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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보내드린 편지는 보셨는지요. 아우는 그간 이탈리아 ‘미라노’를 들러‘베니스’로 가는 길입니다. 기차가 멀리 알프스로 이어지는 산을 바라보며 마조레 호반을 지날때, 아우는 그 절경에 그만 넋을 잃고 말았읍니다. 중학교 시대부터 알프스, 알프스 하였던 만큼 감회가 매우 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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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으로 하늘을 찌를듯한 알프스의 연봉(連峰) ── 하늘밑에 닿은 천고의 영봉(靈峰)이 구름속에 숨었다 잠겼다하고, 그 산밑에는 ‘마조레, 호수가 거울같이 맑게 빛나는 구려. 하늘을 찌를듯 하늘위에 올라갈듯 구만리 장공이 내 세상이라고, 그 날카로운 활개를 뻗친 알프스 연봉(連峰)에는, 때때로 구름이 왔다 쓸어지고 쓸어졌다 다시와서 그 연봉위에 백관(白冠)을 씌워 놓습니다. 명상을 하는듯, 정관(静觀)하는듯, 그 운봉의 그림자는 마조레 호수에 가로 비치어 장관을 이루고 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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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지못한 시 한절을 지어 보았읍니다. 형이여, 웃지 마십시요. 그 장관은 필설로 다 이야기할 수 없읍니다. 맑고 아름다운 남구의 기개가 여기 있다고 생각합니다. 형이 오시면 좋은 시를 쓰리라 믿습니다. 그러면 우선 이것으로 서구 풍물의 제2보를 알려 드립니다. 내내 안녕하심을 비나이다.
9
(이 편지는 세계 일주한 P여사의 편지 일절을 다소 수정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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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9년, 서간집 「나의 花環[화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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