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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후 미ㆍ영의 인기배우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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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9. 11
박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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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 미ㆍ영의 인기배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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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취미와 심심풀이로 보고 온 해외 영화, 특히 아메리카, 불란서, 영국의 영화 등에서 나는 하나의 교양과 지성의 영역이 어느 사이에 확대되고 환영처럼 나타나며 사라진다는 것을 알게 되어 오늘의 불안한 지구의 사면(斜面)에서 남모르는 향수를 느끼며 고독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루이스 마일스톤의 「비」가 줄줄 내리는 폐허의 길목에서 목사의 기도 소리와 함께 가느다란 세인트루이스 블루스의 애조(哀調), 거기에 한없이 죽음의 연기를 풍겼던 존 그리포드의 모습! 모든 것이 떠나고 오고 가는 대로 나는 영화의 끊어진 한 토막에서 또 하나의 기억을 더듬는 것이다.
 
 
 

1. 게리 쿠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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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그리스라는 아메리카 영화평론가는 그를 위하여 다음의 몇 마디를 우리에게 전해 주었는데 그것은 “검은 레이스와 금색의 의상을 입은 키가 크고 매력 있는 블론드 소녀가 화장실의 문을 열고 나왔을 적에 그 소녀는 침실의 불란서풍 도어를 열고 들어온 키가 큰 점잖은 남자를 찾아낸다.” 그는 영화 도시에서 가장 선량한 시민의 한 사람인데 그의 초연한 태도가 그의 명성을 올리게 했고 동시에 많은 적을 얻었던 것이다. 그의 무표정한 얼굴은 그의 가슴속에서 유동하는 심적 표정을 간혹 나타내는 것인데 그의 23년간의 여행은 참으로 의연하게도 로맨틱 히어로로 만들고 전연 나이를 먹지 않은 것 같다(그러나 그는 지금 48세). 최근의 그의 작품으로는 앤 셰리던과 공연한 「선인(善人) 샘」이 있다.
 
 
 

2. 험프리 보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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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9년 1월 23일 뉴욕에서 출생한 그는 1차대전 후 무대를 거쳐서 영화계에 발을 디뎌놓았는데 그의 출연작품 「하상(河上)의 별장」, 「각국의 여자」, 「화석의 삼림」, 「데드 엔드」등에서 냉정한 인간의 반항을 보였던 그는 어느덧 인기스타가 되어버려 「카사블랑카」, 「탈출」, 「빅 슬리프」, 「황금Treasure of sierra madre」과 같은 명작에서 우리의 기대를 어그러트리지 않고 있으나 「화석의 삼림」과 「데드 엔드」의 낭만의 그 소리 없이 불꽃을 던졌던 그는 로렌 바콜과의 결혼생활에서 새로운 연기의 세계를 발견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와 동 연대를 두고 영화에 나타났던 조셉 칼레이아(골든 보이), 로이드 놀란, 1930년까지 뉴욕의 나이트그룹 홀의 댄서로서 그 후 무대에 나왔다가 영화계에 진출하였던 세자르 로메로의 활동은 알 수 없다 지금 미스터 . 보가트의 눈부신 인기는 나로서는 참으로 슬픈 일의 하나다.
 
 
 

3. 빅터 마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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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다 다넬과 공연하였던 「황야의 결투」에서 그는 병든 의사와 희망을 잃은 전형의 인간 타입을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그는 무거운 입술로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서슴없이 읊으며 절망의 황지를 찾아가는 것인데 그가 아메리카 영화에 출현되었던 날 지금까지의 모든 연기자는 패배의 손을 올렸다. 그의 지적인 행동과 그의 이성의 음성은 새로운 아메리카 영화의 방향을 가리켜줄 것이다.
 
 
 

4. 잉그리드 버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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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에 건너가 처음으로 출연하였던 영화가 지금은 이미 세상을 떠난 「화석의 삼림」, 「치인(癡人)의 사랑」, 「로미오와 줄리엣」에 나온 레슬리 하워드와 공연하였던 그레고리 라토프 감독의 「간주악」이었다고 나는 기억하는데 해방 이후 우리가 본 그의 작품은 「카사블랑카」, 「아들 사형제」, 「가스등」의 3편에 불과하였으나 이외의 출연 영화로서는 어니스트 헤밍웨이 원작인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에서는 게리 쿠퍼와 공연하여 명연을 하였고 「사라토가 트렁크」, 레마르크의 「개선문」, 「잔 다르크」에 주연하여 그의 이름이 일약 세계적으로 되었는데, 최근의 외신은 또 하나의 빅뉴스를 전하고 있다. 즉 이태리의 명감독 로셀리니와의 연애관계로 센세이션을 야기시키고 있다. 그는 그레타 가르보의 뒤를 이어 스웨덴에서 도미한 운명의 명우인 것이다.
 
 
 

5. 비브카 린드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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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타 가르보의 뒤를 이은 여우로서는 이미 잉그리드 버그만의 위치는 부동한 것인데 또 다시 그를 따라 비브카 린드포스의 이름이 최근에 클로즈업 되어 있다. 그도 또한 스웨덴 출생이며 가르보, 버그만처럼 스톡홀름왕립연극학교의 출신이다. 연극학교 졸업 후 8년간에 걸쳐 스웨덴을 비롯하여 구라파 각지의 무대에 서는 한편 15본의 영화에 출연하였다. 1945년 ‘워너’에 주목되어 다음 해 1946년 동 사와 장기계약을 하고 할리우드에 건너가 우선 맹렬히 영어 공부를 시작하고 약 1년간은 이 훈련에 소비하였다(어학적 소질을 가진 그는 모국어 이외에 4개 국어로 자유롭게 말할 수 있다). 그리하여 1947년 「폭풍의 청춘」에 출연하였던 로널드 레이건과의 상대역으로서 필립 와일리의 철학적 소설 「밤서부터 밤에」의 주연으로 스타트하였는데 스크린 데뷔는 이 영화보다 먼저 공개되었던 제2회 작품 「승리자에게」(데니스 모건 공연)였다. 이 제2작에 대해서 영화잡지 『버라이어티』 지는 “버그만풍의 스웨덴 방언을 가진 미모의 재능”이라고 평하고 있다. 북구인 같은 경선(硬線)과 특장 있는 그의 얼굴은 버그만보다도 가르보 직계를 연상시킨다. 금년 28세, 스톡홀름에서도 일류의 변호사로 이름난 폴케로가르 씨와 결혼하고 있다.
 
 
 

6. 로렌스 올리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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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5세」와 「햄릿」등 셰익스피어의 명작을 영화화한 로렌스 올리비에의 이름은 오늘날 영국에 있어서는 윈스턴 처칠이나 에들리 수상의 이름보다도 높이 평가되고 있다. 올리비에는 1944년 말부터 1945년의 전시(戰時) 중에 촬영된 총천연색인 「헨리 5세」를 제작, 연출, 주연하였고 또 다시 「햄릿」을 제작, 감독, 주연한 것으로 그는 20세기 영화계의 혹성(惑星)으로 되어버렸다. 그는 금년 42세 영국 도킹에 출생 15세 때에 무대에 데뷔한 이후 영·미의 무대에서 활약하고 1925년에는 독일 영화에 의하여 스크린에 나타났다. 출연 영화에는 조선에서도 상영되었던 런던필름사의 「무적함대」등이 있으며 「헨리 5세」는 그의 최초의 감독 작품으로 그 성과를 나타낸 것은 참으로 경이라고 할 수 있다. 「헨리 5세」나 「햄릿」 (원문에는 ‘은세헨’이라고 되어 있으나 낱말의 정확한 의미를 확인할 수 없으며, 내용상 「햄릿」의 표기 잘못 ─ 편집자)은 셰익스피어 극에서도 「오셀로」와 함께 최고급에 속하는 것이며 그 훌륭한 성량과 당당한 체격을 가진 올리비에 이외의 사람은 이를 성과 있게 할 수 없다고 한다. 아메리카에서는 「헨리 5세」의 아진코트의 전투 장면처럼 색채적으로도 연출적으로도 인상을 받은 일은 없다고 하며 또한 진보적인 비평가들에 의하여 1946년도의 가장 우수한 영화라고 추상되어 동년의 아카데미 특별상이 수여되었다(올리비에 자신은 또 이 영화를 제작한 공적에 의해 ‘서’라는 칭호를 받았다). 그는 계속하여 「햄릿」을 1948년에 완성하였는데 여기에서는 또다시 독창적 신경지를 개척하고 흑과 백의 화면에 동판적(銅版的) 중후감을 나타내어 또다시 아카데미상을 획득하였다. 올리비에는 올드빅 극장에 프로듀서 겸 배우로서의 관계가 있고 그의 부인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안토니오와 클레오파트라」등의 명화에 출연하였던 비비안 리이다. 아메리카에서도 귀재 오손 웰즈가 「맥베스」를 작년에 완성하였다.
 
 
 

7. 진 시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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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기한 로렌스 올리비에의 최근작 「햄릿」에 데뷔한 진 시몬즈는 18세의 연소한 몸으로 햄릿의 순정한 애인 오필리어의 중역을 무난히 성공하여 일약 스타로 되었다. 그는 그 후 인디펜던트사에서 「푸른 산호초」에 도널드 휴스턴과 공연하여 더욱 인기를 얻었다.
 
 
 

8. 제임스 메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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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에서도 상영된 「처녀의 애정」, 「요부 바바라」에 출연한 그는 오늘의 대표적인 영국배우일 뿐 아니라 그의 독특한 성격은 오늘의 세계 영화에 큰 충동을 주었다. 그의 출연 영화는 「안개 낀 밤의 전율」, 「비련의 여자 화니」등이 있는데 「안개 낀 밤의 전율」은 「거꾸로 된 글라스」의 개제(改題)로 그의 부인 파멜라 켈리노와 공연한 영국에서 만든 최후의 작품이었다(그들은 현재 할리우드에 이주하여 메이슨은 아메리카 영화에 간혹 출연하고 있다). 이것은 불란서 순연(巡演) 중에서 찾아낸 소설을 켈리노 여사가 각색하여 로렌스 헌팅턴이 감독한, 살인 심리를 묘사한 일종의 스릴러. 계획적 살인은 정신이상자에 가능하다는 주제를 좀 하이브로의 수법으로 영화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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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생활의 중요한 취미와 방편의 하나로서 남들의 이해보다도 오해를 받아가며 보고 듣고 한 영화의 여러 부문에서 특히 인기배우에 관해서 쓸 것을 요구당한 나는 공허감은 이루 말할 수 없는데 지정된 매수란 편집에 있어 지극히 정확한 작용을 하는 관계상 더욱 연장시킬 용기를 갖지 못하고 이외에도 수십 명에 달하는 영화인(배우에만 한함)의 잡고는 다음 기회에 미루기로 한다. 기억이란 참으로 어리석은 것으로서 미칠 듯이 좋아했던 폴 무니, 루이스 레이너, 폴 루카스, 클로드 레인스, 헨리 폰다, 마르크스 4형제 그리고 전후(戰後)에 알게 되었던 리타 헤이워드, 오손 웰즈와 그리고 시인 장 콕토의 발견으로 그의 3편의 영화에 주연한 최고 인기 배우 잔 모레의 편모(片貌)는 쓰지도 못하고 그치기로 했다. 아마 지금쯤 아메리카의 제일 인기자인 빙 크로스비는 뉴욕 교외 브룩클린에서 야구연습을 할 것이다. 그리고 그의 파이프에서는 무럭무럭 유쾌한 노래의 연기가 흐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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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성』(194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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