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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주아(産珠鵝) ◈
《카탈로그》 본문	1954년 김동인

산주아(産珠鵝)

세종(世宗)대왕 때의 재상 윤회(尹淮)가 젊었을 적에 고향에 가다가 해가 저물어서 여막에 들어가니 주인이 재울 수 없다고 하므로 뜰에 앉아 쉬었다. 마침 주인의 아들이 진주를 가지고 놀다가 떨어뜨렸는데 곁에서 놀던 거위 〔白鵝〕가 와서 집어 삼켰다. 이때에 주인이 진주를 찾다가 찾지 못하고 급기야 윤씨가 훔친 줄로 알고 결박하며 내일 관가에 고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윤씨는 조금도 변명치 않고 저 거위를 내 곁에 있게 하여 달라고 하였다. 이튿날 아침에 거위똥에 있음을 보고 주인이 부끄러워 하며 사죄하며 말하기를

"왜 어제 말하지 않으셨읍니까?"

하니

"어제 말하면 주인이 필시 거위를 잡고 진주를 꺼내겠으므로 내가 괴로움을 참고 아침 때 되기를 기다렸읍니다."

하였다. 윤회는 문장이 세상에 떨쳤고 술을 굉장히 먹는 고로 그때 사람이 말하기를 글의 직성과 술의 직성의 정기를 타고 났다 〔文星酒星[문성주성]이 聚精降生[취정강생]〕고 하였다.

【원문】산주아(産珠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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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 : 2023년 03월 24일