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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싸베트 러시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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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6
오장환
1
싸베-트 러시아
 
 
2
  暴風[폭풍]은 지났다 少數[소수]의 사람만이 무사하였다
3
정다히 서로 이름 부르던 이들도 적어졌다.
4
나는 다시 고향으로
5
八年[팔년] 동안이나 돌보지 않든 고향으로 도라왔다.
 
6
  누구의 이름을 불러야 옳으냐
7
나는 살었다. 이 슬픈 기쁨을 난홀 데는 어듸에 있느냐
8
저편에는 날개가 부러진 風車一木製[풍차일목제]의 적은 새가
9
눈감고 서 있다.
 
10
  나를 아는 사람은 없구나
11
모두다 나를 잊어버린 모양이다
12
옛날 내집이 있든 자리엔
13
두엄덤이가 되고 쓰레기만 산처럼 쌓였다.
 
14
  生活[생활]은 뒤끓는 것이다
15
늙은이의 젊은이의 모든 얼골은 맴돌고 있다.
16
그 한복판에 나는 서 있다.
17
모든 눈짜위는 짜증 속에 불타고 있는 것이다.
 
18
  머리 속에 생각은 미처서 날띈다
19
고향이란 무엇이냐
20
이런 것은 다만 幻想[환상]에 그치는 것인가
21
고향 사람에게 있어서 나는
22
다만 타관에서 흘러온 동냥아치 같은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일가,
 
23
  아 나는……
24
나야말로 이 동리 태생으로
25
옛날 한 사람의 여편네가
26
러시아의 방탕한 詩人[시인] 을 낳엇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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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리도 그 이름을 알려지게 되련만.
28
마음 안에선 속살거린다
29
무엇이 너를 屈辱[굴욕]으로 몰어넛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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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벗은 백성들의 집집에도
31
새로운 시대를 피워올리는
32
저 새로운 빛깔을 못 보느냐.
 
33
  너의 한때는 지났다
34
새 사람이 새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35
그들의 마음을 잡는 것은- 벌서 한 개의 村落[촌락]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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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大地[대지]가 그들의 어머니다.
 
37
  아 나의 고향아,나는 어쩌면 이처럼 우수광스런 인간이 됐느냐
38
쭉 빠진 볼에 피끼마저 없이
39
‘市民[시민]’ 이란 말조차 귀에 거슬린다
40
제가 난 고장에서도
41
아 나는 타관 사람 모양 되어버리었구나.
 
42
  저것을 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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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生[신생]의 村民[촌민]들이 옛날 敎會[교회]에 가듯
44
[면]싸베-트로 몰리어간다
45
서투른 문자를 써가떠
46
이들도 生活[생활]에 대하여 討論[토론]을 하는 것이다.
 
47
  날이 저문다
48
어슬푸른 들판에 저녁 노을은
49
앓은 金箔[금박]의 장미꽃을 뿌리고
50
그 빛깔이 도랑ㅅ 가의 白楊[백양]나무에 비최어
51
문앞에 매인 송아지처럼 보일 때,
 
52
  벌서 얼골에는 죽음끼가 보이는 붉은 군대가
53
얼골을 찡그리며 지난 이야기에 정신을 판다
54
부존누이 將軍[장군]의 이야기라든가,
55
페레코브 奪取[탈취]의 기나긴 이야기를
56
조금씩 주-짜빼며 지껄거린다.
 
57
  아 글세 우리들은 간신히 그눔의 데를 뺴섯는데 ……
58
그런데 그 뿌르조아놈들이…… 어쩨구 저쩌구 ……
59
단풍나무 가지가 기-ㄱ 귀를 움추린다
60
할머니들은 남몰래 어둠 속에서 한숨을 지운다.
 
61
  山[산]쪽에서 나려오는 농군출신의 共靑[공청]
62
손風琴[풍금]을 무작정 울리며
63
데미얀의 宣傳歌[선전가]를 부르면
64
그 소리가 커드렇게 산울림친다.
 
65
  아 여기가 내 고향이다
66
여기가 나를 낳은 땅이냐
67
나도 市民[시민]의 벗이라고 얼마나 詩[시]속에 웨첫는가
68
그러나 인제 내 詩[시]는 아모짝의 소용도 없다.
69
사실은 나부터도 쓸데가 없어진 것이 아닐까,
 
70
  고향의 옛집이여,용서하여라
71
그 전날 네게 받히든 모든 힘은 끝났다
72
이제는 나에게 노래도 청하지 마라.
73
네가 괴로워할 때
74
나는 그처럼 노래부르지 아니했느냐
 
75
  아 나는 모든 것을 받어드린다
76
있는거 그대로를 받어드린다
77
마련은 되었다 여러 사람들의 뒤를 따러 나도 가리라
78
온 정신을 十月[십월]과 五月[오월]로 도리키자
79
그러나 사랑하는 리라 나의 風琴[풍금]만은……
 
80
  사랑하는 리라만은 남의 손으로
81
어머니에게도 동무에게도 아니 안해에게까지도 돌릴 수 없다
82
리라만은 몸을 마끼어
83
나에게만 부드러히 노래 불러주었다
 
84
  꽃피어라 젊은이어! 굳건히 살어가거라
85
너에게는 새로운 生活[생활] 새로운 멜로듸가 있다.
86
나만은 단지 홀로…… 낫서른 國境[국경]을 향하여 떠나가련다.
87
미처서 날뛰는 反逆[반역]의 가슴을 안고
88
아 永遠[영원]히……
 
89
  그러나 온 遊星[유성]의 우에
90
民族[민족]의 원한이 스러지고
91
不正[부정]과 悲慘[비참]이 없어졌을 때
92
아 그대야말로 나는 詩人[시인]의 온 정신을 기우려
93
大地[대지]의 이 第六部[제육부]를 노래하고 讚美[찬미]하자
94
‘러시아’라는 端的[단적]인 이름 밑에서
 
95
(1924)
【원문】싸베트 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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