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북 ─ 리뷰 ─ 이찬씨 시집 『망양(茫洋)』
2
이찬의 시도 그의 제3시집 『망양』을 통해 볼 때에, 「내가 만일 왕자이라면」 외 기편(幾篇)을 제(除)한 외에는 다른 이 땅의 많은 젊은 시인들의 시와 마찬가지로 역시 애상(哀想)의 물결이 숨길 수 없이 흐르고 있다. 이 경향이 좋건 언짢건 그것을 여기에서 새삼스럽게 말할 필요가 없지마는 어쨌든 이찬의 시도 예외에 들지 않았다. 그러나 이찬의 시는 그런 중에도 확실히 한 개의 특색을 가지고 있다.
3
즉 이찬의 시는 표현이 다른 시인들의 시보다는 비교적 생경하고, 수식이 부족하고 섬교(纖巧)하지 못하다. 그러나 그 대신 표현이 방분(放奔)하고 자유스럽고 속박성이 없다. 또 최근 다른 시인들의 시는 대개가 내용, 형식에 있어서 하자(瑕玼)를 찾을 수 없을 만치 정돈되어 있으면서, 언젠가 필자가 말한 바와 같이 여러 작품이 모두 한 여자에 의상(衣裳)만 갈아 입힌 것같이 비슷비슷 하는데 반하여, 이찬씨의 시는 거진 다 각 다른 구상과 표현의 다양성을 가지고 있다.
4
어쨌든 이찬의 시는 누구의 시보다 완성된 것이 아니면서 누구의 시보다도 발전성이 많은 것 같다. 이것은 결코 특색의 발견을 위한 특색이 아닌 것을 이찬의 시를 읽은 이는 다 알 줄 안다.
5
그리고 그의 시에는 독특한 북국 정서가 풍부하게 해명(解明)하게 흐르고 있는 것이 역시 한 특색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북국 출생의 시인이 이찬만이 아니지마는 현재 북국의 정경(情景) 속에서 북국의 공기를 마시고 있는 이는 이찬군 뿐인 때문이기도 하겠지마는 어쨌든 그것이 이찬 시의 특색임은 틀림없다. 나는 그 강건(剛健), 질박(質樸)한 북국 정서를 좋아한다.
6
그리고 소설에 있어서 소여(所與)한 지방의 풍속, 정경이 풍부한 묘사가 필요한 거와 마찬가지로 시에 있어서는 그 지방의 정서가 풍부히 표현되어 있는 것이 필요한데 현재 이찬씨 외에도 동, 서, 남 각 지방에 살고 있는 지방 시인이 더러 있지마는 이찬의 시만치 그 지방 정서를 선명하게 풍부하게 표현되어 있는 것은 역시 드문 듯하다.
10
한 개 연정(戀情)도 불러본 적이 없는 북방이여
15
만원 일도(滿月一圖) 높고 낮은 산정(山頂)이여 좁고 넓은 영복(嶺腹)이여
16
산정마다 영복(嶺腹)마다 깎아붙인 화전(火田)·화전·화전
20
여기엔(「북방도(北方圖)」에서) 하얗게 쌓인 눈과 울창한 원시림 속에서 우러나는 북국정서가 얼마나 풍부하게 흘러있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