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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리성(遊離性)의 설화(說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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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상
최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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遊離性[유리성]의 說話[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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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 시대의 문학적 산물 중 가장 먼저 생긴 것은 어느 신령님을 중심으로 하여 天地[천지] 人事[인사]의 온갖 현상을 설명하는 神話[신화](Myth)란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의 지식 정도가 높아져서, 모든 것이 神[신]의 조화로부터 생겼다 하는 이야기에 의심을 가지거나 또 흥미를 느낌이 엷어지게 되면, 이야기의 구성 수단이 변하여 신령님 대신 위대한 인간, 곧 인격적 영웅을 세워서 이야기의 주인공을 만들게 됩니다. 이러한 것을 신화에 대하여 전설(Legend)이라고 부릅니다. 이 신화와 전설은 많은 경우에 어느 한 지방의 풍토 사정과 한 국민의 사상 감정을 담아서 제각기 제 특색을 나타내는 한 國民詩[국민시]를 나타내고 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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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원시 인민의 시적 감흥을 도와주는 것, 더 절실히 말하여 小說的[소설적] 충동을 만족하여 주는 것이 신화와 전설의 외에 또 한 가지 있읍니다. 그것은 신화나 전설과 같이 특별한 주인공 ── 중심 인물도 없고 언제 어디서 어떻게라 하는 특수한 제한구속을 가지지 않고서, 아무데를 가서 누가 듣든지 재미있다고 생각하게 생긴 보편성 ── 히트로 쓰이는 이야기의 一[일] 종류입니다. 곧 학자의 말로 메르헨(Mächen, Folktale)이라고 부르는 이야기의 類[류]가 그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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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어의 「이야기」라 하는 것은 신화나 전설에보다도 이 메르헨에 해당한다 할 것입니다. 이야기란 말이 廣義[광의]에 있어서는 神話[신화]· 傳說[전설]· 메르헨 등 일체의 설화적인 것을 포괄할 것이지마는, 협의적으로 절실하게 말하자면 이야기란 곧 메르헨 그것을 나타내는 말쯤 됩니다. 근래에 혹시 한문으로써 「民譚[민담]」이라고 이르는 것이 곧 이것입니다. 이러한 민담이란 대개 인류 지식의 유치하던 시대의 산물이기 때문에, 내용이 비현실적이기도 하고 구석이 비는 수작이매, 人類[인류] 心理[심리]의 발달을 따라서 저절로 장성한 사람에게는 흥미를 주지 못하여 차차 일반성을 잃고 겨우 어린아이 또 아이같이 어린 이들의 사이에만 행할 밖에 없이 됨이 또한 통례이니, 이러한 의미에서는 民譚[민담]이라는 것을 또 동화 ── 아이들 이야기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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民譚[민담]과 童話[동화]와는 결국 그것을 놀리는 대상을 따라서 한 물건을 두 이름으로 일컬음에 불과한 것입니다. 이 민담 또 동화라는 종류의 이야기는 아무 나라에를 들어가도 똑 같이 재미를 느끼게 생기고, 또 어떠한 신화나 전설의 속에 들어가 끼여도 얼없이 거북할 것 없이 그 일부분을 형성하도록 생긴 것이므로, 아주 아득한 옛날로부터 아주 자유활발스럽게 전세계와 온 인류의 사이로 골고루 전파하여서 천연덕스럽게 제각기 그 나라의 고유한 이야기인 체들을 하되, 가만히 그 성질을 살피고 맥락을 들추어보면, 실상은 한가지 形[형]의 여러 장 사진임이 분명하니, 그러므로 이러한 종류의 민담· 동화를 학문상에서는 遊離說話[유리설화]──떠도는 이야기라고 부릅니다. 물론 민담· 동화의 중에는 어느 한 국민의 창작으로서 어느 한 국토 안에만 행하는 것도 많지마는, 또 아무 나라에도 매인 데 없이 이나라 저나라로 떠 들어가서 그네들의 國民詩[국민시]의 중에 더부살이 노릇을 하는 것도 진실로 적지 아니합니다. 그 중에 동양이면 동양, 서양이면 서양, 또 동서양간에 어느 좁은 범위의 몇 나라 사이에만 행하는 것도 있지마는, 어떤 것은 고금 동서라는 시간· 공간의 모든 장벽을 탁 털어버리고서 전세계를 범위로 구석구석 들어가 박힌 것도 많으니, 이러한 종류를 따로 世界大流布說話[세계대류포설화]라고 부르는 일도 있읍니다. 이러한 이름을 필요로 하도록 그런 이야기들은 세계적 보편성을 가지고 있음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종류의 이야기는 어디서든지 환영되고 언제든지 사랑을 받는 만큼, 그 전파는 속하고 영향은 크고 또 수명이 가장 長遠[장원]하여서, 말하자면 이야기 중의 이야기라 할 것이요, 보편성의 민담·동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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神話[신화]는 세월을 잃어버린 지가 이미 오래고, 국민적 전설은 제 나라에서는 어찌 갔든지 남의 나라에게는 아무 존재의 의미를 가지지 못하는 중에, 遊離性[유리성]의 說話[설화], 세계의 流布說話[유포설화]만은 시방도 오히려 淸新[청신] 鮮明[선명]한 생명을 세계 각 국민의 사이에 보편하게 발휘하고 있읍니다. 시방뿐 아니라, 아마 언제까지라도 그러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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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하여 조선의 이야기에 나아가 약간 고찰을 더해 보건대, 다른 무슨 文化現象[문화현상]에서보다도 이 이야기 문화의 위에서 조선 문화의 세계성을 뚜렷하게 인식할 수 있읍니다. 사람이 잘 정신차리지 못하는 중에 조선과 세계가 이야기를 통하여 벌써 언제인지 모르는 아득한 옛날로부터 손목을 꽉 붙잡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이것을 조선의 민담에서도 ① 오랜 옛날로부터 있어 온 것, ② 시방도 널리 행하는 것, ③ 이야기의 표면에 조선의 향토색이 진하게 물들어 있는 것, 세 표준으로써 대표될 만한 몇에서 검토하여 보겠읍니다. 그런데 조선의 이야기는 누구나 다 아는 것을 새삼스레 주워섬기기도 도리어 싱거운 일인즉, 그냥 뛰어가서 외국의 이야기 ── 가까운 데, 먼 데 할 것 없이 남의 이야기를 주섬주섬 들추어 보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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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남쪽, 제주에서도 까만 저쪽에 있는 해상의 조그만 섬나라 琉球[유구]의 古談[고담]을 찾아 본즉, 〈中山傳信錄[중산전신록]〉이라는 오랜 문헌에 유구 琉球[ ]에서도 가장 주요한 지방으로 유명한 山王國[중산왕국]이있던 시방 中頭郡[중두군](ナタガミ(나타가미))의 無漏[무루](ムルチ(무루치))라는 湖水[호수]에 관하여 대강 이러한 이야기를 전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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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漏湖[무루호]에는 악한 이무기가 있어 항상 사나운 風雨[풍우]로써 부근의 걱정을 지으니, 居民[거민]이 童女[동녀]를 물에 넣고 제사지내어서 무사함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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宜野灣[의야만](ギノワン(기노완))村[촌]에 사는 章氏[장씨]의 딸 眞鶴[진학]이란 이가 어머니를 위하여 몸을 팔아서 그 희생이 되니, 하늘이 그 孝誠[효성]에 감동하여 대신 이무기를 滅[멸]해버리고 그 색시를 살려내시는지라, 왕이 크게 기뻐하여 그 색시로써 왕자의 배필, 곧 며느님을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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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이야기입니다.
【원문】유리성(遊離性)의 설화(說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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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3년 03월 0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