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S 여러분! 반갑습니다.    [로그인]
키워드 :
한글 
◈ 자랑 ◈
카탈로그   본문  
1956
계용묵
1
자랑
 
 
2
가만 보면 자랑하려는 마음처럼 무서운 마음은 없는 것 같다.
 
3
자기를 자랑하려고 내세우려면 우선 자기 이외의 세력은 꺾어내려야 자기의 자랑이 되니까, 그런 마음의 눈앞에는 물도 불도 보이지를 않게 된다.
 
4
사람을 욕하고 해하는 것도 결국은 자랑에서 나오는 마음이요, 사람에게 인자하고 선을 베푸는 것도 기실은 자랑에서 나오는 마음이다. 심지어는 술 한 잔 마시는 데도 자랑이 있다. 술을 그 도가 지나치면 후에 미칠 고통을 뻐언히 내다보면서도 남보다 잘한다는 게 자랑 같아서 컵에다 늠실늠실하게채워 놓은 잔을 태연하게 단숨에 들이키는 우둔을 감행하는 것도 그렇거니와, 고루 거각에서 영화를 꿈꾸는 것도 자랑에서 나오는 마음이요, 일간 초 옥에서 양식을 고집하는 것도 자랑에서 나오는 마음이다. 악이나 선이나 교 만이나 겸손이나를 물론하고 그 어느 것이 자기를 높이려는 자랑의 마음에서 작용 안 됨이 없다. 그 사람의 성격 여하에 따라 적극적이요 소극적인 면이 있을 뿐인 것이요, 선과 악으로 갈리는 면이 다를 뿐이다. 그리고 그 사람의 교양 정도에 따라 자랑이 우둔해짐과 영리해지는 차가 있을 따름이지, 사람이 산다는 일에 있어 그 모든 것이 저를 위한 자랑 아님이 없다.
 
5
이것은 사람들 저 스스로도 모르는 가운데 공인이 되어, 서로들 보통으로 알고 제각기 이런 자랑으로도 살아가는 것을 가만히 바라보면 참 웃음이 난다.
 
6
남보다 높은 데 올라서서 남을 내려다보는 게 왜 그리 좋은 것일까? 이렇게들 저마다 높은 데 올라 앉아서 내려다만 보자니, 그 밑에서 이 자랑을 만족시켜 줄 존재가 있어야 아니 하나.
 
7
이들 내려다보는 존재의 만족을 위해 몇 사람쯤은 그 높은 존재 밑에서 이들을 우러러보는 못난 존재도 있었으면 좋으련만.
 
8
이렇게 높이 앉는 것을 자랑으로 알면서, 제 목숨을 제 손으로 끊는 그 소위 자살 행위로 높이 앉으려는 자랑은, 자랑 가운데서도 참 무서운 자랑 이다.
 
9
사람에게서 이 모든 자랑의 행동을 빼 버린다면 사람의 행동은 그 즉시도정지되고 말 것 같다. 그러고 보면 이 자랑이라는 마음은 바로 그것이 사람 의 생명인지도 모를 일이다.
 
10
(1956 년)
 
 
11
〔수록단행본〕*『노인과 닭』 (범우사 , 1976)
【원문】자랑
▣ 커뮤니티 (참여∙의견)
내메모
여러분의 댓글이 지식지도를 만듭니다. 글쓰기
〔수필〕
▪ 분류 : 근/현대 수필
▪ 최근 3개월 조회수 : 16
- 전체 순위 : 2970 위 (3 등급)
- 분류 순위 : 457 위 / 1835 작품
지식지도 보기
내서재 추천 : 0
▣ 함께 읽은 작품
(최근일주일간)
▣ 참조 지식지도
▣ 기본 정보
◈ 기본
  # 자랑 [제목]
 
  계용묵(桂鎔默) [저자]
 
  1956년 [발표]
 
  수필(隨筆) [분류]
 
◈ 참조
▣ 참조 정보 (쪽별)
백과 참조
목록 참조
외부 참조

  지식놀이터 :: 원문/전문 > 문학 > 한국문학 > 근/현대 수필 카탈로그   본문   한글 
◈ 자랑 ◈
©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3년 03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