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전문 보기 - 지성(池姓)에서 어성(魚姓)

충주(忠州) 지씨(池氏)의 시조되는 지경(池鏡)이라는 이는 원래 중국 사람으로 고려 광종(光宗) 때에 조선에 와서 살았는데 그는 사주(四柱)가 모두 계해(癸亥) 이었다. 즉 계해년 계해월 계해일 계해시 생(生)이다. 그는 사주가 이상하니만치 체형(體形)이 남보다 이상하게 생겨서 얼굴은 검기가 숯검정보다 더 검건마는 살은 어찌나 흰지 눈덩이같고 이마는 툭 나온데다가 코가 길고도 크고 귀 뒤에는 세 치나 되는 큰 뼈가 쑥 나와서 어찌보면 혹이 나온 것 같고 발은 장(長)이 한 자 다섯 치요 수(壽)는 백한 살을 살았다. 그리고 그의 후손 지중익(池重翼)이라 하는 이는 어려서부터 골격과 체질이 보통사람과 다른 데다 겨드랑이 아래에 비늘(鱗) 셋이 있기 때문에 남들이 비늘동이〔鱗董〕 또는 인갑장군(鱗甲將軍)이라 하였다. 그는 고려 태조 시절에 벼슬을 하였는데 태초가 그의 겨드랑이 아래에 비늘이 있다는 말을 들으시고 친히 불러 보시고는 말씀하되 너는 보통사람이 아니고 필경 고기의 화신(化身)인 것이니 성(姓)을 지(池)가라 하지 말고 어(魚)가로 하라 하시고 어씨 성을 주셨다. 그가 곧 충주 어씨의 시조이다.

◈ 지성(池姓)에서 어성(魚姓)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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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탈로그》 본문	1954년 김동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