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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십자로 같은 곳을 건너야 할 경우에 처하게 되면 나는 항상 버스나 전차를 이용해 가지고 건너간다. ‘고·스톱’ 이라는 것이 있어, 차를 세우고 사람을 건네 보내고 하는 신호로 안전을 도모해 주기는 하지마는 저쪽까지 채 건너가기도 전에 ‘스톱’ 이 ‘고’ 로 바뀌게 되면 진땀을 한참 개어 내어야 되기 때문이다. 정지의 신호가 회전만 되면 이제 갈 길이 허여되었다고 차들은 그까짓 건너가던 사람들이야 어떻게 되었건, 그저 자기네들에게 허여된 자유만을 행사하는 것이 할 일이라는 듯이 눈 한 번 깜박할 여유도 주지 않고 내닫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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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못물이 쏟아져 나오듯이 밀려 나오는 이 질주의 물결을 피하자면 도중에 서서 이 물결이 다 흘러내리도록 기다려야 하게 마련인데, 게다가 뒤로 전차 선로까지 두게 되었을 때에는 뒤로 오는 전차까지도 피해야 되게 되는 판이니, 전차 선로와 자동차 통로 사이에 기척을 딱 하고 서서 한두 치 사이의 거리를 둔 발부리 앞으로도, 또 한두치 사이를 뒤로 둔 발부리 뒤로도 오거니 가거니 하고 달리는 차들을 피해 내자면 참 질색인 것이다. 진땀이 부적부적 등골에 서리게 된다. 운전 부주의로 제 노선에서 자칫 이탈만 되게 되어서 차바퀴 속으로 휩쓸려 들어가게 되는 날이다. 차가 앞으로 다가올 때마다 그 조여드는 가슴은 실로 십 년은 감수가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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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졸경을 겪다가 마지막 차를 보내고 한숨과 같이 발길을 떼어놓다 보면, 아니 이놈의 자전거는 왜 ‘고·스톱’의 신호도 무시해서 좋은 것인지 제멋대로 발부리 앞을 따르랑 서면서 사람의 신경을 또 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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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번히 일어나는 사고로 보아서 차를 탄다는 것도 그리 안전하다고 할 수는 없으나, 행보에서 가슴을 조이며 신경을 쓰기보다는 그래도 차를 타는 것이 좀 헐한 것 같아서 차를 탔다가 봉변을 당한 일이 있으면서도 복잡한 거리를 지나게 될 경우이면 그래도 차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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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은 그때도 안전을 도모하노라고 합승을 타고 광화문 네거리를 건너오다가 이놈의 차가 앞차를 앞지르려고 바작바작 조여들다가 앞차가 급정거를 하는 바람에 그 앞차의 속도에 맞추어 급정거가 되지 않아서 그만 앞차를 받아 내는 바람에 운전대에 탔던 나는 가슴이 울리어서 월여나 고생을 했다. 그리고 나서는 그놈의 운전대가 위험한 것 같아서 운전대에는 일체 타지 않고 맨 뒷좌석에다 자리를 택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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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일전엔 종로에서 합승을 탈 적에도 올라가는손 뒷자석으로 들어갔더니 이미 운전대에 탔던 B라는 친구가 나더러 앞으로 나와 앉으라고 권한다. 왜 그러느냐고 하니까, 차는 천상 뒤가 위험하다고 하면서 자기가 일전 뒷좌석에 탔다가 뒷차가 들이받는 바람에 허리를 다쳐 지금 이렇게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신세라고 단장을 들어 보인다. 그래서 나는 또 내가 봉변을 당하고 난 경험대로 앞자리가 위험하다고 반대 의견을 웃으면서 피력하였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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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농담만은 아닌 것 같은 태도로 나를 자기 옆으로 끌어 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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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사고가 생기게 된다면 그야 사고가 생기는 위치와 사고의 성질에 따라서 어느 위치에서나 부상의 경중이 다를 것이니 앞뒤 좌석에 관계가 없을 것임을 말할 것도 없을 것이나, 사람이란 이런 경우에 한번 처하게 되고 보면 반드시 그런 것이 아닌 줄을 알기는 알면서도 자기가 몸소 겪은 그 체험의 지배를 아니 받게 되지 못하는 것이 사람의 심리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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