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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전에 伯林[백림](베를린)에서 드린 편지는 보셨는지요. 아우는 지금 네덜란드 하렌항에서 기선(汽船)을 타고 도버 해협을 건너게 되었읍니다. 나는 도버 해협이라는 말을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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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독일 유행가를 생각하였읍니다. 도버 해협은 과연 풍랑이 심합니다. 별로 배멀미 안하는 아우이지만 꼼짝 못하고 선실에 누워 있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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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형, 나는 영국 최초의 항구인 할위치 항에 도착하였지요. 나로서는 영국 땅이 처음인데 그리 인상이 좋지 못합니다. 아우는 여기서 하루밤 자고 다음날 런던에 도착하였지요. 워터루 정거장에서 내리니 문자 그대로 인산인해 입니다. 다니는 사람이 모두 점잖고 당당해 보입니다. 젠틀맨의 본고장은 영국이라 더니 과연 그들은 젠틀맨 입니다. 또 부인들은 모두 ‘lady’ 입니다. 그러나 미인은 별로 볼 수가 없읍니다. 동행하던 독일인이 말하기를 독일인은 정직하고 영국인은 사교가다. 친절한척 하면서도 거짓이 많으니 그네들의 음흉을 주의하라는 것입니다. 과연 그의 말이 옳은 듯 합니다. 더구나 길에서 담배를 먹고 침을 뱉는 사람이 간혹 있는것도 독일에서는 볼 수없는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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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의 거리 구경을 다녔읍니다. 런던에는 안개가 많다는 것과 사람들이 점잖다는것을 먼저 말할 수가 있읍니다. 거리에서 번지를 물으면 친절히 가르쳐 주고 혹은 그 집까지 찾아가서 알려 줍니다. 순사들도 키는 장승같이 크나 마음은 양같이 순합니다. 여간 친절하지 않더군요. 그리고 런던에는 거지가 많다는 것을 먼저 이야기할 수 있으며 또는 대영박물관, 국회의사당, 영란은행 등을 보고는, 그들의 건설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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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차 자리가 잡히는데로 옥스포드대학(牛津大學[우진대학])에 입학을 해보렵니다. 내내 안녕 하시오며 편지나 자주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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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39년, 서간문 「나의 화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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