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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편지를 받고 진실로 반가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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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나깨나 나의 염두에서 떠나지 않는 당신 생각. 이것은 애인인들 그다지 생각 나겠소. 연애라는 것은 이성적이 아니라 타산적인 만큼 늘 파경이라는 슬픈 관계가 됩니다. 그러나 진실로 이해하는 사이의 깊은 사랑은 영원 불변하는 것이요, 아무리 큰 희생도 괴롭게 생각되지 않으며, 생명이라도 수월하게 바칠 수 있을 만큼 야심도 이해 타산도 없는 사랑 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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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 당신에게 갖는 사랑은 이 위대한 사랑입니다. 그 동기는 당신이 병자라는 것도 물론이겠지만, 당신이 과거에 나에게 대한 희생적 봉사, 무아의 사랑 등이며, 더 감동된 것은 종운에게 대한 무어라 표현할 수 없는 절대의 모성애 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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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희씨! 내가 지금 쓰는 말은 참으로 눈물겹게 심중에 깊이 기록된 단면을 보이는데 불과하오. 당신이 그다지도 순정적인 여성이라는 것을 확실히 깨닫게 되었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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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더욱 끓는듯한 정이 생기는 구료. 나의 이 정을 영원히 보존하기 위하여 무엇보다도 먼저 당신의 신병을 철저히 고쳐야 하겠어요. 이것이 나의 의무요. 나는 이 의무에 대하여 충실하기를 굳게 맹세하오. 당신이 어서어서 완인(完人)이 되어야 나에게도 영광이 올것이요. 나를 위해서도 속히 나을 도리를 해야지요. 하루바삐 가장 적당한 ── 휴양지로 찾아가는 것이 좋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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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방, 석왕사, 원산, 해주, 어느 곳이던지 가시고 싶은데로 돈 걱정 말고 가시요. 혼자 적적하면 어머니하고 가셔서 만사를 잊어버리고 휴양하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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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당신을 잃는다면 나에게 다른 희망도 없어 지겠지요. 내 전 생명과 재산이요. 한 세상을 잃음과도 같소. 돈, 그것은 내몸 성할 동안에 벌어서 대리다. 안심하고 속히 집을 떠나 정양하시요. 당신이 눈물지며 나와 떨어진 것도 병치료를 위함이 아니요. 지금까지 집에서 어물어물 한것은 너무도 병에 대하여 등한시 했기 때문이요. 왜 그렇게 생명을 중하게 여기지 않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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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약도 이것저것 쓰지말고 한 두가지 약을 택하여 쓰고 심신을 절대로 안정하시요. 하루바삐 병을 고치고 다시 만나 ‘스윗트 홈’을 이루고 삽시다. 나의 유일한 소원이니 내 말대로 하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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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드는 비용은 언제던지 보내겠으니 안심하고 청구하시요. 돈 없으면 기운까지 없어지니 즉시 알게 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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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편지에 5년만 참으라고 했지요. 이것은 누구를 조롱하는 말이요. 그렇지 않으면 정신 이상이 생겼나요. 다시는 이런말 쓰지 마시요. 나는 당신을 영원히 사랑하기를 다시금 맹세합니다. 나는 아내를 위하여 당신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요. 과거에도 울며 웃으며 사랑해 온 것 같이 죽는날까지 영원히 변치않을 것이니 염려 마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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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사이는 당신을 생각할때 마다 더 애처롭소. 침상에 누운 창백한 당신의 얼굴과 기침 소리가 귀에 쟁쟁하오. 만일 불행하여 당신이 세상을 떠난다면 나는 어찌할까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하고 눈이 캄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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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에는 여기보다 조선이 났읍니다. 따뜻한 온돌. 그리고 맛있는 음식. 온화하고 깨끗한 일기. 그 모든것이 여기 보다는 훨씬 좋을듯 하오니, 어려운 데로 병이 나을때까지 거기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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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어서 병이 완쾌된다면 나는 그 영원한 행복을 위하여 이런 일시적 고통과 불편은 기쁘게 참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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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내가 틈을내어 1월 중순 쯤 나갈까 합니다. 그러면 속히 완쾌되길 바라며 오늘은 그만 쓰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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