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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귀혼(不歸魂) ◈
《카탈로그》 본문	1954년 김동인

불귀혼(不歸魂)

남을진(南乙珍)은 의령(宜寧) 사람으로 고려 공민왕(恭愍王) 때에 참지문하부사(參知門下府事)로 있었다. 일찌기 정몽주(鄭夢周)나 길재(吉再) 같은 여러 현인과 도의(道義)의 교제가 있더니 왕씨 정사가 어지러우매 벼슬을 사직하고 사천(沙川) 땅에 내려가 살았다.

이 시중(李侍中)이 혁명 등극 하시고, 을진에게 옛적 친구라 하여 초빙하는 편지를 보냈으나, "굴[岩穴〕 속에 늙어 죽기로 맹세하였노라." 하고 굳이 사양하므로 그 일을 고하매 태조 위연히 탄식하며 이어 사천백(沙川伯)으로 봉하며, "내가 산에 들어왔으나 더 깊이 못 들어가 이런 일을 만난다." 하고 곧 감악산(紺岳山) 속으로 들어가 종신토록 사람을 보지 않다가 마침내 그 산중에서 죽었다.

후에 사람들이 그 굴을 남선굴(南仙窟)이라 칭하고 굴속에 돌을 세워 그 앞에 조그맣게 상(像)을 새기고 그 위에 수절(守節)의 기사를 새기어 후세에 그 뜻을 전하였다.

【원문】불귀혼(不歸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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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 : 2023년 03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