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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민족(異民族)은 거인시(巨人視)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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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상
최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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異民族[이민족]은 巨人視[거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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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랍 신화에 giant ── 곧 거인이라고 일컫는 神格[신격]이 허다히 나오고, 티타네스라는 一[일]종족이 이러한 거인족으로 유명함은 사람의 아는 바와 같으니, 이를테면 디디우즈란 이는 키를 쭉 펴면 九[구] 에이커의 들을 뒤엎고, 엔켈라도스라는 이를 짓누름에는 에트나 산을 온통 그 위에 얹어야 했다는 이야기가 있읍니다. 하느님 제우스 신으로 더불어 싸우다가 패해서, 벌로 하늘 한 귀를 어깨로 떠 받들고 있게 되었다는 유명한 아틀라스는 이 티타네스 족의 영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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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랍뿐 아니라 北歐[북구]의 요툰하임 족, 일본의 アマクチコ ─(아마쿠치코)인등 처럼, 어느 국민의 신화에도 이러한 종류의 거인이 나오지 않는 법이 없다 할 만한데, 이것이 정말이냐 거짓말이냐를 따짐은 답답한 사람의 일이거니와, 이것을 문화사적으로 고찰하면, 어느 민족의 전설에고 반드시 거인이 나옴은 고대인의 심리를 엿보는 上[상]의 한 재미있는 자료가 되는 것입니다. 그것은 무엇인고 하니,고대의 민족들은 대체로 자기네의 주위에 있는 타민족으로 더불어 흔히 적국 간으로 지내는 동시에 그를 미워하고 또 무서워하는 감정으로부터 그를 흉악스럽게 생각하여 이 심리가 전설에 들어가서 악마 혹 거인으로 활동하게 되는 것입니다. 곁에 있는 타민족이 자기네보다 강할수록, 그 몸뚱이가 더 크기도 하고, 그 凶暴性[흉폭성]이 더 심하기도 하게 전설 가운데 나타나게 됨은 무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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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각 민족의 전설 가운데 나오는 거인과 혹 거인족들은, 결코 아무 근거 없이 생긴 것 아니라, 실상 그때 그네의 심중에는 똑 그대로 그런 분명 존재하고, 무서움이 되는 심리적 사실인 것입니다. 이를테면 <舊約全書[구약전서]>의 民數記略[민수기략](十三[십삼]의 二八[이팔] ─)이나 요수아記[기]를 보면, 希伯來人[희백래인](히브라이인)은 아낙이라는 거인족의 일을 전하여 가로되, 모세가 埃及[애급]으로부터 가나안 지방으로 옮겨 가기 위하여 정탐꾼을 파송하였더니, 키 크고 힘 센 아낙 인이 헤브론 지방에 높은 성을 쌓고 지내는 것을 보고 기운이 꺾여서, 모세의 진군을 가로막아서 이 때문에 三八[삼팔]년간 광야에서 헤매게 되었느니라고 하였읍니다. 이 아낙이라는 말은 希伯來[희백래] 말로 고개를 쳐든 이라는 뜻으로부터 번져서 擴張者[확장자] ‧ 영웅을 의미하게 된 말이니, 그네들이 아낙 종족을 어떻게 생각하였음을 짐작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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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설에 나오는 아낙인이란 것은 최근의 연구를 據[거]하건대, 참말 있은 종족임이 분명합니다. 마칼리스터 씨의<팔레스타인 문화사>를 보건대 헤브론으로부터 아시도드에 걸치는 팔레스타인 지방에는 과연 셈 민족보다 먼저 비 셈 민족이 거주하니, 그네의 신장이 조금 셈 민족보다 컸기 때문에, 이네를 무섭게 여긴 셈 민족, 곧 헤브라이인이 이네를 거인화한 것이니라 합니다. 중앙 아메리카의 마야 종족의 비테알라 지방으로 침입하여 여기저기 산간 동굴에 사는 선주 민족을 보고 놀라운 생각을 하였을 때에, 마야인의 전설 속에 엘시발바라는 동굴적 지옥의 관념과, 그 동굴 중에 거주하는 저승 백성의 존재를 보게 되었읍니다. 저 <南史[남사]>의 扶南國傳[부남국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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扶南國[부남국]의 남방 八[팔]천 리에 毗騫國(비건국)이란 나라가 있으니, 전하기를 그 나라의 임금은 신장이 二丈[이장]이요, 예로부터 不死[불사]하므로 그 年[연]을 알지 못하는데, 國人[국인]이 이르기를 長頭王[장두왕]이라고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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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것과, <西樵野記[서초야기]>란 책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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成化[성화] 辛丑[신축]의 蘇衞[소위]의 군인 얼마가 해로로 남방을 갔다가 돌아오다가, 대풍에 漂風[표풍]이 되어 한 섬에 이르니, 山麓[산록]이 광활한데 홀연 林中[임중]으로서 나오는 사람을 본즉, 長[장]이 三[삼], 四丈[사장]이나 되고 目[목]이 검고 面[면]이 사납게 생겨 흉악하기 짝이 없으며 이 표풍하여 온 사람을 보고 칡으로 掌心[장심]을 꿰어 나무에 달아매고, 무엇을 하려는지 다시 林中[임중]으로 들어가거늘, 여럿이 죽을 힘을 다하여 맨 끈을 끊고 도망해서 배쪽을 타고 나오니, 그런 자 여럿이 나와서 팔을 벌리고 배를 잡거늘, 얼른 칼로 그 손을 잘라 버리고 떠나 나옴을 얻었다. 그때 자른 것을 보니, 손가락 한 마디인데 자로 재어 보니 長[장]이 尺有四寸[척유사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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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것은 서투른 이국인이 傳聞上[전문상]에나 또 겁결에 어떻게 엄살스럽게 상상되는 좋은 예증을 삼을 것일까 합니다. 이 모양으로 고대의 민족들은 별안간 눈 서투른 이민족의 출현을 보면 그네를 거인시, 또 악마시 하는 버릇이 보통으로 있었읍니다. 우선 아까 말씀한 <漢書[한서]> 五行志[오행지]의 秦始皇[진시황] 때에 나타났다는 大人[대인]이 다 夷狄(이적), 쉽게 말하면 이민족의 복색을 하였다 함은 정히 이러한 유례에 합하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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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三國史記[삼국사기]>에 보인 十八[십팔]척 되는 여인의 시체란 것도 역시 어느 이민족의 여자를 가리키는 것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반도의 고대에는 반도의 근방에 여자만이 살면서 남자가 들어가면 붙잡고 놓아 보내지 아니하는 나라가 있다는 전설이 있었음을 여기 참고함직 합니다.
【원문】이민족(異民族)은 거인시(巨人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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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3년 03월 0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