잎도 저 혼자 흔들리느니……
 
 
7
나는 이따금 이런 시를 생각합니다.
 
8
아, 모든것은 잊어버린 듯이 흘러 갑니다.
 
9
오늘은 아침부터 흐리기 시작하더니 오후에는 비가 내립니다.
 
10
별빛이 내릴때 푸른 줄로 단장하고 햇빛이 흐를때 금실로 수놓은 소나무 밭은, 오늘만은 그 모든것을 집어 던지고 소복을 하였읍니다.
 
11
구슬같은 파도만이 수 만 조각으로 깨어져 흩어지는 소리만이 요란합니다. 10리의 긴 모래밭 위에 바둑돌 놀이도 오늘만은 그만두고 수영도 못하였읍니다.
 
12
여름, 여름이야 말로 나의 날입니다. 그러나 이 생활도 당신을 그리기에 흥미를 잃었어요.
 
 
13
유의 편지는 어제도 안오고 오늘도 오지 않았읍니다. 오늘은 기다리다 못하여 분이 났어요. 섭섭 했읍니다. 그러나 요사이는 무엇을 하시는지 서늘한 여름 꿈을 따라 백합화나 꺽으러 가셨는지……
 
 
14
어제 저녁은 밤 하늘같은 서늘한 전원 생활을 하였읍니다. 이곳의 손님중에 평소 나의 작품을 읽은 R씨라는 사람이 찾아왔었읍니다. 그래서 그 이를 따라 여기서 한 10리되는 농촌으로 갔었다오. 고요한 농촌의 저녁. 멍석을 펴고 모닥불을 피우고 옥수수와 감자를 구워먹고 또는 송화등(松火燈) 아래서 닭고기에 밀국수를 먹었읍니다. 멀리 보이는 송산(松山)에는 저녁 안개가 자욱하고 무성한 밤나무 그늘에서는 밤 새가 웁니다. 하늘의 별을 혜고 땅의 모래를 모으면서 재미있게 놀았읍니다.
 
 
15
그러나 나는 어디를 가던지 좋은것을 보나 슬픈것을 보나 유씨 생각 뿐입니다. 머리를 풀고 기도하는 처녀의 머리같은 개천가에서 당신을 그리는 노래를 부른답니다. 시인의 마음같이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밤마다 비치는 별에게 당신의 소식을 묻는 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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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는 서양 참외를 샀었다오. 여름의 선물 ─ 참외, 수박먹는 여름 ─ 나는 이 여름과 함께 건강해 지렵니다. 몸은 차츰 튼튼해 갑니다. 염려해 주신 덕분에 하하…….
 
17
그러나 살은 아직 못졌어요. 살 못찌면 야단하신다고 했지요. 아이고 어쩌나……이 다음 오시면 큰 걱정이구려. 하하…….
 
 
18
아, 님이여! 내 마음의 화석같은 이여. 한시, 일초라도 잊을 수 없고 그리고 이 넓은 세상 많은 사람중에 정말 하나뿐인 나의 애인이여. 지금 당신은 어디서 무엇을 하십니까. 당신 이름을 모래밭위에 새기며 유씨의 이름을 부르고 이 붓을 놓습니다. 안녕히.
 
 
19
─ 1939년, 서간집 「나의 花環[화환]」에서
【원문】송전(松田) 해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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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자영(盧子泳) [저자]
 
  1939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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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3년 01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